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현미밥을 먹으면 비만과 대장암을 예방합니다. 한국인들은 밥량이 줄면서 대장암이 늘었습니다. 한국사람의 장이 서양에 비해 80cm나 더 긴데 이것은 오랫동안 곡식류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몸의 구조에 맞지 않는 서양식 식습관으로 바뀌면서 고기소화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장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이 노폐물이 암으로 변한다고 합니다.쌀의 섬유질은 밀가루의 4배인데 이 섬유질은 배부르게 할 뿐 소화되지 않고, 음식물의 장내 통과시간을 줄이면서 각종 독성물질과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끌고 나가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대장암 발생율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흰쌀(백미)은 빻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있는 겨 부분을 완전히 벗겨내 수용성 식이섬유가 없어진 것이어서 좋은 식이섬유를 먹으려면 현미를 먹어야 합니다. 조선 임금의 수라상에는 흰쌀밥과 잡곡밥을 올렸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런 슬기로움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96. ‘한가위’ 이름의 뜻 ‘한가위’는 음력 팔월 보름날로 추석, 가배절, 중추절, 가위, 가윗날 등으로 불립니다. '한가위'라는 말은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베짜기)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라 유리왕 때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7월 기망(旣望:음력 열엿새 날)부터 길쌈을 해서 8월 보름까지 짜게 하였다. 그리곤 짠 베의 품질과 양을 보아 승부를 결정하고,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차려 이긴 편을 대접하게 하였다. 이 날 달 밝은 밤에 임금과 백관 대신을 비롯해 수십만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왕녀와 부녀자들이 밤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會蘇曲)’을 부르고 춤을 추며, 질탕하고 흥겹게 놀았다. 이것을 ‘가배→가위’라 하였다."
95. 떡은 우리의 좋은 음식입니다. 풍족한 가을에 비가 오면 손을 놓고 집 안에서 넉넉한 곡식으로 떡이나 해 먹고 지낸다 해서 '가을비는 떡비'라고 합니다. '밥 위에 떡'이란 속담처럼 우리 겨레는 떡을 특히 좋아했는데 삼칠일, 백일, 돌, 책례, 혼례, 회갑 등 잔치와 제사에는 떡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선 떡은 서양의 과자와 케이크에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서양의 과자는 밀가루가 주재료인데 밀가루는 서늘한 음식이어서 흡수가 잘 안 되고, 장에 오래 머물러서 장을 차게 해 좋지 않으며, 밀가루가 기름과 만나면 장에 지방을 많이 끼게 합니다. 그래서 밀가루로 만든 과자보다는 쌀로 만든 떡이 우리에게 훨씬 좋습니다.그 좋은 떡도 오래 보존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상온에서 3개월까지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젠 떡도 쉽게 사먹을 수 있고, 선물하기도 좋은 음식이 되었습니다.
94. 한복, 품위있고, 예절에 맞게 입기 한복은 아름답고, 훌륭한 옷입니다. 하지만 맘먹고 입은 한복이 머슴옷이란 느낌을 준다면 안 될 것입니다. 어떻게 입어야 할까요?생활한복엔 생략되기도 하지만 남자한복은 꼭 겉옷인 두루마기를 입어야 합니다. 두루마기를 입지 않으면 속옷차림과 같아 실내에서도 벗지 않습니다. 여자도 두루마기가 훨씬 품위있지만 방한용이므로 크게 구애받지 않겠지요.저고리는 동정니가 어긋나면 안 됩니다. 그것은 한복이 자신의 체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체격에 맞는 옷을 입거나 동정니 안쪽에 똑딱단추를 달아 고정시켜야 합니다. 저고리는 뒤로 넘어가지 않게 앞으로 당겨서 입어야 하며, 대님은 바지단을 내려 안보이도록 가려 주어야 합니다. 운동화나 굽이 높은 구두는 한복의 의미에 걸맞지 않습니다. 조선시대의 태사혜를 개량한 갖신이 제일 좋으며, 고무신도 품격과 건강에 문제가 있습니다.
93. 우리문화를 아는 것뿐 아니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문화를 얘기 하면 훌륭하고, 위대한 문화라는데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왜 훌륭하고 위대한지 잘 모릅니다. 또 일부 그 위대함을 아는 사람들마저도 좋아하고, 나아가서 즐기는 데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한복이 아름답고 좋은 옷이라고 하면서 생활화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또 전통차가 건강에 좋음을 알면서 즐기지 않습니다. 판소리가 대단한 성악이라는 것을 알지만 즐겨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공자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복전문가가 행사 때에도 한복을 입지 않고, 차도구를 만드는 사람이 커피만 마시면서 우리문화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위선입니다. 진정 우리문화를 즐기지 않는다면 그건 아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92. 결혼식장인지 장례식장인지? 한번은 큰길가에 검정양복을 입은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폭이나 정치인들의 행사장인가하고 살펴보니 결혼식장 옆이었습니다. 며칠 뒤 장례식장에 갔는데 여기도 온통 검정 양복차림입니다. 품격있는 행사장에서 남자들이 입은 정장만을 보면 우리는 결혼식장인지 장례식장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래 우리 겨레는 흰옷을 좋아하는 민족인데 서양문화가 보편화면서 검정양복이 품격과 예의를 갖춘 옷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겨레는 보통 때는 검정색을 잘 쓰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 옷 색깔이라는 생각도 있었구요. 한복을 입으면 별난 사람으로 보는 것도 결국은 같은 맥락인데 문화사대주의는 아닌지 모릅니다. 검정양복으로 혹시 조폭이나 검은 정치인을 닮아가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옷도 남이 입는 대로 따르는 것보다는 생각있는 의생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91. 윷놀이의 도,개,걸,윷,모는 무엇일까요? 윷놀이는 한자말로는 척사(擲柶:던질 척, 윷 사), 사희(柶戱:윷 사, 놀 희)라고 합니다. 그저 “윷놀이잔치”하면 될 일을 “척사대회”라고 펼침막을 거는 잘난 채 하는 모습은 문제입니다. 윷놀이의 기원은 부여족 시대에 다섯 가지 가축을 다섯 마을에 나눠주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그럴 듯합니다.윷가락의 이름인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羊), 윷은 소, 모는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늦고, 빠름보다는 재산가치를 기준하여 순서를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윷의 종류에는 장작윷(장윷, 가락윷)과 밤윷(좀윷, 종지윷) 그리고 관서, 관북지방의 콩윷(팥윷)이 있습니다.윷놀이는 남녀노소 없이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좋은 놀이입니다. 요즘은 윷가락을 사람으로 하는 ‘인간윷놀이’, 말판의 몇 곳에 ‘임신’ 또는 ‘풍덩’ 자리를 정하는 훨씬 재미있는 윷놀이로 발전되었습니다.
90. 고무신은 우리의 전통신이 아닙니다. 60년대 어려운 시절 많은 서민들은 “타이어표 통고무신”이란 검정 고무신을 신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가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고무신을 신는 것을 봅니다. 그럼 고무신이 우리의 전통신이 맞을까요? 2백여 년 전 브라질에 간 한 미국사람은 그곳의 원주민들이 고무나무에서 나온 물에 발을 보호하 기 위해 담그는 것을 보고, 고무로 비신(우화:雨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16년 일 본에서 이것을 들여와 '호모화(護謨靴)'란 이름으로 만들어 신었구요. 이것을 1922경 한국에 맞게 개량하여 팔기 시작한 것이 바로 우리의 고무신입니다. 처음엔 남자 는 검정색, 여자는 흰색을 신었지만 점차 남녀구별이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고무신은 조선시대에 는 없었던 것으로 전통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고무신을 신을 수야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통신처럼 생 각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바람과 바램 흔히, 어떤 일이 그렇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뜻으로 쓰는 ‘바래다’는 ‘바라다’의 잘못이다. 명사형도 ‘바람’이 옳고, ‘바램’은 잘못이다. 그런데도 “하루바삐 다시 만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램입니다”처럼 일상생활에서 ‘바램’이라는 말을 무척 자주 듣는다. 그리고 학교나 방송에서 바르게 고쳐 주어도 웬만해서는 ‘바람’으로 바로잡아 쓰지 않는다. 왜 그럴까? 우선 몰라서도 그러려니와, 달리는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네”의 ‘바람’과 소리가 같아서 심리적으로 피하고 싶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두 말이 문맥상 뜻이 혼동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소리가 같다아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라”에서 ‘나는’은 ‘날다’의 관형사형이다. 그런데 흔히 ‘날으는 새, 날으는 원더우먼’처럼 ‘날으는’으로 쓰고 있다. 이것도 아마 ‘나는 원더우먼’이라 하면 ‘내가’ 원더우먼이라는 뜻과 혼동될까봐 심리적으로 피해 ‘날으는’을 쓸 수도 있을 터이다. 이런 심리작용으로 말이 바뀌기도 한다. 옛말 ‘ㄴㆎ’는 연기를 뜻했는데, ‘ㅇㆍ’가 소멸되어 ‘아’로 바뀌게 되니 ‘내’가 되었다. 그렇게 되니, 냄새를 뜻하는 ‘내’와 소리가 같
89. 공개유언장을 쓴 농부의 마음 내가 아는 한 농부는 10년 넘게 유기농사를 짓습니다. 그가 낸 ‘하느님, 개구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이름의 책에는 공개유언장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부활을 준비하며’란 그의 유언장을 나는 가끔 다시 보곤 합니다.그는 “후손들이 농사를 짓지 않겠다면 이 땅을 자연,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되 농약이나 비료를 금하며, 절대로 팔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은 그 땅이 개인의 것이 아닌 하늘의 땅이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그는 밭을 파헤치는 다람쥐를 쫒지 않고, 일정한 때에 먹이를 주었으며, 채소들을 위해 꽹과리를 친 것은 물론 풀도 먹고살아야 한다며, 잡초뽑기에 느슨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비가 많이 와서 농사를 망쳐도 늘 환한 웃음과 함께 삽니다. 우리도 그와 같이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