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미의 계절을 보내며 이 승 룡 붉은 너의 입술에 한마디 말도 못 할 만큼 (반해버렸다) 붉은 너의 가시에 꼼짝달싹 못 하도록 (찔려버렸다) 붉은 그대 무덤 앞에 고개 숙여 있어도 (무지무지하게 보고 싶다) 이는 이승룡 시인이 지난 5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에 쓴 시다. 때는 장미의 계절. 시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장미에 이입시킨다. 장미는 북반구의 한대, 아한대, 온대, 아열대에 걸쳐 자라며 약 200여 종에 이른다는데 꽃이 아름다운 대신 가시가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하지만 가시에 무수히 찔려 만신창이가 되어도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유혹은 떨칠 수 없다. 그래서 시인도 붉은 장미 같은 그대 무덤 앞에서 보고 싶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백은 입속에서만 뱅뱅 돈다. 《삼국사기》 열전 〈설총〉 조에도 나오는 장미는 꽃말이 ‘행복한 사랑’, ‘애정’, ‘사랑의 사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장미 가운데 적은 빛으로도 잘 자라고 흰가루병에 강한 ‘엔틱컬’, 꽃이 일찍 피는 ‘옐로우썬’, 꽃이 크고 수량이 많은 ‘화이트뷰티’, 꽃 모양이 아름다운 ‘핑크뷰티’, 꽃잎 수가 많고 절화(자른 꽃)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1168호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이 있는데 높이 33.0㎝, 입지름 5.2㎝, 밑지름 11.0㎝의 크기입니다. 각이 져 세워진 아가리와 짧은 목, 그리고 어깨에서부터 풍만하게 벌어지다가 배의 아래쪽에서부터 서서히 좁아져 내려가 병의 아랫부분에서 다시 벌어진, 12세기 후반에 빚은 것으로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매병입니다. 매병 앞뒤에 대칭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가늘고 길게 세워진 매화와 대나무가,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역시 대칭으로 위에서 내려오거나, 위로 올라가거나, 땅 위에 서 있는 3마리의 학들이 흑백상감으로 섬세하고 회화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잿물빛깔은 담청록색(淡靑綠色)으로 전면에 고르게 시유되었으며, 기면 일부에 미세하게 빙렬(氷裂, 도자기에 미세하게 난 금)이 나 있어 그 사이로 흙물이 스며있지요. 이와 비슷한 청자 매병이 현재 미국 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에 소장되어 있는데, .보스턴미술관의 청자 매병은 아가리 부분이 파손되어 수리된 데 견주어 이곳 국립중앙박물관 것은 형태나 무늬가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가치가 큽니다. 그리고 이 매병은 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페티켓’을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반려동물 공공 예절’을 꼽았다. ‘페티켓’은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 지켜야 할 공공 예절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페티켓’의 바꿈말로 ‘반려동물 공공 예절’을 골랐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문체부와 국어원은 ‘페티켓’처럼 어려운 용어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용어를 ‘반려동물 공공 예절’처럼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앞으로도 문체부와 국어원은 정부 부처와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쉬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승차 진료(드라이브스루)’를 표현하는 여러 수어 표현 중에서 정부 발표(브리핑) 수어통역에서 사용하는 권장안을 선정했다. 새수어모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승차 진료(드라이브스루)’ 등의 용어는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농사회에서는 이 용어들 각각에 대해 여러 수어 표현이 혼재되어 있어 권장안을 마련했다. * 새수어모임: 시사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농인에게 수용도가 높은 수어를 마련해 보급하고자 (사)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 수어 통역사(공공수어 통역사, 청각장애인 통역사), 수어 교원, 언어학 전공자 등 수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온라인 화상회의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회의를 진행함. ‘사회적 거리두기’와 ‘승차 진료’의 수어 권장안은 각각 두 개씩 선정됐다. 특히 ‘승차 진료’의 첫 번째 수어는 검사를 받는 사람의 시각으로 표현되고, 두 번째 수어는 검사를 진행하는 사람의 시각을 표현한 것으로 이는 주어와 목적어에 따라 수어의 방향이 달라지는 특성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수어 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신심 있는 불자들은 《반야심경》 곧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을 외운다고 한다. 그런데 《반야심경》을 보면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디 스와하(gate gate pāragate pārasaṃgate bodhi svāhā)”라는 주문이 있는데 이는 “가신 분이여, 가신 분이여, 피안에 가신 분이여, 피안에 온전히 가신 분이여, 깨달음이여, 행운이 있으라!”라고 뒤칠(번역) 수 있단다. 이렇게 본다면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간 자는 아라한으로 《반야심경》은 아라한 찬가임이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수행을 완성한 사람은 산스크리트어로 ‘arhan’인데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아라한(阿羅漢)’이다. 다시 말하면 불제자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지위란다. 그 아라한은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제25회 한국불교사진협회(회장 최우성)가 여는 전국회원전에 그 모습을 선보인다. 올해 회원전의 주제가 바로 아라한의 모습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수행자로 귀한 삶을 살고 가신 고승들의 삶을 돌아보는 스님들의 승탑도 또 하나의 대상이다. 한편, 회원전과 더불어 제14회 청소년불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5월 14일 문화재청은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구리 동구릉 숲길을 포함한 조선왕릉 숲길 9선을 개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개방하는 조선왕릉 숲길은 ▲ 구리 동구릉 ‘경릉~양묘장’ 숲길, ▲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숲길, ▲ 남양주 광릉 ’금천교~정자각‘ 숲길, ▲ 남양주 사릉 ’홍살문~능침 뒤편’ 숲길, ▲ 서울 태릉과 강릉 ’태릉~강릉‘ 숲길, ▲ 서울 의릉 ’천장산‘ 숲길, ▲ 파주 장릉 ‘능침 둘레길’, ▲ 파주 삼릉 ‘공릉 뒤편’ 숲길, ▲ 화성 융릉과 건릉 ‘융릉∼건릉 숲길’ 등 모두 9곳이지요. 특히, 구리 동구릉 내 휘릉과 원릉 사이 때죽나무 숲길 1.4km 구간은 이번에 처음 개방하는 구간으로, 5~6월에 종모양의 흰 꽃이 아래로 흐드러지게 피는 때죽나무는 왕릉 소나무의 초록색 빛과 어우러져 숲길의 아름다움을 수놓습니다. 원래 하반기에 개방할 예정이었지만, 때죽나무 꽃 피는 때에 맞춰 시범 개방하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궁궐을 찾는 관람객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을 찾는 관람객은 42.4% 늘어났습니다. 숲길 개방시간은 조선왕릉 관람 시간(아침 9시〜저녁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상남도 진주시에 가면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晋州劍舞)’가 전승되고 있습니다. 진주검무는 진주지방에 전승되는 여성검무로서 검기무 또는 칼춤이라고도 하며 대궐안 잔치 때 추던 춤의 하나입니다.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라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죽은 소년을 애도하는 뜻에서 춤을 추었다는 설과 논개의 얼을 달래기 위해 진주기생들이 칼춤을 춘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진주검무는 도드리장단, 느린타령, 빠른타령에 맞추어 조선시대 무사복을 갖춘 8명의 무용수가 2줄로 마주 보고 서서 양손에 색동천을 끼고 칼을 휘저으며 춥니다. 춤사위의 종류로는 한삼을 끼고 무릎을 굽혀 도는 숙은사위, 앉아서 추는 앉은사위, 허리를 앞으로 엎쳤다가 뒤로 제치며 빙빙 도는 연풍대가락, 맨손으로 팔을 펴는 손사위 등으로 여러가지가 있으며, 참 독특합니다. 현재의 진주검무는 당시 진주감영에 속해 있던 교방청(敎坊廳:기생학교) 기녀들에 의해 전승되던 춤으로 궁중 기녀들이 낙향하여 관청 기녀들에게 가르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검무 가운데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으로는 진주검무가 유일한데, 지방문화재로는 이북5도무형문화재 제1호인 평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의원 보면 침 도적질, 양반 보면 관을 찢고, 다 큰 큰애기 겁탈, 수절과부는 모함 잡고, 우는 애기 발가락 빨리고, 똥 누는 놈 주저앉히고, 제주병에 오줌 싸고, (가운데 줄임) 앉은뱅이는 택견, 곱사동이는 뒤집어놓고, 봉사 눈 똥 칠허고, 애 밴 부인은 배를 차고” 흥보가 가운데 놀부 심술부리는 대목을 걸쭉하게 소리한다. 완창판소리 공연장의 객석은 자지러진다. 지난 토요일 낮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는 정순임 명창의 박록주제 흥부가 완창 판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정순임 명창의 명성 덕인지 코로나19와의 대전을 치르는 가운데서 하늘극장의 객석은 빈틈이 없다. 정순임 명창은 객석의 환호에 “나이 벌써 80이 되는데 객석을 메워준 여러분께 재롱을 좀 떨어봤씨유.”라고 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김세종 교수가 나와서 정순임 명창의 완창무대의 의의를 말하고, 이 공연을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를 얘기해주었다. 그는 특히 “오늘 정순임 명창은 흥보가를 박녹주-박송희로 이어지는 바디로 부르게 되지만, 송만갑 명창으로부터 정 명창의 외할아버지 장판개,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으로 이어지는 집안 내력도 있어서 그런 점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종실록》 36년(1899년) 5월 27일의 기록을 보면 “방금 들으니, 전차(電車)를 운행할 때 백성들 가운데 죽고 다친 사람이 많다고 하니, 매우 놀랍고 참혹하다.(아래 줄임)”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 뒤에 별도의 설명을 달아두었는데 ”이달 17일 한성전기회사(漢城電氣會社)에서 전차 개통식을 하였는데, 26일 전차가 종로(鐘路) 거리를 질주할 때 다섯 살 난 아이를 치어 죽였다. 여러 사람이 격노하여 차체를 파괴하고 기름을 뿌려 불태워 버렸다. 또 전차가 전복되어 죽거나 다친 사람이 몇 명 있었다. 그래서 이런 조정의 명령이 있었다.”라고 설명을 붙여두었습니다. 처음 전차를 운행할 때 그 속도가 겨우 시속 8km로 기어가는 정도에 불과하였는데도 아이가 치어 죽었다니 놀랍습니다. 파고다 공원 앞길에서 어린아이가 전차에 치여 죽자 시민들은 전차를 ‘악마의 차’라며 전차를 불태웠고, 결국 그날로 전차는 멈춰 섰지요. 그러나 석달 뒤, 고종의 특별담화가 있고 나서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는데 전차만 타다 재산을 탕진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전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때 전차는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홍릉)의 9.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제25회 한국불교사진협회 전국회원전과 제14회 청소년불교사진공모전을 연다. 뜻하지 않던 전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전염병으로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혼란의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고 있다. 제25회 한국불교사진협회 전국회원전은 지난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대구문화예술원(제5전시실)에서 대구전시회를 열었고, 오늘부터는 서울 조계사 안 나무갤러리에서 서울전시회를 연다. 올해 회원전의 주제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수행자들인 아라한의 모습과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수행자로 귀한 삶을 살고 가신 고승들의 삶을 돌아보는 스님들의 승탑을 대상으로 삼았다. 한편, 제14회 청소년불교사진공모전의 주제는 청소년들의 사찰수행과 뜻깊은 불교봉사활동을 표현한 사진을 공모했다. 한국불교사진협회 최우성 회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고자 지난 1년 동안 회원들은 전국의 크고 작은 절을 찾아서 다양한 모습의 아라한과, 역사적으로 큰 자취를 남기신 고승들의 사리탑을 카메라에 담고자 뛰었다. 부처님 제자 아라한과, 고귀한 스님들의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