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번역서들 한 마케팅 번역서는 편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마케팅에도 많은 돈을 썼습니다. 그런데 글쓴이가 서울대 언어학과와 통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마케팅 전문가가 감수까지 한 이 책은 읽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내가 음반을 구입하는 대형매장은 유일하게 버진Virgin뿐이다.(최고의 소형 매장은 시애틀의 히어Hear다. 시도해보시길)” 굳이 최고의 소형 매장은 왜 들추고, ‘시도해보시길’이란 말은 왜 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리제너리스트 같은 혁신적인 제품이 있으니 보톡스 주사는 생각할 필요도 없지요.” 앞뒤를 아무리 읽어보아도 왜 보톡스 주사가 필요없는지 말의 뜻이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이 책뿐 아니라 많은 번역서가 이렇습니다. 그것은 영어공부만 열심히 했지 국어공부를 소홀히 한 탓이 아닐까요? 우리의 정서와 환경 그리고 우리 어법에 맞도록 번역해야 할 것입니다.
297. 장 길이의 공식을 아십니까? 한국인과 서양인의 신체구조는 무엇이 다를까요?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한국 사람은 서양인에 비해 체격이 작고, 눈코도 작으며, 머리 색깔도 서양인과 달리 모두 검정색입니다. 또 아랫몸이 윗몸보다 짧은 것도 특징이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차이는 장의 길이입니다. 장 길이의 공식을 보면 “장 길이의 공식 = 육식동물의 장 < 서양인의 장 < 한국인의 장”입니다. 한국인의 장은 서양인에 비해 무려 80cm가 더 길다고 해부학에서 말합니다. 그런데 뱃속에서 쉽게 상하는 고기 종류는 장이 짧아야 몸속에서 빨리 내보내 문제가 없습니다. 장이 길다는 것은 고기 종류의 소화에 아주 불리한 구조란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고기에 적합한 체질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서양인들처럼 고기를 많이 먹는다면 장이 온전하지는 못하겠지요. 따라서 한국인들이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은 대장암의 급증과 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296. 마음을 비우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지금의 의사는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마음은 고칠 줄 모르니 이는 바탕을 버리고 껍질만 쫓는 격이며, 그 뿌리는 돌보지 않고 가지만 손질하는 것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이 말은 병의 뿌리가 마음에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또 중국의 의서 ‘황제내경’에 “옛사람들은 하루 종일 자연 속에서 지내되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삶을 살았다. 안으로 그들의 성격은 평온하며 온화하였고, 밖으로는 하루하루를 정신적인 압박감이 별로 없이 살았다. 그들은 주제넘는 욕망을 갖지도 않고, 자연을 벗 삼아 지냈다. 따라서 그들은 정신적인 평화를 통해 마음과 영혼을 잘 조화시켜 질병이 몸에 침입하지 못 하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그런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여 온갖 질병에 시달립니다. 밖의 압박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해도 스스로 마음을 비우려 노력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요?
295. 봄비로 풍년을 기약하는 곡우(穀雨) 풍년을 기약하는 봄비가 오는 오늘은 봄비(雨)가 내려 곡식(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의 곡우입니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 농산물 홍수에 시름에 빠진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봄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곡우 무렵엔 못자리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둡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잡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었습니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또 곡우엔 주로 산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 내 흘러내리는 수액으로 몸에 좋은 '곡우물'을 마시러 가는데 여자 물인 경칩의 고로쇠 물은 남자에게 좋고, 곡우물은 남자 물이어서 여자들에게 더 좋다고 합니다.
294. 여성의 속옷, 무지기를 아시나요? 조선시대 여성들의 속옷에는 속적삼, 가리개용 허리띠, 다리속곳, 속속곳, 속바지(고쟁이), 단속곳, 대슘치마, 무지기, 너른바지 따위가 있었습니다. 새색시가 시집갈 때는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었기에 조금이라도 시원하라고 친정어머니가 허리 부위에 돌아가며 많게는 14개의 긴 구멍을 만들어 입혀 보낸 ‘살창고쟁이’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중 무지기는 상류층 여성들이 입던 속치마의 하나로 치마를 입을 때 속에 받쳐 입어 겉치마를 풍성하게 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길이가 다른 치마 여러 개를 허리에 달아 층이 지도록 했는데 층의 수에 따라 3합(合), 5합, 7합 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나이 든 사람은 단색으로 하고, 젊은 사람들은 각 층의 단에 갖가지 채색을 하여 명절이나 잔치 때 입었고,무지개빛을 띄었기에 ‘무지기’라고 했나 봅니다. 서양옷의 패티코트 스커트와 비슷한 것이겠지요.
293. ‘을사보호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입니다. 1905년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본 통감이 다스려야 되겠다”는 ‘한일 협상’이란 이름의 문서를 내놓으면서 도장을 찍으라고 하자 참정대신(국무총리) 한규설이 안 된다고 고함을 쳤습니다. 그러자 이토 히로부미가 “참정이 불가라고 하니, 외부대신이 도장을 찍으면 된다”고 하며, 왜병이 강제로 가져온 외부대신 박제순의 도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당시 선비들은 이 문서를 “참정대신이 ‘불가’라고 한 문서는 무효다”라며 ‘억지 늑’자를 써서 ‘을사늑약(乙巳勒約)’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을사오적의 하나인 학부대신 이완용은 ‘을사보호조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방 뒤 만든 이희승의 ‘국어대사전’과 이병도의 ‘한국사대관’이란 책에 ‘을사보호조약’이라고 올렸습니다. 일본정치인들의 망언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참고: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의 글)
292. 신방의 요강이야기 요강은 밤에 방에 놓아두고 용변을 보던 그릇입니다.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이 쓴 소백과사전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보면 대야와 함께 요강은 조선후기 여성들의 혼수용품이었다고 합니다. 부유층은 놋요강을 썼고, 서민들은 질그릇요강을 썼습니다. 그런데 신방에 들여놓는 요강은 어떻게 했을까요? 갓 시집온 신부는 “첫날밤엔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에 방안에서 소변을 보아야 했기에 요강은 필수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새 신부는 많이 부끄러워할 것입니다. 그래서 신방의 요강 속에는 쌀겨나 솜, 모래를 살짝 깔아두고, 물을 자작자작하게 미리 부어 두어 소변을 볼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배려를 합니다. 물론 이 요강은 신방뿐이 아니라 가마타고 갈 때도 가마 속에 넣어 둡니다. 지금이야 요강을 쓰지 않으니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
291. 판소리 서편제는 무엇일까요? 판소리가 전승되면서 계보에 따라 음악적 특성이 생겼는데, 이를 ‘제(유파)’라고 합니다. 이 제에는 ‘동편제(東便制)’, ‘서편제(西便制)’, ‘중고제(中高制)’, ‘강산제(岡山制)’가 있습니다. ‘동편제’는 감정을 절제하는 창법으로, 소리가 웅장하고 힘이 들어 있습니다. 또 소리는 쭈욱 펴며, 계면조 가락이 별로 없습니다. ‘서편제’는 전라도의 서쪽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소리의 색깔이 부드럽고, 구성지며, 애절한 느낌을 줍니다. 부침새의 기교가 많고 슬프고 애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음조(계면조)로 정교하게 부릅니다. ‘중고제’는 경기도 남부와 충청도지역에 전승된 소리인데, 그 개념이 모호하여 '비동비서(非東非西:동편제도 서편제도 아님)'로 말합니다. ‘강산제’는 체계가 정연하고 범위가 넓은데 너무 애절한 것을 지양하여 점잖은 분위기로 이끌었고, 삼강오륜에 어긋나는 대목은 없애거나 고쳤습니다.
290. 민족문화 유산을 짓밟는 서글픈 사건 요즘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 온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망언을 물리치기 위해선 민족 자존심을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자신들을 비하한다면 일본 정치인들의 준동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문화사대주의를 끊어내야 합니다. 그런 와중에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펴낸 의사를 영웅시하며,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전 양의계가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은 서글프기 까지 합니다. 양의계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의사들이 한약과 보약의 부작용을 계몽하는데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동의보감은 중국 한의학 서적의 짜깁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혹평까지 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민족문화의 위대한 유산인 “동의보감”과 의성 허준을 짓밟는 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289. 한국어는 경쟁력이 없다(?) 4월 12일자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면 12일 개최된 LG경제연구원 창립 19주년 세미나에서 패널 중의 하나인 베인&컴퍼니 한국지사 대표가 "한국에서 서비스산업이 잘 육성되지 않는 것은 언어 문제 때문이며, 만약 공용화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의 IT, 서비스산업은 국제시장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고, 100년을 내다보면 한국어는 경쟁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영어를 쓰는 것이 그렇게 경쟁력이 있다면 왜 오랫동안 영어를 공용어로 써온 미얀마와 필리핀 등이 선진국이 되지 못합니까? 영어야 필요한 사람이 배워서 쓰면 되지 굳이 온 국민에게 강제할 까닭이 무엇입니까?스스로 자부심이 없고, 문화사대주의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주변으로부터 멸시를 당할 것입니다.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에 온 국민이 치를 떠는 지금 이런 얼빠진 사람이 나라의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