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문화재청은 지난 8월 20일 ‘한양도성 돈의문 IT건축 개문식’ 행사를 열었다. 올해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100돌을 기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돈의문을 IT 기술(가상ㆍ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돈의문 상징물은 돈의문 현판(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한자 획을 한글로 변환ㆍ응용한 새로운 글자체를 사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문화재청이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고집하였던 것에 견주면 참으로 뜻밖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지난 8월 14일 문화재위원회(사적분과) 보고를 거쳐 광화문 현판 바탕은 검정색,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재제작하고 단청은 전통소재 물감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였는데 거기에 사용하는 글씨는 광화문 중건 당시 임태영이 쓴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한 것이다. 그동안 현판에 금이 가 그것을 내리고 새로 현판을 만들어 달면서 글씨의 색깔을 중건 당시와 같게 바꾼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현판의 색상이나 크기가 아니다. 광화문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여 한자 현판일지 한글 현판일지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음이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한자를 고집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300자 내에서 한자를 표기할 수 있게 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기준'을 마련해 2019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표기 기준은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에 한해서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가 한자의 뜻이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경우 한자를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표기하는 한자는 미리 선정한 한자 300자 내로 제한되며 교과서의 밑단이나 옆단에 한자와 음, 뜻을 모두 제시한다고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 과학의 '태양계와 별' 단원에서 '항성'의 경우 '항상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한자가 도움이 되는 만큼 밑단이나 옆단에 '항성(恒星) : 항상(恒, 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같은 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 처럼 '집 우'(宇), '집 주'(宙)라는 한자가 용어의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표기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 국민의 말글생활에 있어 무엇을 그 바탕으로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 방향이다. 세종대왕, 모든 백성의 쉬운 말글생활을 위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어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가결되었다. 그것도 ‘겨우’가 아닌 ‘압도’적인 표차였다. 234 대 56,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지탱해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은 탄핵에 찬성했다. 그런데 여야당 국회의원 모두 표결 내내 조용하고 침통한 모습이었다. 언론은 이를 보면서 12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하던 때와 견주는 모습에도 열을 올렸다. 당시는 새벽부터 표결까지 난투극과 육탄전이 벌여졌고,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를 동원해 의장석을 점거한 의원들을 끌어냈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파 의원들은 만세삼창을 불렀고, 반대파 의원들은 통곡을 했다. 그때와 지금의 탄핵안 표결 장면이 어찌 이리 다른 모습일 수 있을까? 언론들은 당시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법 사실이 중대하지 않다며 기각했음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그보다 더 엄중한 것은 이번 탄핵이 국민 80% 가량이 찬성했을 만큼 대통령의 위법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분노한 국민이 촛불시위로 그 분노를 명백히 표출한 탓이 크다고 진단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촛불시위 정국을 지나며 정말 무섭고 위대한 힘을 보여줬다고 하지 않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570돌 한글날이다.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이면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는 한글이 가장 큰 이바지를 했다고 사람들은 침이 마르게 추켜세운다. 우리 겨레 모두가 말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글날 행사를 이렇게 온 국민이 축하하는 잔치로 성대하게 치르는가? 그런데 한글날 행사를 치르는 10월 8~9일에 한글과 관련 없는 온갖 축제가 온 나라에서 펼쳐진다. 그 가운데 가장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한글날 행사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문화재청과 함께 또 다른 큰 행사인 '2016 아리랑대축제'를 10월 8~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는 것이다. 꼭 이때 해야만 하나? 주무부서의 한글날 의미를 깎아먹는 행위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까닭을 문화부의 조직에서 우리는 짐작해볼 수 있다. 문화부의 조직도를 보면 한글・우리말 관련 업무를 하는 부서는 실・국이 아닌 “국어정책과”란 일개 과에 불과하다. 전체 40 개가 넘는 과 가운데 하나란 말이다. 어떤 이는 “국립국어원‘이 별도로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국립국어원도 원장이 차관급도 아닌 그저 1급 직위에 불과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68돌 국군의 날,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는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 기념식에서는 우리 군이 올해 도입한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AH-64E)이 UH-60 블랙호크, AH-1S 코브라 등 다른 헬기 등과 함께 축하비행에 나선다고 한다. 동시에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들도 축하비행에 참가한다고 알려졌다. 국군의 날은 “국군의 새로운 위상과 참모습 적극 홍보 및 장병의 사기 진작과 유비무환의 총력안보태세 확립”하는 날이라고 되었다. 그러면서 그 유래를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이라고 정의한다.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은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날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국군의 날로 기념할 날이 없어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눈 채 진격한 날을 국군의 날로 지낸다는 말인가? “원수들이 강하다고 겁을 낼 건가 우리들이 약하다고 낙심할 건가 정의의 날쌘 칼이 비끼는 곳에 이길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위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13일 경향신문에는 “태극기 나눠주고, 올림픽 응원…‘애국 마케팅’”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11면 머리기사로 올랐다. 기사 첫머리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외벽 광고판 사진과 편의점 CU의 광복절 태극기 알리기 행사 홍보물 사진이 장식했다. 그런데 롯데월드몰 외벽 광고판 사진에는 “CHEER UP KOREA!”라는 영어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 기사를 보면서 롯데월드몰의 영어 광고는 “애국 마케팅”이 아니라 “매국 마케팅”이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여기는 미국 뉴욕 타임스웨어가 아니고 한국 서울이다. 문화재청과 LG전자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한국의 세계유산 홍보 영상물을 상영하는 것은 당연히 영어로 해야만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면서 왜 영어를 쓰는가? 그냥 “힘내자”, ‘영차“라고 쓰면 어디 덧나는가? 그동안 롯데월드몰의 계열회사인 롯데백화점의 광고를 보면 “Vacance Festival”, “Lovely Sale”, “BOXING DAY”같은 영어가 대문짝만 하게 쓰인 것이 대부분이어서 우리 신문에선 이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렇잖아도 롯데가 한국기업이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는 (사)우리문화지킴이(대표 김상철), 국어문화실천협의회(회장 이대로)와 함께 31일 노회찬 의원 소개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낸다. 이는 국보 제1호를 숭례문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뜻의 입법 청원이다. 국보 제1호를 기존 숭례문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주장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5년 감사원도 숭례문은 국보 1호의 상징성에 비추어볼 때 정체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며, 변경을 권고한 바 있었다.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교체를 시도했다가 문화재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지난해에도 시민단체들이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통해 12만 명의 동의를 얻어 문화재청에 보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임의로 정한 숭례문은 국보 1호라는 나라의 상징성에 걸맞지 않은 것은 물론 불이 타 새로 복원되어 문화재적 가치도 많이 훼손됐기 때문에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삼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사)우리문화지킴이는 지난해 한글날을 맞이해 국보 1호로 어떤 문화재가 더 적합한지 리얼미터(대표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2월 8일 언론에는 직지보다 앞선 '증도가자'세계 최고 금속활자라는 기사가 대서특필되었다. 서기 1239년, 고려 시대 제작된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을 때 쓴 금속활자를 책 이름을 따서 '증도가자'라고 하는데 이 '증도가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활자로 밝혀졌다는 보도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6월부터 6달 동안 학계 전문가 32명이 참여해 '증도가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109개 활자를 검증했고 이의 진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 결과 22개 활자의 탄소연대측정에서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학술보고서에서 밝힌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그 '증도가자' 일부를 분석한 결과, 고려시대 활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놔 진위논란에 불이 붙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활자들을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 분석했는데 눈으로 봐도 표면이 벗겨져 나간 부분에 서로 다른 색깔이 나타나났으며, 이러한 이중구조가 청동을 녹여 만드는 금속활자에서는 나타날 수 없기 때문에 고인쇄박물관의 활자 7점이 위조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의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2007년 10월 11일 치 경향신문에는 놈현스럽다 소동 국어원 사전에 신조어로 수록이란 기사가 올랐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신조어사전》에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가 실려 있다며 청와대가 질책을 하고, 책의 회수 여부를 검토하는 등 소동을 벌인 것이다. 그때 나는 놈현스럽다 사태, 국립국어원 쇄신기회 삼아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은 올해도 역시 신어(새 낱말)이라며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일간지 등 139개 온오프라인 대중매체에 등장한 말 334개를 조사해 25일 2014년 신어를 발표했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은 앞 다투어 기사화했다. 과연 이렇게 해야 할 일인가? 국립국어원이 조사해서 발표한 신어에는 '금사빠녀'(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 '꼬돌남'(꼬시고 싶은 돌아온 싱글 남자),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유머와 지적 매력이 있는 남성), '핵꿀잼'(매우 많이 재미있음), '심쿵'(심장이 쿵할 정도로 놀람) 따위 생각 없는 젊은이들이 마구 만들어낸 저질스러운 말들이 대다수다. ▲ 국립국어원은 신어를 발표하여 평지풍파를 일으켰다.(그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편집국장] 12월 22일 치 ㅈ일보는 본지가 1월 1일자부터 연중(年中) 기획시리즈한자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를 연재한 올해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의미있는 청신호가 하나 켜졌다 지난 9월 24일 교육부가 2018년 1월부터 초등학교 3학 이상 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라며 흥분했다. 정말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는 것이 그렇게 기쁜 일인가? 곰곰이 살펴보기로 하자. ㅈ일보는 한자를 배워야 할 까닭을 여럿 든다. 그 가운데 하나는 한자를 알면 과학시간의 양서류(兩棲類)가 땅과 물 양쪽에서 서식 하는 무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순히 한자만을 가지고 본다면 양쪽에서 서식한다는 뜻 밖에 없고 땅과 물이란 뜻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또 한자를 쓰지 않으면 의사(義士)와 의사(醫師)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를 존경한다.와 정형외과 의사를 만나러 간다에서 한자를 쓰지 않는다고 義士인지 醫師인지를 구분할 줄 모르는 바보가 있을 것인가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뿐만 아니다 ㅈ일보는 ㅈ 교수의 말을 빌려 우리 어휘 중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