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네트 런처’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그물총’을 꼽았다. ‘네트 런처’는 그물을 발사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호신용품을 가리키는 말로서 손전등 형태, 전등 형태, 소통 형태 등이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여러모로 검토해 ‘네트 런처’의 바꿈말로 ‘그물총 ’을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이에 대해 7월 27일부터 28일까지 국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문체부의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71% 이상이 ‘네트 런처’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네트 런처’를 ‘그물총’으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95.7%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천 사자빈신사터 사사자 구층석탑 - 이 달 균 네 마리 사자가 울자 도량은 선정(禪定)에 든다 단 한 번의 사자후(師子吼)가 고요를 불러내다니, 바람도 가던 길 멈추고 반야바라밀 읊조린다 이 석탑은 원래 9층탑으로 1022년(현종 13)에 세웠다고 한다. 현재는 2층 기단에 5층의 옥신석까지만 남아 있고 상륜부는 완전히 파손되어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네 마리의 사자가 사자후를 토하며 탑신을 바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탑 가운데 네 마리 사자를 배치한 것이 그리 특이한 것은 아니나, 하지만 이 탑처럼 네 형상이 다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매우 드물다. 사자는 네 모서리에 한 마리씩 자리 잡고 있는데 안쪽 공간에 비로자나불상을 모셔 두었다. 불상은 특이하게도 두건을 쓰고 있으며 표정이 매우 흥미롭다. 네 마리 사자가 앉은 형상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의 화엄사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이 잘 드러난 중요한 자료다.(시인 이달균) ▶ 그동안 55회에 걸친 연재를 끝맺습니다. 뛰어난 사진 작품을 주신 손묵광 작가님과 맛깔스럽고 의미가 깊은 시를 써주신 이달균 시인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20년 3월 1일 현재 남성독립운동가 포상자는 15,454명이고 여성은 477명입니다. 여성독립운동가 포상자는 남성 포상자의 10%는커녕 5%에도 못 미치는 숫자지요. 그렇게 된 가장 종요로운 까닭은 여성들의 독립운동을 단순한 남성의 조력자로 보는 정부(국가보훈처)의 시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100년 전(1920년) 오늘(8월 3일)에는 안경신 애국지사가 임신한 몸으로 평남도청과 평남경찰부 등에 폭탄을 투척한 날입니다. 1920년 중국으로 망명한 안 지사는 임시정부의 군사기관인 광복군총영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광복군총영은 1920년 7~8월 무렵 미국의원시찰단의 방한을 계기로 세계 여론에 한국 독립의 필요성을 호소하고자 폭탄거사를 실행하기로 하였지요. 이에 따라 결사대 제2대에 파견된 안 지사는 폭탄을 숨겨 평양으로 잠입한 것입니다. 이 폭탄 투척의 거사를 이끈 안경신 지사는 출산 직후인 1921년 3월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사형을 구형받았으나 평양복심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습니다. “나는 3․1만세운동 때도 참여하였지만 그때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였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단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치자 꽃향기 - 이 연 주 담장 아래 서성이던 혼몽 깨우는 향기 지나는 발길 잡고 사랑을 고백합니다 너를 유혹하기 위해 천리를 헤맸다고 순백 환한 미소로 으스럼달을 밝힙니다. *으스럼달 / 침침하고 흐릿한 빛을 내는 달 ---------------------------------------------------------------------------------------------- 옛날 영국에 ‘가데니아(치자)’라고 하는 아름답고 순결한 소녀가 있었다. 이 소녀는 이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한 흰빛으로 되기를 바랄 만큼 흰빛을 좋아했다. 어느 겨울밤 소녀의 창밖에는 흰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천사가 서 있었다. 천사는 소녀에게 꽃씨 한 알을 주면서 “나는 순결의 천사입니다. 이 꽃은 순결한 여자의 키스로만 자라는 꽃입니다. 매일 외출했다 돌아와서 마음의 순결을 지켰다고 생각하면 이 꽃에다가 키스하세요. 이 꽃을 아름답게 피우면 틀림없이 순결한 신랑감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후 소녀는 이 씨앗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었는데 1년 뒤 천사가 나타나서 씩씩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변한 뒤 소녀와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양 현악기의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바이올린입니다. 4줄의 바이올린은 음역이 넓어 독주, 합주, 관현악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악기지요. 이와 비슷한 우리 악기는 해금입니다. 똑같이 줄을 문질러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이지만, 4줄의 바이올린과는 달리 해금은 오로지 두 줄만으로 기막힌 소리를 냅니다. 오직 줄을 잡는 손의 위치와 줄을 당기는 강약에 따라 음높이가 정해지기에 연주하기는 까다롭지만, 그 환상의 소리는 요즘 현대인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금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연주형태였던 ‘삼현육각’을 비롯하여 웬만한 합주 자리에는 빠지지 않지요. 그런가 하면 서양 현악기 가운데 비교적 거친듯하면서 낮은 음빛깔을 지닌 첼로가 있습니다. 첼로의 낮은 소리는 다른 소리를 감싸 안는 느낌을 주지요. 우리 국악에도 그런 악기가 있는데 바로 아쟁입니다. 다만, 아쟁은 명주실 현을 개나리 활대로 문질러 내기에 금속성 줄을 쓰는 첼로보다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아쟁은 다른 현악기에 견주어 음역대는 좁지만, 가야금보다 큰 울림통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소리가 매우 웅장하고 오랫동안 음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오열하는 듯한 아쟁산조 소리는 아녀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즘 뉴스는 쏟아지는 장맛비 소식으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광주ㆍ대전 등 5개 시도에 호우경보…중대본 2단계 가동”, “서울ㆍ경기ㆍ충청 호우특보…시간당 40㎜ 폭우”, “[날씨] 수도권 호우특보…최고 150mm 더 온다”, “한ㆍ중ㆍ일 동시 장마권...집중호우 '초비상'” 같은 기사 제목에서 보듯 텔레비전이건 신문이건 너도나도 “호우” 타령이지요. 《조선왕조실록》에서 “호우(豪雨)”를 찾아보면 《순종부록》 1925년 7월 20일 기록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올 뿐입니다. 그런데 이 《순종부록》은 일본인들의 손으로 간여하거나 쓰였기 때문에 크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때문에 《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 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히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대신 “대우(大雨)”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보면 무려 960번이나 등장지요. 한자 “豪(호)”는 호걸 또는 귀인으로 긍정적인 뜻이 있지만, 큰비가 사람들에게 호인이나 귀인같이 좋은 손님일 수는 없습니다. 큰비를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에는 무더기비, 자드락비, 채찍비, 억수, 달구비 같은 말들이 있지요. 이런 아름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간송의 수집품을 거론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한국 미술사를 논할 수 없다.”라고 평가받고 있는 간송 전형필 선생은 114년 전인 1906년 오늘(7월 29일)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많은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은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紋梅甁)”을 흥정도 하지 않은 채 기와집 스무 채 값을 주고 사, 이 귀한 매병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걸 막았습니다. “구름 사이로 학이 날아올랐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리, 스무 마리, 백 마리……. 구름을 뚫고 옥빛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갯짓을 한다. 불교의 나라 고려가 꿈꾸던 하늘은 이렇게도 청초한 옥색이었단 말인가. 이 색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영원의 색이고 무아의 색이란 말인가. 세속 번뇌와 망상이 모두 사라진 서방정토(西方淨土)란 이렇게도 평화로운 곳인가.” 이는 《간송 전형필, 이충열, 김영사》에 나오는 글로 간송이 매병을 보고 중얼거렸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선생이 사들인 문화재 가운데 가장 우리 겨레에게 큰 선물은 뭐니 뭐니 해도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이지요. 안동의 소장자가 천원을 불렀다는 얘기를 듣고 책값 1만 원에 거간꾼의 수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바이 소셜’을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상생 소비’를 꼽았다. ‘바이 소셜’은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써 인권 및 환경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앞선 다듬은 말과의 관련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바이 소셜’의 바꿈말로 ‘상생 소비’를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이에 대해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국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문체부의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 이상이 ‘바이 소셜’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바이 소셜’을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보건용 마스크’, ‘침방울 차단용 마스크’를 표현하는 여러 수어 표현 가운데서 정부 발표(브리핑) 수어통역에서 사용하는 권장안을 꼽았다. 새수어모임에서는 기능에 따라 구별되는 ‘보건용 마스크’, ‘침방울 차단용 마스크’의 용어들 각각에 대해 여러 수어 표현이 혼재되어 있고 그 뜻을 바로 알기 어려워 권장안을 마련했다. * 새수어모임: 시사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농인에게 수용도가 높은 수어를 마련해 보급하고자 (사)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 수어 통역사(공공수어 통역사, 청각장애인 통역사), 수어 교원, 언어학 전공자 등 수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온라인 화상회의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회의를 진행함. ‘보건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건용 마스크 등급 기준에 사용하는 ‘케이에프(KF, Korea Filter)’를 빌린 단어 형태인 [케이(K)]+[에프(F)]+[마스크]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어 이를 권장안으로 선정했다. 실제 사용에서 농인들은 [케이(K)]+[에프(F)]+[마스크] 표현에서 [에프(F)]를 빼고 [케이(K)]+[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73년 7월 28일은 경주 천마총에서 금관을 발굴한 날입니다. 그런데 왕릉 발굴의 저주는 이집트 투탕카멘왕의 무덤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경주 천마총의 발굴이 시작된 1973년 여름 온 나라는 극심한 가뭄에 온 나라가 초토화됐습니다. 예년에 볼 수 없던 처참한 더위가 지속하자 경주 일대에는 ‘멀쩡한 왕릉을 파헤쳐 하늘이 노했다.’라는 소문이 떠돌았고, 심지어는 일부 시민들이 발굴 현장에 와서 조사를 중단하라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에 더하여 그런 불편한 상황에서 발굴단원들이 천마총의 흙더미를 퍼내고 금관을 발견하고 유물상자에 넣기 위해 금관을 들어 올리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 번개와 함께 무더기비(폭우)가 쏟아졌지요. 인부들은 혼비백산해서 현장사무실로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쏟아지던 비바람은 금관을 유물상자에 옮기고 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뚝 그쳤다고 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며칠 뒤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내렸습니다. 금관이 즈믄해 긴긴 세월 땅속 유폐를 끝내고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그런 진통이 필요했나 봅니다. 이렇게 발굴된 높이 32.5㎝의 이 금관은 1978년 12월 7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