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지금 아키히토(明仁) 일왕(日王)의 ‘생전퇴위’ 문제를 놓고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생전퇴위(生前退位)란 말 그대로 죽기 전에 왕위를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역대 왕은 생전에 왕위를 물려준 예도 많고 상왕이 되어서도 정치에 관여한 왕도 있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명치 22년(1889)에 제정된 구황실전범과 등극령에서 규정하기를 왕위 계승은 왕의 죽음으로 계승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왔다. 따라서 생존 시에 퇴위는 불가능한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왕이 생전에 황태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생전퇴위’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향을 궁내청에 전했다는 사실이 7월 13일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왕은 수년 내에 퇴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일본 정부는 황실전범 개정의 필요성과 왕위 계승의 방법에 대한 검토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7월 14일 산케이뉴스에 따르면 궁내청은 헤세이 21년(2009)부터 고령인 일왕의 건강을 고려하여 일부 식전(式典)에서의 축사를 없애고 외국의 국빈 면회도 줄여 부담을 줄여왔다고 알려졌다. 올해의 경우, 5월에 일왕의 공무를 10건 정도 줄였다. 지난해 1년간 일왕의 공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상해의 7월은 서울 보다 무덥다. 지난 16일 상해 마당로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유적지에 들른 날도 찜통 같은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90여 년 전 이곳을 드나들며 독립운동에 여념이 없던 선열들을 떠올리다 보니 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상해 관광을 오던 항주나 인근 지역에 볼일을 보러 오던 임시정부청사 유적지는 이제 한국인들의 필수 코스처럼 되어버렸다. 임시정부청사 유적지야말로 고난에 찬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온 몸으로 말해주는 곳이 아니고 무엇이랴 싶었다. 임시정부청사 건물은 낡고 비좁았는데 삐거덕 거리는 청사 계단을 오르며 많은 상념에 젖어본다. 밀랍인형으로 만든 백범 김구 선생이 청사 2층 사무실에서 집무를 보는 모습이 마치 그때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만 같아 몇 번이고 다시 바라다보았다. 어디 백범 김구 선생뿐이겠는가. 이곳을 드나들던 숱한 독립지사들의 이름이 스쳐지나간다. 사실 이번에 상해를 찾은 것은 여성독립운동가 가운데 한분인 김윤경(金允經, 1911. 6.23~1945.10.10) 애국지사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서였다. 김윤경 애국지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 같은 고향인 황해도 안악(安岳) 출신으로 일찍이
[우리문화신문=상해 이윤옥 기자] 상해의 여름은 덥다. 게다가 습도가 높아 찜통더위 그 자체다. 무더워서 그런지 저녁이 되자 시민들이 외탄 황포강가로 가기 위해 번화가인 남경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마치 마라톤을 하기 위해 출발선에 선 것처럼 말이다. 상해 인구 3천만 명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어딜 가나 쏟아져 나온 인파로 가뜩이나 더운 도시가 푹푹 찌는 느낌이다. 북경에서는 천안문, 상해에서는 외탄의 야경을 안보면 제대로 못 보았다는 말처럼 동방명주를 비롯한 초고속 빌딩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푸동 지역의 빌딩군을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이 그만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마츠리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각종 마츠리(祭, matsuri, 축제)가 많다. 특히 그 가운데 7월 한 달 내내 하는 교토의 기온마츠리(祇園祭)는 가장 손꼽히는 마츠리다. 한 달 내내 한다지만 일반인들이 볼만한 날은 7월 17일의 가마행렬이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니(韓國)의 대사 이리지사주(伊利之使主)가 일본에 건너올 때 신라국 우두(牛頭)에 계시는 스사노미코토를 모시고 와 제사를 지낸 것이 그 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린 시절 할머니는 7월 7일을 칠석날이라고 알려주면서 하늘나라에 산다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음력 7월 7일이었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칠석잔치를 한다. 칠석을 일본말로는 다나바타라고 하는데 백화점이나 상점가는 물론이고 역전이나 동네 골목길까지 형형색색의 ‘칠석 장식’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칠석잔치의 유래는 《고사기, 712년》에 ‘다나바타(多那婆多)’라는 말로 소개된 것이 처음으로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부터 궁중에서 명절로 지냈으며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에 이르러 서민들도 칠석잔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전역에서 칠석잔치를 벌이지만 단연 으뜸인 곳은 센다이칠석잔치(仙台七夕祭)를 꼽을 수 있는데 공식적인 참여자만 203만 명(2013년 집계)에 이를 정도로 유명하다.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칠석잔치로는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의 쇼난히라츠카 칠석잔치(湘南ひらつか七夕祭)다. 칠석잔치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원종이인데 일본말로 단사쿠라고 하며 보통 5색으로 되어 있고 녹, 홍, 황, 백, 흑색은 음양오행설에 나오는 색이다. 원래는 이 종이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금 일본에는 수국꽃이 지천이다. 교토에서 토박이말로 평생 시를 쓰는 한밝 김리박 시인이 소박한 수국꽃 사진을 보내왔다. 문득 일본에 있을 때 길거리 아무데서나 흔히 마주쳤던 수국꽃 생각이 난다. 일본말로는 아지사이(紫陽花)라고 부르는 이 꽃은 6월이 한창 보기 좋아서 그런지 일본의 곳곳에서는 ‘아지사이 잔치’가 한창이다. 특히 절 경내에 잔뜩 심어둔 곳이 많은데 김리박 선생이 찍어 보내온 수국은 교토의 천년고찰 양곡사(요코쿠지, 楊谷寺)에 핀 꽃이다. 우리말의 수국이란 말은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로 이 뜻은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뜻으로 수구화에서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식물학자 박상진 교수는 말한다. 박 교수는 수국에 대한 재미난 일화도 소개하고 있는데 학명에 붙은 ‘otaksa’란 말에 대해 “18세기 초 서양의 문물이 동양으로 들어오면서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의사 겸 식물학자들은 앞다투어 동양으로 진출했다. 오늘날 학명에 식물이름을 붙인 명명자(命名者)로 흔히 만나게 되는 네덜란드인 주카르느(Zucarnii)는 당시 약관 28세의 나이에 식물조사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와 있다가 오타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나라시대(710-794)의 염직공예품으로 유명한 것 가운데 하나가 “천수국수장(天壽國繡帳)”이다. 국보로 지정된 천수국수장은 일본의 성덕태자가 622년에 죽은 뒤 명복을 빌기 위해 그의 비(妃)가 남편의 극락왕생을 염원하여 만든 것으로 성덕태자가 천수국(天壽國)에 있는 모습을 수장(繡帳, 수를 놓은 휘장)에 새긴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천수국수장의 밑그림을 그린 이들이 거의 고구려계 화가들이었다는 점이다. 7세기 무렵 고구려 출신 화가들은 일본에서 눈부신 활동을 펼치게 되는데 이는 본국의 세련된 불교미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승려이면서 법륭사 금당벽화를 그린 것으로 알려진 고구려 승려 담징 못지않은 인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가서일(加西溢)이다. 가서일은 성덕태자가 사망하자 극락왕생을 위한 천수국수장 제작 시에 밑그림을 그리는 화가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사실은 천수국수장 명문(銘文)에 이름이 남아 있어 당시의 정황을 알 수 있는데 당시 밑그림 작업에 참여한 화가들은 동한말현(東漢末賢), 고려가서일(高麗加西溢), 차한노가이기(叉漢奴加己利), 영자략부태구마(令者掠部秦久麻)와 같은 인물들인데 이 가운데 “고려가서일"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6월 19일은 일본의 아버지날(父の日)이다. 한국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한데 묶어 어버이날로 기리고 있지만 일본은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6월 19일을 아버지날로 기리고 있다. 어머니날은 카네이션꽃을 선물하며 아버지날은 노란 장미를 선물한다. 아버지날의 유래는 1909년 미국 워싱턴주에 사는 소노라 스마트돗트라는 여성이 교회 목사인 자기 아버지 생일인 6월에 예배를 드린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국의 아버지날이 일본에 알려진 것은 1950년대지만 일반인들이 아버지날로 기리게 된 것은 1980년대이다. 일본 “미니상식프레스(豆知識 PRESS)”에 따르면 일반인들 사이에 아버지날을 인식시키게 된 계기를 백화점의 판매 전략으로 보고 있다. 어머니 못지않게 아버지들이 가정을 위해 한 평생을 수고하는데 이날만이라도 아버지께 선물을 드리고 맛있는 식사라도 함께 하자는 취지가 먹혀들어 간 것이다. 한국의 빼빼로데이 같은 ‘~데이’가 상술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처럼 일본의 ‘아버지날’도 말하자면 백화점 판매 전략의 한 고리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지 6월 19일 아버지날을 앞둔 일본에서는 유달리 음식점 광고가 많다. 또한 인터넷상에서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보다 장마가 한 달 빠른 일본은 지금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장마철이 되면 유달리 눈에 띄는 꽃이 수국이다. 일본말로는 아지사이라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이 꽃을 한국인 보다 즐기는 것 같다. 이맘때만 되면 형형색색의 수국을 잔뜩 심어 놓은 공원을 소개하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 수국 천지가 된 삿테시의 곤겐도공원(權現堂公園) 사이타마현 삿테시(幸手市)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이다. 벚꽃의 명소로도 알려진 삿테시의 곤겐도공원(權現堂公園)에는 100종류의 수국 16,000 그루를 심어 놓았는데 무려 500미터에 이르는 꽃길이 장관이라고 한다. 이 꽃은 삿테곤겐도벚꽃 보존회 회원들이 벚꽃 계절이 지난 뒤에 감상할 꽃을 물색하다가 수국을 심기 시작하여 올해로 20년째 수국공원을 가꾸고 있다. 이 공원에서는 6월 4일부터 삿테 수국잔치를 열고 있는데 7월 3일까지 아름다운 수국을 볼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수국을 꺾어 선물로 줄 계획이라고 한다. 수국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은 또 있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수국이 활짝 펴 일본 최고의 꽃절로 알려진 천년고도 교토 이웃도시 우지시(宇治市)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당신은 큰 지진을 대비해서 (건물의 내진설계, 비상식품 준비 등) 얼만큼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야후제팬에서는 5월 18일부터 28일까지 지진대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57,999명 가운데 4.3%인 2,518명만 충분히 하고 있다고 답 했을 뿐 필요성을 느끼지만 준비는 하고 있지 않다(45%), 다소 준비를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47%)를 합하면 무려 92%에 이른다. 지진과 화산이 빈번한 일본에서 뜻밖에 지진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다. 하긴 건물의 내진 설계야 건축가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 일반 시민이 철저히 내진 설계를 하고 있다로 답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식료품 준비라는 것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을 위해 구비해 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기는 한다. 하지만 한국보다 지진이 많은 일본임에 견주어 지진대비 자세가 약간 느슨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 야후재팬의 지진대비 설문조사 도표,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은 4.3%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 설문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거의 무방비 상태일 지도 모른다.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