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전과 빈대떡, 부침개의 차이를 아시나요? 우리 전통음식 중에는 ‘전’과 ‘빈대떡’, ‘부침개’, ‘전유어’, ‘지짐’이라는 비슷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먼저 ‘부침개’는 번철(燔鐵:전을 부치거나 고기 따위를 볶을 때에 쓰는, 솥뚜껑처럼 생긴 무쇠 그릇)에 기름을 바르고, 부쳐서 익힌 음식들을 함께 일컫는 포괄적인 이름입니다. 이 ‘부침개’는 크게 ‘빈대떡’과 ‘전’으로 나눕니다.이중 ‘빈대떡’은 녹두로 만든 음식으로, 평안도는 ‘지짐이’, 황해도는 ‘막부치’, 전라도는 ‘부꾸미’, ‘허드레떡’, 서울은 ‘반자떡’이라고 합니다. ‘제민요해(齊民要解)’에 “타원형의 갸름한 부침개를 떼어 먹기 좋게끔 드문드문 저며 놓은 꼴이 마치 빈대와 같아서 ‘갈자(蝎子)’라 불렀다”는 말이 보입니다.또 ‘전’은 살코기, 생선, 조개, 채소, 간, 호박 따위를 얇게 저며서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묻히고, 기름에 지져 익히는 요리이며. 전유어(煎油魚), 저냐라고도 합니다.
149. 채우되 넘치지 않는 보약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따위에 넣는 ‘숙지황’을 무와 함께 먹으면 머리가 희어지는데 ‘생무’만 그렇고, 발효되거나 조리된 무는 아무렇지 않습니다.한방에서 자주 쓰이는 보약 중 육미지황탕은 쓰임이 많으며, 숙지황, 산약, 산수유라는 3가지 보약(補藥)과 복령, 목단피, 택사라는 3가지 사약(瀉藥)등 모두 6가지 약재가 균형을 이룹니다. 보약은 기력을 보충하여 몸의 기능을 높이는 약이며, 사약은 반대로 몸에서 나쁜 물질을 내보내는 약입니다.육미지황탕은 보약과 사약이 골고루 들어있어서 보약만 먹을 때 기혈이 넘쳐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을 사약으로 적절하게 조절할 뿐만 아니라 몸속의 나쁜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 채우되 넘치지 않게 하는 조화를 목표로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이 담긴 약일 것입니다.
148. 입고, 입고 또 입고, 여자 속옷 조선시대 여자들은 어떤 속옷을 입었을까요? 요즈음은 치마 속에 ‘속치마’만 입지만 이는 개화기 이후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두 가랑이로 된 속곳 따위를 입었습니다.먼저 겉저고리 안에는 ‘속적삼’, ‘속저고리’를 입었고, 속옷도 아닌 것이 속옷처럼 쓰인 ‘허리띠’가 있습니다. 이 ‘허리띠’는 조선 후기로 오면서 저고리 길이가 짧아지자 겨드랑이 밑의 살을 가리도록 한 것입니다.그러나 아래에는 겉치마를 풍성하게 보이기 위해 허리 부분을 부풀리는 3, 5, 7층의 무지개빛 ‘무지기’를, 허리 아랫도리를 부풀려 보이게 한 ‘대슘치마’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지기와 대슘치마를 벗기면 그 안에는 ‘너른바지’가 있습니다. ‘아니 너른바지를 벗으니 그 속엔 또 ‘단속곳’이 나오고, ‘속바지(고쟁이)’가 나옵니다. 끝일까요? 아닙니다. 그 속엔 또 ‘속속곳’과 ‘다리속곳’까지 있습니다. 보온보다는 맵시 때문입니다.
147.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주는 풍물굿 “문 열어라 외치고 가락으로 몰아대고 한다. 굼실굼실 껀득껀득 가락에 맞춰 마당에 들어선다. 신나게 때려대고 고함지르며 북적북적 놀다보니 화동을 맡은 정우가 헬멧을 쓰고는 긍청거리며 왔다 갔다, 참 가관이다. 그러더니 두 번째 집에서는 키를, 세 번째 집에서는 바구니 같은 걸 쓰고 나타난다. 술먹고 얼굴 벌개서 악쓰고 춤추고, 그러다가 술상 나르고, 마당정리하고, 치배 앞길 터주고, 부지런히 다닌다.” 이 글은 ‘임실필봉굿’ 누리집에 실린 문찬기씨의 “대보름굿 참관기” 중 일부입니다. 이만큼 풍물굿판을, 풍물굿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잘 그려낸 것도 없을 것입니다. “술먹고 얼굴 벌개서 악쓰고, 춤추고, 그러다가도 술상 나르고, 마당 정리하고, 치배 앞길 터주고...” 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한바탕 푸지게 놀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지 못할 사람이 뉘 있겠습니까?
146. 소설(小雪)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 오늘은 24절기의 스무 번째인 소설입니다. 이때부터 살얼음과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 기분이 든다고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작은 봄)이라고도 불립니다. 옛날 사람들은 소설기간에 초후에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중후에는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말후에는 천지가 얼어붙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눈이 소설에는 적게, 대설에는 많이 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첫얼음이 얼며, 첫눈이 오기 때문에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 호박오가리, 곶감 따위를 말리는 등 월동 준비에 분주합니다. 음력 시월은 농사일이 끝나는 달입니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이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라 하여 '상달'이라 했고, 일하지 않고 놀고먹을 수 있어 '공달'이라고도 했습니다.
145. 산고 겪는 아내를 위해 맷돌을 지는 남편 산모가 난산을 하면 예전엔 남편이 맷돌을 지고 마당을 돌았습니다. 산고를 겪는 아내와 고통을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아내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편의 희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그런데 한 환경운동가는 집에서 무공해세제가 아닌 일반세제를 쓰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무공해세제가 세척력이 약해 때가 잘 지지 않는다고 변명합니다. 자기는 희생하지 않으면서 명분은 찾으려 하는 이기적인 행동이지요. 어떤 농민은 농약 범벅으로 새와 벌레를 죽이면서 나만 잘 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농약중독으로 죽어갑니다. 자신의 것은 나눠주지 않고, 욕심을 부리면결국 그 후유증은 내게로 온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행복을 바란다면 자기희생이 먼저입니다. 자기희생은 하지 않으면서 편하게 좋은 것을 챙기겠다는 마음은 이기심입니다. 이기심은 절대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144. 자장면과 짜장면 이야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흔히 “짜장면”이라고 부르던 중국요리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원칙에 맞춰 “자장면”을 표준말로 했습니다. 원래 “자장면”은 한자어로 작장면(煮醬麵)이라고 쓰고, 중국말로 '차오장멘'이라 읽는 중국 산동(山東)지방의 요리인데 대한제국 시절 인천에 정착한 화교들이 이 작장면에 야채와 고기를 넣고, 춘장에 카라멜을 섞어 까만색으로 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자장면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외래어는 원어에 가깝게 표기하는 게 원칙이라면 외래어인 “자장면”은 “짜장면”이 맞을 것입니다. 또 ‘외래어 표기법’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에 맞게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짜장면”으로 해야 할 것이었습니다. 한글맞춤법과 표준말 규정의 일부는 실제 쓰임새와는 달리 학자들의 책상머리 결정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143. 부잣집 맏며느리를 닮은 조선 백자의 대표, 달항아리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도자기는 약간 일그러진 단순한 ‘달항아리’입니다. 달항아리는 원형에 가깝도록 만든 그릇 모양과 투명한 우유빛 유약이 마치 달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조선은 사치를 삼가고, 무엇이든 조촐하게 만들며, 검소하게 살아가는 것을 나라의 근본으로 생각한 성리학의 시대입니다. 달항아리는 바로 이 성리학의 정신이 낳은 모양새이기에 조선 백자의 대표로 꼽히는 것입니다.달항아리는 커다란 왕사발을 두 개 만든 다음 이것을 잇대어 둥글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은 자국이 있고, 이로 인해 달항아리의 둥근 선은 완벽한 기하학적인 원이 아니라 둥그스름하면서 넉넉한 맛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달항아리를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부잣집 맏며느리를 보는 것처럼 넉넉함을 느낀다”고 말했고 이동주 선생은 “조선 사대부의 지성과 서민의 질박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고 했습니다.
142. 김치는 암을 예방하는 좋은 식품입니다. 김치는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소금물에 담그거나 마늘, 회향 따위의 향신료를 섞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짐작되며, 이것이 18세기 조선 광해군 때 고추가 들어오면서 붉어졌습니다. 고추는 원산지가 멕시코입니다. 유럽에 간 고추는 육류의 부패를 막아주는 후추에 밀렸지만,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고추는 김치에 쓰고, 고추장도 만들어냈지요. 이후 우리나라의 고추는 재래종이 300여종이 될 정도로 크게 보급되었습니다.김치 속에서 고춧가루의 역할은 젖산균의 성장을 도와 김치를 맛있게 발효시키며, 잡균을 억제합니다. 또 고추의 성분 중 "캡사이틴"은 미생물 발육을 억제해 김치의 저장성을 높이는 일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또 동물실험을 한 결과 "캡사이틴"을 넣은 혈액암세포는 세포벽이 굳어지면서 성장을 멈췄다고 합니다. 따라서 김치도 항암식품임이 증명되었습니다.
괴상한 말, '재테크'와 '이벤트' 남의 나랏말이 이 땅에 퍼지는 본보기 이대로 / 우리말살리기 겨레모임 공동대표 요즘 우리나라에서 ‘재테크'란 이상한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미국말도 아니고 일본말도 아니고 더욱이 우리말도 아닌 괴상하게 생긴 말이다. 이 말은 일본 사람들이 한자와 미국말을 섞어서 만든 말인데 10여 년 전에 이 땅에 들어왔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우리말처럼 쓰고 있다. 이 재테크란 이상한 말이 어떻게 이 나라에 들어와서 퍼지고 자리 잡게 되는 지 한번 살펴보자. 지금부터 10여 년 전에 나는 '재테크'란 말을 신문에서 처음 보았다. 나뿐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일반 국민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신문을 두 가지 사 보고 있었다. 아침에 나오는 한겨레신문과 저녁 때 나오는 중앙일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중앙일보 경제 쪽에 “기업들 재테크 열중"이라는 큰 제목이 눈에 번쩍 띄었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말을 쓰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나는 태어나 처음 보는 낱말을 신문기사 제목으로 크게 쓴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신문사 편집국에 바로 전화를 했다. "방금 신문을 받았는데 ‘재테크'란 낯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