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위의 시는 일본 문학의 한 장르인 센류(川柳)로 센류란 5.7.5조의 일본시를 말한다. 5.7.5조란 일본어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는 5.7.5가 지니는 리듬과 맞지 않아 센류의 맛을 느끼기는 쉽지 않으나 대강의 뜻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센류는 에도시대(1603~1867)에 생겨난 것으로 지금의 도쿄를 중심으로 유행한 정형시다. 우리나라의 시조처럼 일본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센류는 가라이 센류(柄井川柳)라는 작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내용은 풍자성이 짙은 것들로 이뤄졌다. “살 빼야지 이거 먹고 나서 빼야지(やせてやる コレ食べてから やせてやる)”와 같은 센류는 거의 일본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시다. 이는 음식을 앞에 놓고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부터’가 아니라 ‘이것까지 먹고 다음번부터’라는 식으로 다음번 음식을 앞에 두고는 또 역시 ‘다음부터’라고 말하는 사람들, 곧 의지가 약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딱한(?) 마음이 들어 있는 내용이다. 센류는 짧지만 시사하는 내용이 때로는 해학적이며 사회의 이슈나, 현대인들의 고민 따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증평군은 31일 증평 출신의 독립운동가인 연병호(1894~1963) 선생을 기리는 항일역사공원 준공식을 연다. 연병호 항일역사공원은 도안면 석곡리 연병호 생가(충북도 기념물 122호) 일원에 사업면적 3만304㎡에 총사업비 45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15년 6월 착공해 2016년 10월에 완료한 현충시설이다. 주요시설로는 연병호 선생의 성장 과정과 독립운동 등의 자료를 모아놓은 전시실, 가로 10m, 높이 4.5m 규모의 연병호 선생 동상과 독립기념일의 말로 조성된 상징조형물, 무궁화동산 및 각종 편의시설 등이 조성돼 있다. 연병호는 1894년에 증평군 석곡리 555번지에서 출생했다. 선생은 3ㆍ1운동 직후 대한민국 청년외교단을 결성하고 청년외교단의 외교원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만주 독립군의 연계활동을 위해 대한정의단군정사에 합류했다. 임시 의정원 의원, 한국혁명당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1937년 친일파인 상해거류조선인 회장 저격사건으로 상하이에서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광복 후에는 제헌(초대)·2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증평 독립운동의 상징인 연병호 항일역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부디 한 톨의 쌀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하게는 하지 마옵소서. 부디 또 곰발바닥 같은 진미에도 물릴 정도로 부유하게도 하지 마옵소서. 부디 뽕밭 매는 아낙네를 싫어하지 않게 하소서. 부디 궁궐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사랑하게도 마옵소서. 부디 콩 보리도 구분하지 못하는 숙맥처럼 우매하게 마옵소서. 부디 우주를 점칠 정도로 총명하게도 마옵소서.“ 이는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892~1927)의 “난장이의 기도”에 나오는 말이다. “난장이의 기도”는 사람들이 일상을 살면서 가슴에 새겨들을 만한 일종의 격언이나 금언 같은 말로 가득 차 있다. 35살의 나이로 음독자살한 아쿠타가와는 “어떤 옛 친구에게 보내는 수기”에서 자살 동기를 '막연한 불안'이라고 썼는데 그것은 육체, 생활, 문학, 사상과 관련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불안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라쇼몬(羅生門)〉의 작가로 한국에 알려져 있는 아쿠타가와는 주로 작품의 소재를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의 설화집에서 구하고 있으며 〈코〉, 고구마죽, 〈지옥변〉, 〈덤불숲〉같은 작품들이 있다. 1935년 친구이며 문예춘추사 사주였던 기쿠치 간에 의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독립운동사를 이제 막 공부하기 시작한 이지은입니다. 뛰어난 글솜씨를 지니지 못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들을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 제 마음만은 꾹꾹 눌러 이 편지 속에 담아 글을 써내려가 봅니다. 제가 한국독립운동사를 공부하고자 마음먹은 이후로 항상 스스로에게 던져보곤 했던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당시의 선생님들께서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서 독립운동에 뛰어들 수 있으셨을까? 그 마음을 모두 다 헤아려보기엔 저는 한국인이라고 차별을 받아본 적도, 매일매일 폭압 속에서 살아본 적도, 나라를 빼앗겨본 적도 없었기에 쉽사리 짐작조차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선생님의 일기 속 한 구절은 머리를 울리고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아이의 이름 속에서 선생님들께서 갖은 고생 속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자, 다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기의 이름은 ‘제시’라고 지었다. 집안의 돌림자가 ‘제’자인데 ‘제시’라는 이름이 생각났다. 영어이름이다.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기가 자랐을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제 몫
[우리문화신문= 이윤옥기자] ‘오모니(어머니) 밥 주세요’, ‘맛있어요’ 라는 한국말 몇 마디로 한 달간을 견뎌낸 사람이 있다. 바로 조각가 준 탐바(JUN TAMBA, 본명 塚脇淳, 일본 고베대학 교수) 씨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여름 탐바 교수는 인천의 한 철공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들을 그는 어제 (21일) 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에서 선보였다. 개막식 날인 어제 오전 11시에도 탐바 교수는 여전히 작업복 차림으로 작품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오늘 새벽에 트럭으로 이 작품을 싣고 왔습니다.”라며 1층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붉은 빛이 감도는 커다란 작품을 요리조리 위치를 잡아주고 있던 탐바 교수는 기자에게 작은 철 조각을 내보였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붉은 누워있는 여인’이 있게 한 ‘철조각’ 이었다. 시인의 눈에는 발밑에 구르는 낙엽도 한편의 시가 되듯, 조각가에게 있어 대수롭지 않은 철 조각이 명작을 낳게 하는 순간이었다. 탐바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재작년 러시아 국제 조각 심포지움에 참가했을 때 철공소에 버려진 작은 쇳조각 하나를 주웠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을 보는 순간 누워있는 사람을 연상하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이면 시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한번쯤 마음에 품었던 시 한 수 읊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 전국 규모의 시 낭송대회가 마련되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는 11월 19일 “제1회 한국시낭송총연합 전국 시낭송대회”가 서울 양천구 목동 해누리타운에서 열린다. “급박하게 변모하는 현대사회 일수록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한 줄의 시가 필요하고 그런 시를 가슴에 새겨 낭송함으로써 평안과 힐링의 세계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 시낭송 대회를 기획했으며 이를 통해 나라와 지역사회의 정서 함양에 기여코자 한다”는 취지로 열리는 이번 시 낭송대회는 푸짐한 상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한국시낭송총연합회(회장 임솔내 시인)이 주최하고 푸른시울림 콘서트가 후원하는 이번 시낭송 대회는 대상에 15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며 시 낭송가 인증서도 주어진다. 또한 금상 50만원, 은상 3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주어지며 동상과 장려상 등에게도 상금과 상장이 주어진다. 예선 접수기간은 10월 10일부터 10월 25일까지이며, 본선은 11월 19일(토)늦은 2시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해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몇 해 전 일본의 한 언론에서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가운데 “일본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물은 결과 ‘교토’가 단연 1위로 꼽힌 적이 있다. 교토 가운데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기요미즈데라(淸水寺)’라는 답이 나왔지만 기요미즈데라와 같은 문화유산 말고 무형의 문화유산을 꼽으라면 교토의 3대 마츠리를 꼽을 수 있다. 천년고도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祇園祭),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를 꼽는다. 오래된 순서로는 아오이마츠리 (서기 567년), 기온마츠리(서기 863년), 지다이마츠리(서기 1895년) 순으로 꼽을 수 있다. 성격으로 따지자면 아오이마츠리는 궁정에서 시작한 마츠리(국가의 제사 형식)로 볼 수 있고 기온마츠리(전염병 퇴치의 제사)는 서민층에서 향수하던 마츠리다. 그런가 하면 10월 22일에 열리는 지다이마츠리는 명치정부가 나라(奈良)에서 교토(京都)로 수도를 옮긴 것(헤이안 천도, 794년)을 기념하여 명치28년(1895)에 시작한 비교적 역사가 짧은 마츠리다. 명치정부는 교토 천도 당시의 간무왕(桓武天皇)을 모시기 위한 사당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2014년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에 이어 이번에 제2회 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30명의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합니다. 역사 속에 묻혀있는 불굴의 한국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시와 그림으로 배워 보지 않으시렵니까?” 이는 일본 고려박물관(관장, 히구치 유우지)에서 올 11월 2일부터 2017년 1월 29일까지 전시 예정인 “2016년 기획전 침략에 저항한 불굴의 조선여성들(侵略に抗う不屈の朝鮮女性たち)(2)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시 이윤옥 전단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기자는 지난 8월 22일, 도쿄에 있는고려박물관을 찾았다.고려박물관은 순수 시민단체로이곳에서는 2014년 1월 29일부터 3월 30일까지 제1회 시와 그림으로 보는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을 연바 있다. “1회 전시회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하루 평균 19명 정도가 전시회장을 찾았지요. 그러나 이곳 고려박물관이 있는 신오쿠보에는 몇 해 전부터 헤이트스피치(혐한주의)들이 활개를 치는 바람에 일본인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그때 인기를 끌었던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을 마련하고자합니다.” 뜻있는 시민들이 꾸려가는 고려박물관은 모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바야흐로 만산홍엽이 고운 계절이다. 우리나라의 단풍 명소를 꼽으라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9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설악산 대청봉 단풍을 시작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꼽는 사람들이 꽤많다. 그런가하면 같은 지리산이라해도 핏빛보다 붉다는 피아골 단풍도 곱기로 소문난 곳이다. 오죽하면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까? 같은 지리산이라 해도 뱀사골은 계곡과 단풍이 어우러진 곳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내장산 단풍은 호남 으뜸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또한 백암산 백양사 단풍, 협곡과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는 주왕산 단풍, "춘마곡 추갑사(봄에는 마곡계곡, 가을에는 갑사계곡)"라 일컬어질 만큼 계룡산 단풍도 아름답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떠할까? 명산이 많은 일본도 전국적으로 단풍명소가 즐비하지만 고색창연한 고찰들이 즐비한 교토의 경우는 절 경내에 심어놓은 수 천 그루의 단풍나무들이 오래된 고찰 분위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야후 제팬에서 조사한 2106년 교토 단풍 명소 순위 10위를 보면 모두 절과 신사(神社)에 집중되어있다. 그 가운데 1위는 단연코 천년고찰 기요미즈데라(清水寺)다. 일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스님의 물건》이란 책을 받았다. 책을 쓴 작가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수행자 열여섯 분의 스님을 대상으로 각각 내세울 만한 ‘물건’ 또는 의미 깊게 간직하고 있는 ‘물건’의 유래와 사연을 소개하면서 더불어 스님들의 수행 과정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대담으로 이뤄진 책이다. 책장을 넘기다가 서울 열린선원장(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법현스님의 ‘모든 불자들의 바람, 윤회금지’편에서 시선이 멈췄다. 법현스님의 물건은 ‘윤회금지’라고 쓴 도로표지판 모양의 물건이었다. 스님이 둥근 원형의 ‘윤회금지’ 표지판을 양 팔에 들고 어리석은 인간의 윤회에 대한 설명을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 하지만 정작 기자가 법현스님에 대한 글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것은 스님의 우리말 사랑에 관한 부분이었다. “법현스님은 각종 불교 의식의 한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0년에는 열린선원 자체적으로 《한글법요집》을 발간해 신도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라는 구절에 시선이 꼽힌 것이었다. 마침 한글날도 다가오고 있어 ‘옳다구나, 이거다’ 싶어 대뜸 열린선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스님과 대담을 하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