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친애하는 한국 혁명여성 여러분! 지난 30년간 이민족의 착취와 압박, 망국의 비통함이 우리에게 안겨준 고통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망국의 고통이 어찌 남자들만의 몫이겠습니까! 우리 한국여성이 겪은 고통과 아픔이 더욱 심했다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까? 구국의 책임이 어찌 남자들만의 몫이겠습니까! 우리 여성의 책임이 더 크고 중하다는 말에 이견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까? ▲ 방순희 애국지사 (5월의 독립운동가로 국가보훈처에서 뽑힘) 우리는 절대 우리 여성의 역량을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됩니다. 전 세계 20억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입니다. 우리 3천만 한국민족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 아닙니까? 남녀의 역량을 합하여 각기 맡은바 직분과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세계, 진선진미의 한국을 건설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방순희 선생이 집행위원장으로 활약한 한국혁명여성동맹 창립(1940. 6. 16) 선언서 중에서> 방순희 애국지사는 국운이 기울어 가던 1904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일찍이 경성으로 상경하여 정신여학교(貞信女學校)에 입학하였다. 정신여학교는 당시에 기독교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무등산 소녀회로 왜경을 떨게 한 박옥련 이윤옥 무등산 푸른 정기 누천년 흐르는 땅 청운의 꿈동산에 어린 소녀 불러 모아 아픈 조국의 상처 매만지며 민족의 새살 돋게 한 임이시여 꿈 많은 열여섯 소녀 차디찬 감옥에서 모진 박해 견디며 독립의 끈 놓지 않았던 임은 티 없이 맑고 강한 소녀였어라 ▲ 증손자와 다정한 한때(증손녀 한서인, 규일과 1997년 2월 8일 설날) 박옥련(朴玉連, 1914.12.12~ 2004.11.21)애국지사 형님이 돌아가시고 제가 어머니를 4년간 모셨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앓아누우시지 않고 잠자듯이 운명하셨습니다. 제가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고 해요 박옥련 애국지사의 차남 한상철(79살) 씨는 고양시 중산마을 집으로 찾아간 글쓴이에게 이렇게 운을 떼었다. 어머니는 독립운동에 대해 그다지 많은 말씀은 안 해주셨습니다. 다만 감옥에 끌려가셔서 고통을 받으셨다는 말씀은 조금 하셨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회상하는 아드님의 모습은 꾸미지 않은 겸손함 그 자체였다. 박옥련 애국지사를 살아생전 뵙지는 못했지만 왠지 당신을 많이 닮은 아드님을 뵙는 순간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슬슬 한국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올해는 세월호 참극으로 인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고 어린이날 행사도 마찬가지라는 소식이다. 축소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 해도 딱히 한국의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잉어날리기를 한다. 살아있는 잉어를 날리는 게 아니라 비닐 따위로 만든 형형색색의 잉어를 날리는 것으로 이를 고이노보리(鯉のぼり)라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하고많은 물고기 가운데 잉어모양일까? 이는 중국 후한서(後漢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중국인들은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 일본에서 고이노보리는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된 단오풍습으로 음력 5월 5일 무렵 사내아이의 출세를 기원하여 집안 마당에 높은 막대기를 세우고 거기에 길게 늘어뜨린 모형잉어 장식을 달아 둔 것이 그 유래다. 물론 지금은 양력 5월 5일에 이 행사를 하지만 일본에서의 입신출세란 아무
▲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이란 주제를 특집으로 한 부인통신 2014년 5월호 표지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일본부인단체연합회(日本婦人団体連合会, 1953년 설립)에서 매달 나오는 부인통신, 통권 666호이란 잡지가 있는데 이 잡지 5월호에는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 주제로 3편의 글이 실려있다. 그 가운데 한편이 미국에서 바라다 본 아베정권이라는 글로 다케우치 마야(竹内マヤ) 뉴욕 주재 자유기고가(프리라이터)의 글이다. 다케우치 씨가 소개하는 미국 내에서의 아베정권에 대한 분위기는 자못 싸늘하다. 2회에 걸쳐 다케우치 씨의 글을 소개하는데 이번이 2회째다. 원문은 일본어이며 번역은 글쓴이가 맡았다. 아베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를 보자. 워싱턴 포스트(2014.2.12사설)는 일본이 세계 속에서 앞으로 나가는데 있어서 아베 씨의 국가주의, 특히 역사수정주의의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4월 국회에서 아베 씨가 역사인식에 관해 말하길,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나 국제적으로 정리된바 없다. 이는 국가에 따라 어떤 입장에서 보는 가에 따라 다르다라고 한 말을 들어 이러한
[그린경제/ 얼레빗 = 이윤옥 기자] 군자금 모아 광복 꽃피운 한영신 이윤옥 한 땀 한 땀 자수 놓아 수예품 만들며 다진 마음 은비녀 빼고 머리카락 잘라 독립의 꿈을 키우던 마음 여자들이 움직여야 산다 여자들이 움직여야 산다 독려하며 앞장서서 구국의 횃불을 높이 든 이여 임이 모은 군자금 독립의 밑거름 되어 고귀한 광복의 꽃으로 피어났어라 한영신(韓永信,1887. 7.22 ~ 1969.2.20) 평북 신의주사람으로 1919년 6월 평양에서 김용복 김보원 김신희 등 장로파 부인 신도들과 함께 애국부인회를 조직하고 이 부인회 회장으로 활약하였다. 평양 장대현 예배당에서 결성된 애국부인회는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위하여 군자금 모집 및 임시정부의 선전활동 등을 전개하는 한편 평안도일대의 장로파 교인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해 나갔다. 이때 그는 일경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하여 노파로 변장하여 군자금을 모집하였다. 이 무렵 평양에서는 장로파를 중심한 애국부인회 외에도 감리파를 중심으로 생겨난 애국부인회가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들 양파의 여성조직들은 합동을 모색하여 1919년 11월 대한애국부인회(大韓愛國婦人會)로 통합하였는데, 이때 한영신 애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 방문을 마쳤다. 한국 방문 중에 (위안부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This was a terrible and egregious violation of human rights)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침이다. 이러한 발언을 놓고 국내 언론 일부에서는 일제의 과거사 왜곡 논란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한일 관계와 관련한 적절한 지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입장과는 약간이 온도차가 있다고 하는 쪽도 있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건너와 곧바로 위안부 문제를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 침해라고 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여론이 뒷받침 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정황을 알리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 한국에 온 미국 오바마 대통령 일본부인단체연합회(日本婦人団体連合会, 1953년 설립)에서 매달 나오는 부인통신, 통권 666호이란 잡지가 있는데 이 잡지 5월호에는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 주제로 3편의 글이 실려있다. 그 가운데 한편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100년 편지에 대하여..... 100년 편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입니다. 내가 안중근의사에게 편지를 쓰거나 내가 김구가 되어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역사와 상상이 조우하고 회동하는 100년 편지는 편지이자 편지로 쓰는 칼럼입니다. 100년 편지는 2010년 4월 13일에 시작해서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100년 편지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매주 화요일 100년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문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02-3210-0411 당당한 독립군으로 신(身)을 탄연포우(彈煙砲雨) 중에 투하야 반만년 역사를 광영케 하며, 국토를 회복하야 자손만대에 행복을 여(與)함이 아(我) 독립군의 목적이오, 또한 민족을 위하는 본의(本意)라. - 대한독립군 유고문(諭告文), 1919년 12월 제6회 독립정신 답사단원으로 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하다가도 새롭게 접하는 모든 것들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대학생이 촌음을 다투어가며 오늘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어제 도쿄 고려박물관 조선여성사연구회 회원들이 한국을 찾았다. 바쁜 일정 가운데 경동시장을 보고 싶어해서 함께 다녀왔다. 시장 안에 들어서니 수북하게 쌓인 인삼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에 있을 때 지인에게 삼계탕을 만들어 주려고 인삼 한 뿌리를 사기 위해 동경 시내를 다 뒤지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고도 결국 사지 못하고 요코하마까지 가서 말라비틀어진 인삼 한 뿌리를 사고 감격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정이 그러하니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인삼이 일본인 눈에 신기하기도 할 것이다. 인삼만 흔한 게 아니다. 가게마다 수북한 생삼과 산마, 칡뿌리를 비롯하여 구기자, 오미자, 하수오, 민들레, 옥수수수염 따위는 물론이고 말린 지네 묶음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을 둘러본 와타나베 씨 일행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준의 후손들이라 그럴까? 한방의료나 한약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과 달리 한국인은 별의별 것을 다 약재로 쓴다. 약재뿐만이 아니라 차만 해도 그렇다. 뽕나무 잎이나 감나무 같은 과일나무의 잎사귀는 물론이고 대추차, 생강차, 둥굴레 차 등 셀 수 없는 재료를 차로 만들어 마신다. 와타나베 씨 일행은 이 가게 저 가게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일본 부인통신은 일본부인단체연합회(日本婦人団体連合会, 1953년 설립)는 반세기에 걸쳐 평화와 민주주의,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일본의 많은 단체와 연대하여 활동하는 유서깊은 여성 단체이다.월간 『부인통신,婦人通信』은 이 단체가 발행하는 잡지로 기자는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 주제로 5월호에 집필을 의뢰 받아 다음과 같은 글을 실었다. 원문은 일본어다.- 배가 고파요 어머니 보고 싶소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께 편지를 보냈지 / 고향으로부터보내온 쌀가루 /보따리 풀어서 쌀가루 받아들고 /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불러봤네 / 감독 놈 겁이 나서 숨죽여 불러봤네 이 노래는 일본 큐슈 치쿠호(筑豊) 탄광지역의 호슈(豊州) 탄광에서 일하던 조선인 노동자들이 갱벽에 써놓은 노래다. 아니 피맺힌 절규다. 나는 4년 전 곧 2010년 8월 29일 국치(國恥, 한국에서는 1910년 8월29일 한일병합의 날을 그렇게 부름) 100년을 맞아 45명의 역사교사들을 인솔하고 조전인 강제징용의 현장인 큐슈 탄광일대와 교토의 단바망간 탄광지역, 교토비행장 건설에 동원 되었던 조선인 집단 거주 지역 우토로 그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육아일기 쓰며 독립의 횃불 든 최선화 이윤옥 중일 전쟁 쏟아지는 포탄 속 숨어든 방공호에서 철없이 보채는 아이 보듬으며 가슴 졸였지 나라 잃고 동굴 집 삼아 떠돌던 통한의 세월 사랑스런 아이들이 장차 살아갈 나라 기필코 되찾으리라 굳은 각오 새기며 상해에서 중경까지 칠천 리 고단한 길 이 악물고 광복의 그날까지 뛰고 또 뛴 항일투사여 ▲ 최선화 ․ 양우조 부부 독립운동가(1937.3.22 사진 독립기념관 제공) 최선화(崔善嬅, 1911. 6.20 ~ 2003.4.19) 아침 열시쯤 되어 공습경보가 울렸다. 유주의 하북은 유주시(柳州市)였고 하남은 새로 개척하고 있는 지대라 가옥과 상점이 별로 많지 않았다. 유주시를 북으로 하고 흘러가고 있는 강의 남쪽엔 병풍 모양으로 길게 산이 연결되어 있는데 천연동굴이 99개나 뚫려 있다고 한다. 이곳이 임시 방공호로 이용되고 있는 굴이다. 하지만 이 천연동굴의 단점은 입구에 작탄을 맞으면 그대로 무덤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공습이 울리고 나면 피난민들에겐 다른 선택이 없었다. (가운데 줄임) 동굴에 들어가자마자 일본 비행기가 작탄을 수없이 떨어뜨리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