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입추는 갈바람을 예약한다. 오늘은 24절기의 13번째 입추(立秋)입니다. 하지만 입추 지난 뒤의 더위를 잔서(殘暑:남은 더위)라고 하고,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에도 더위가 남아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사전에서 보면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고, 말복(末伏)은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뜻합니다. 그렇다면 입추가 말복 뒤에 와야 하는데 우리의 조상들은 그렇게 정해 놓지 않았습니다. 주역에서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지 않으며, 조금씩은 겹쳐 있다는 하는데 계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고 있습니다. 아직 열대야에 잠 못 이루고, 바닷가나 계곡을 찾느라 길에서 고생하지만 입추는 갈바람을 예약하는 날임을 생각하면 우리의 고생도 머지않았습니다. 입추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삶을 가르칩니다.
403. 아리랑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항일노래 사단법인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김연갑씨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서 찾아낸 일본 신문 ‘유우빈호우치신분(郵便報知新聞)’ 1894년 5월 31일자에는 ‘조선의 유행요(朝鮮の流行謠)’라는 기사가 실렸는데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난 1894년 당시의 아리랑 노랫말에 “왜인(倭人) 등쌀에 나는 못살아”처럼 노골적인 반일 감정이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아리랑은 구한말 민중들의 일본에 대한 저항가였던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1930~1940년대 중국에서의 항일투쟁은 이주 동포사회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일본군 토벌대와 독립군들과의 처절한 투쟁에서 아리랑은 투쟁의 한 무기 즉, 암호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리랑은 일제침략과 항일투쟁에 아주 밀접한 노래로 겨레의 노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결과로 요즘 남북한 체육대회에서 합동응원가로 쓰이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402. 백제시대의 휴대용 소변기를 아십니까? 1979년 3월 부여 군수리에서 이상한 모양의 그릇이 출토되었습니다. 마치 동물이 앉아있는 모습으로 얼굴 부위에는 둥그렇게 구멍이 뚫려있지요.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이것은 높이가 25.7cm, 주둥이의 지름은 6.6cm입니다. 도대체 이 그릇은 무엇에 쓰던 물건이었을까요? 이 그릇은 ‘호자(虎子)라고 부른 남성용 소변기로 집작합니다. 그 까닭은 중국에서 이와 같은 것들이 발굴되었는데 문헌에 소변통이라고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서를 보면 옛날에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거기에 오줌을 누었다고 전하며, 새끼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호자라고 부른 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휴대용소변기가 아니고, 물이나 술을 담았던 것 또는 차를 끓일 때 썼던 그릇으로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직은 무엇에 쓰던 물건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 다시 찾은 백제문화 / 엄기표, 고래실)
아직 남은 일제 찌꺼기 ‘한자 섞어 쓰기’ 일본인이 퍼뜨린 식민지배의 수단 - 이제 끝내야 할 때 이대로 참말로 논설위원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운 뒤 지금까지 50여 년 동안 한글만 쓸 것인가, 한자를 섞어 쓸 것인가 싸움을 치열하게 했다. 한글 전용이 우리의 국어 정책이었는데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일제 지식인들이 끈질기게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제 그 싸움을 끝내고 미국말 침투를 막아야 할 때이기에 한자 혼용 말글살이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뿌리내리게 되었으며 왜 버려야 할 말글살이인지 내 생각을 정리해 여러 사람에게 밝히련다. 1443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뒤부터 1886년 고종 때까지 우리말글살이는 한문만 쓰던가 한글만 쓰는 말글살이였다. 고려시대처럼 공문서와 학술서적은 한문만 쓰고, 아녀자와 일반인 편지나 소설에서 한글만 썼다. 일반인도 한자만 쓰던가 한글만 쓰는 말글살이였다. 한자 혼용 말글살이는 1886년 일본인 이노우에가 한성주보란 신문에 처음 쓰기 시작해 퍼트린 일본식 말글살이다. 최근에 경기도에서 발견된 파평 윤씨 무덤에서 나온 편지나, 경상도에서 발견된 이태용 부인의 무덤에서 나온 한글 편지를 보면 1500년대에 모두 한글만 쓴 것을 확
401. 천연섬유 생활한복의 빨래하기 생활한복은 화학섬유가 아닌 천염섬유로 지어야만이 피부건강에 좋습니다. 그런데 이 천연섬유로 된 생활한복은 빨래할 때 주의하여야 합니다. 잘못하면 물이 빠지거나 옷이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짙은 색깔의 옷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독한 세제와 표백제, 뜨거운 물의 사용은 절대 안 되며, 물에 담가두어도 안 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목과 소매 부분을 우선적으로 주물주물하여 빠는 손빨래지만 세탁기로 빨래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세제가 완전히 풀어져야 하고, 헹굴 때는 완전히 헹궈내 세제 찌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 세탁소에 맡길 때는 주의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그건 약품을 잘못 써서 물이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자에 의하면 주방세제가 면 등의 천연섬유 옷감을 빨 때 좋다고 합니다.
400. 서투른 길을 끝까지 가겠습니다. “서투른 것은 교묘한 것의 반대다. 임기웅변의 교묘한 짓을 하는 사람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사람의 큰 병이다. 남들은 이익만을 찾지만 나는 부끄러움을 알아 그 이로움을 지키는 것이 서투름이다. 남들은 속임수를 즐겨 교묘한 짓을 하지만 나는 부끄러움을 알아 그 참된 것을 지키는 것이 서투름이다.” 조선 초 학자인 권근의 ‘졸제기(拙齊記)’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교묘하게 임기웅변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습니다. 서투르게 살면 때로 ‘저거 바보아냐?’ 하는 손가락질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서투름을 지킨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간직한다는 말입니다. 잠깐 눈을 질끈 감으면 다 속아넘어갈 텐데도 나 자신을 차마 속일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의로움을 지키고 참됨을 간직하는, 남들은 다 가지 않는데 나는 굳이 찾아가는 길, 그 길이 서투른 길이며, 끝까지 가겠습니다. (참고 : 죽비소리 / 정민, 마음산책) “拙巧之反. 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 無恥者. 人之大患. 人嗜於利而求進. 我則知恥. 而守其義者拙也. 人喜於詐而爲巧. 我則知恥而守其眞者. 亦拙也. 拙乎人棄而我取之者也.“- 권근, ‘졸제기(拙齊記)
통일에 한 걸음 다가서는 아리랑 들어보기 광복 60돌 기념음반 ‘아리랑의 수수께끼’ 나왔다 ▲ '아리랑의 수수께끼' 음반 표지 “소리꾼 장사익이 일본 오사카의 교포들을 울리고 웃겼다. 지난 6월30일 오사카국제교류센터 공연장에서 열린 ‘한국의 혼-노래와 춤’. 1100석의 객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열아홉 순정’을 들으며 미소 짓던 600여명의 교포들은 마지막 곡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지난 7월 6일 경향신문의 ‘촌놈 소리꾼 장사익 일 혼빼다’ 기사의 일부다.또 6월 26일 같은 신문 ‘실크로드의 중심에서 목 놓아 부른 아리랑’이란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지난 11일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가장 큰 민속행사인 단오 축제가 열린 것이다. 행사 마지막은 ‘아리랑’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각 지역에서 모인 500여명 고려인들은 갈 수 없는 고향과 조국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 ‘아리랑’을 목청껏 불렀다. 손에 손을 맞잡은 고려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눈에는 어느새 폭포수처럼 눈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우리 겨레에겐 ‘아리랑’이 있다. 배달겨레임을 한 번에 드러내는 이
399. 뜨거운 여름날 눈설레를 생각하다. 요즘 우리는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룹니다. 이런 더위에 한겨울의 눈설레를 생각합니다.‘눈설레’는 눈과 함께 찬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말합니다. 몰아치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은 ‘눈보라’입니다. 소나기와 대비되는 폭설은 ‘소나기눈’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밤사이에 몰래 내린 눈은 ‘도둑눈’이라고 하며, 조금씩 잘게 부서져 내리는 눈은 ‘가랑비’처럼 ‘가랑눈’, 거의 한 길이나 될 만큼 엄청나게 많이 쌓인 눈은 ‘길눈’, 물기를 머금어 척척 들러붙는 눈송이는 ‘떡눈’, 얇게 내리는 눈은 ‘실눈’, 눈이 와서 덮인 뒤에 아직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상태의 눈은 숫총각, 숫처녀처럼 ‘숫눈’, 발자국이 겨우 날 만큼 조금 온 눈은 ‘자국눈’, 초겨울에 들어서 약간 내린 눈은 ‘풋눈’이라고 합니다. 눈도 비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이름이 많습니다. 눈을 생각하며 무더운 여름을 납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박남일, 서해문집)
398. 뇌물받은 관리에게 3배의 벌금과 종신금고형을 내린 백제 요즘 X파일 얘기로 온 나라가 들썩입니다. 재벌과 언론과 정치인과 결탁한 이 엄청난 부패의 고리에 어떤 철퇴가 내려질지 두고 볼 일입니다. 그런데 백제 고이왕(234~286년)은 관리로서 뇌물을 받거나 도둑질을 한 사람에게 그 금액의 3배를 토해내게 하고,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가뒀다고 합니다. 백제가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하면서 관료체제가 정비됨에 따라 기강을 확립하고 올바른 정책을 펼치기 위한 엄격한 형벌입니다. 또 기록에는 반역하거나 싸우거나 살인을 하면 모두 목을 베었고, 도둑질을 하면 그 값의 2배를 뱉어내게 하는 것은 물론 멀리 유배를 보내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시켰다고 합니다. 물론 이 때에도 나라의 기쁜 일을 기념하여 사면하는 제도도 있었습니다만 관리들의 잘못에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요즘과는 사뭇 다릅니다. 제발 이번엔 백제보다 못하다는 소릴 듣지 말았으면 합니다. ▶ 참고: 다시 찾은 백제문화 / 엄기표, 고래실 “古爾王 二十九年春正月 下令 凡官人受財及盜者 三倍徵酬 禁固終身” (고이왕 29년에 내린 영으로 재물을 받은 관리나 도둑질한 사람은 그 값의 3배를 거둬 들이고, 죽을 때까지 감
397. 영어로의 ‘창씨개명’도 매국입니다. 요즘 기업들은 영어로 ‘창씨개명’하려고 난리입니다. 영어로의 ‘창씨개명’이 무슨 요술방망이요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전자’는 ‘하이닉스’로 바꾼 뒤 부도가 났고, ‘선경’은 ‘SK'로 바꾸고 외국인들에게 경영권을 여러 번이나 뺏길 뻔 했습니다. 반대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한국식 이름이지만 수출만 잘 하고 있습니다. 영어로의 ‘창씨개명’이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서울지하철공사가 “메트로는 프랑스 지하철, 미국은 서브웨이, 영국은 언더그라운드라 부른다. 우리에겐 우리 나름의 예쁜 이름이 필요하다.”라며 이름을 영문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살림이 어렵다고 직원을 30%나 감원하려 하면서 왜 수십 억 원을 들여서 회사이름을 낯선 영문으로 바꾸려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본말로의 ‘창씨개명’처럼 영어로의 ‘창씨개명’도 어쩌면 매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