2025.05.21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도끼 노리개를 차면 임신이 잘 된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38]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누가 나에게 자루 없는 도끼를 주지 않겠느냐. 내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깎으리로다이는 원효대사가 신라의 요석공주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지어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도끼는 나무를 찍거나 패는 연장의 하나로 중세 국어에서는 돗귀였으며 이는 ()’()’가 붙어서 된 말로 도최라는 말로도 쓰였는데 제주도에서는 지금도 도끼를 도치라고 하지요. 이러한 도끼는 왕의 예복이나 수렵옷, 병풍, 휘장 따위에 도끼 무늬를 새겨 넣어 통치자의 위엄과 권위를 나타내거나 아낙네들 사이에서는 작은 도끼 노리개를 차면 임신이 잘된다고 믿었습니다. 


도끼는 연장의 뜻 말고도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뜻으로도 쓰였습니다. 예전에 사람이 죽어 상여가 나갈 때 상여 앞뒤에 세우는 것을 보삽이라 했는데 보삽(黼翣)에는 흔히 도끼를 그려 넣습니다. 악귀가 다가서는 것을 막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세종실록 92(1441) 518일 기록에는 벼락이 떨어진 곳이나 또는 토목(土木) 가운데서 도끼자루 모양의 물건을 얻게 되는데, 이를 벽력설(霹靂楔)이라 하여 어린이에게 채워 주면 경기(驚氣)나 사기(邪氣)를 모두 물리치고, 잉태한 부인이 이를 갈아 마시면 아이를 빨리 낳게 하는 약으로 꼭 효험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고려사절요>에는 고려 예종 2년에 여진을 정벌하러 가는 윤관장군에게 부월(斧鉞)을 내려주었다. 3년에는 오연총에게 부월을 주어 웅주를 구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부월(斧鉞)이란 큰 도끼와 작은 도끼를 말하며 왕은 왕실 종묘사직에 나아가 장수의 출정일을 점치게 하고 길일을 골라 건네주었는데 이때 참여한 좌군, 우군, 중군이 맡은 직책을 다 하지 못하면 주살(誅殺)하라는 명령이 있을 만큼 도끼는 왕이 지닌 생사여탈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 쓰임새가 그리 크지 않지만 예전의 도끼는 연장의 뜻 말고도 강력한 주술(呪術)의 뜻을 지닌 신성한 물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