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이윤옥 기자] 빗창으로 다구찌 도지사 혼쭐낸 제주 해녀 부춘화 이윤옥 ▲ 부춘화 시화 (그림 이무성 화백) 물질하던 옷 벗어 말리며 가슴 저 밑바닥 속 한 줌 한을 꺼내 말리던 불턱에 겨울바람이 일고 있오 비바람 눈보라 치는 날 무자맥질 숨비소리 내뱉으며 거친 바닷속 헤매며 따 올린 처녀의 꿈 짓밟고 착취하며 검은 마수의 손 뻗치려던 도지사 다구찌 놈 보란 듯이 빗창으로 혼쭐내던 세화리 장터의 억척 여인이여! 그대의 분노로 저들의 야수는 꺾이었고 그대의 피흘림으로 조국 광복은 한발 앞서 이뤄졌나니 평화의 섬 제주를 찾는 이들이여! 세화민속오일장 한 접시 회 마주하고 부디 말해주소 해녀 부춘화의 간담 서늘한 애국 이야기를! *불턱: 해녀들이 물 밖으로 나와서 모닥불을 지피고 젖은 옷을 말리는 곳 *숨비소리: 해녀들이 작업하다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호오이하며 길게 내쉬는 숨소리 *빗창: 전복채취 때 쓰는 쇠갈고리(아래 사진) 부춘화(夫春花, 1908.4.6-1995. 2.24) 일제 강점기에 한반도에서 전개되었던 항일운동 가운데 여성운동과 어민투쟁의 측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던 해녀 항일운동사건의 주동자인 부춘화 여사는 19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전국적으로 12,000개의 말사를 거느린 텐망궁(天満宮)신앙은 교토시의 기타노텐만궁(北野天満宮)과 후쿠오카의 다자이후텐만궁(太宰府天満宮)이 서로 경쟁하듯 그 유명세를 다투고 있는데 교토에서는 기타노텐만궁(北野天満宮)이 총본사라고 하고 후쿠오카에서는 다자이후(大宰府天満宮) 텐망궁이 스스로를 총본사라고 한다. 총본사란 원래 한 곳을 말하는 것일 텐데 양쪽이 모두 총본사라고 하면 대관절 그 기준이 규모로 말하는 것인지 역사로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후쿠오카의 경우는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교토에서 좌천되어 억울한 심정으로 죽어간 곳에 세운 사당이고 교토는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대활약 하던 곳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 일본 전국에 퍼져 있는 학문의 신 스가와라를 모시는 사당 군마현, 가가와현. 도치기현, 야마구치현의 텐망궁신사(시계방향) 서로 총본사라 하는 것은 그만큼 스가와라를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총본사라는 타이틀로 참배객이나 수험생을 한 명이라도 더 끌고 싶은 욕심도 현실적으로 있을 테니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총칼이 두렵지 않던 전주 기전의 딸 김공순 이윤옥 황후를 시해하고 고종을 독살한 검은 마수 더 이상 참지 못해 남문 밖서 성난 파도처럼 흰 소복에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뛰쳐나온 기전의 어린 처녀들 총칼의 무단 조치 굴하지 않고 피로써 만든 태극기 목숨 걸고 흔들며 저항할 때 비수에 맞은 심장 솟구치는 붉은 피에 널뛰던 가슴 가슴 최후의 1인까지 광복의 그날 위해 뭉치리라 외치던 기전 어린 처녀의 절규 비사벌 너른 들에 울려 퍼졌네. ▲ 전주 기전여학교 후배들의 3.1절 독립만세재현 모습 김공순(金恭順, 1901. 8. 5 ~ 1988. 2. 4)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 기전여학교(紀全女學校) 재학 중 1919년 3월 13일 전주면(全州面) 남문 밖 시장부근에서 수백 명의 군중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항일시위운동을 전개하였다. 서울에서의 만세운동 소식이 전주에 전해진 것은 3월 1일 오전 천도교 교구실에 독립선언서 1천여 장이 전달되면서였다. 그리하여 천도교 전주교구에서는 기독교 쪽과 연락하여 만세운동의 계획을 추진해 가던 중 선언서의 배포가 일경에 사전 탐지되는 일이 있었으나, 이러한 상황임에도 만세운동의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 사람들이 생선을 좋아하는 것은 섬나라라는 지리적인 까닭도 작용하겠지만 하고 많은 물고기 가운데 유달리 대접을 받는 생선이 있는데 다름 아닌 도미가 그 녀석이다. 일본말로 도미는 타이라고 하는데 이 생선이 특급 대우를 받는 것은 순전히 그 이름 때문이다. 이름이 어쨋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겠지만 그 까닭을 설명하려면 일본말로 고맙다 또는 축하한다라는 말을 알아야 이해가 갈 것이다. 아리가타이(고맙다), 메데타이(축하한다)에 타이라는 발음이 들어가는 바람에 타이(도미) 란 녀석은 별 노력 없이 귀한 생선 취급을 받으니 되게 운도 좋은 녀석이다. 도미라는 생선은 칠복신(七福神) 신앙에서 상업번성을 관장하는 에비스신(惠比壽神)의 낚시 줄을 타고 있는가 하면 신도(神道)에서도 귀한 몸이다.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에서도 도미는 빼놓을 수 없는 물고기다. 그것뿐인가! 각종 선거에서 입후보자가 당선되면 생중계 텔레비전 보도에서 종종 퍼덕거리고 있는 큼지막한 도미를 당선자가 높이 치켜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래서 도미는 일본인들에게 거의 신앙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식용으로도 일찌감치 사랑받아서인지 유적지에서 도미 뼈가 발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다섯 살에 와카(일본 고유의 시)를 짓고 열 살부터 한시를 척척 짓던 신동! 일본사람들이 말하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845~903)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스가와라를 가리켜 인간에서 신이 된 분이며 텐만궁의 천신(天神), 학문의 신, 문화의 신으로 영원히 일본인의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참으로 훌륭한 분이다. 인간에서 신이 된 사람은 일본 천황 외엔 감히 넘볼 수 없는 말이지만 스가와라에게만은 예외다. 살아있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신이라는 뜻의 현인신(現人神, 또는 現御神) 사상은 세계 2차대전에서 패전을 맞기 전까지 천황에 대한 일본 국민의 극존칭이었다. ▲ 일본 전국의 텐만궁 신사 앞에는 주인공 스가와라 미치자네와 관련이 깊은 검은 황소상이 있다 그러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맞고 항복한 히로히토왕은 이른바 인간선언을 통해 자신은 신(神)이 아님을 만천하에 고하고 평범한 인간으로 내려와 시민들과 악수하고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등 인간세계에서 살다가 간 사람이다. 천황도 신이 아니고 인간이 되어버리는 판에 유일하게 명신(名神)이 되어 일본 전역에서 떠받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신사참배를 끝내 거부한 마산의 잔다르크 김두석 이윤옥 배달겨레 단군의 나라 그 자손들 오순도순 사는 곳에 늑대 탈 뒤집어쓴 왜놈 나타나 아마테라스 천조대신 믿으라 고래고래 소리 내지르며 조선 천지에 신사를 만들더니 고개 조아려 모시지 않는다고 잡아 가두길 벌써 여러 해 제 조상 귀하면 남의 조상도 귀한 법 목숨은 내놓아도 조상신은 못 바꾼다 번번이 호통 치매 돌아 온건 감옥소 차디찬 철창신세 학교도 쫓겨나고 직장도 없이 늙은 어머니 굶주려도 홀로 정한 양심의 서릿발 추호의 흔들림 없이지켜낸 신사참배 거부 민족 자존심 높은 마산의 잔다르크 그의 공적 돌비석에 없지만 그 이름 석 자 속엔 이미 북두(北斗)의 우뚝함 새겨져 있어 천추에 기억되리 그 곧은 절개. ▲ 일제는 전국에 신사를 만들어 참배토록 했으며 거부하는 자들을 투옥시켰다. ①강원신사, ②대전신사, ③원산신사, ④인천신사, ⑤마산신사, ⑥용두산신사 김두석 애국지사 (金斗石, 1915.11.17-2004.1.7) 우리는 아침 궁성요배로부터 정오묵도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정면충돌하였다. 다른 죄수들은 규칙에 따라 아침 시간에는 일어나 동쪽을 향하여 일본 천황에게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충청남도 천안군 입장면 직산금광주식회사는 영업기한이 만기된 인부들을 전부 해고 시켰다. 그런데 해고 월급을 차등 지불하여 이에 격분한 인부 중 십여 명의 직공들이 지배인 사택으로 가서 항의하다가 싸움이 붙었다. 이에 해당 주재소에서는 인근 주재소까지 응원을 요청하여 인부들을 해산 시켰는데 지배인 월손 씨는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이는 동아일보 1928년 8월 4일 치 기사로 지배인과 인부 사이의 다툼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쓰고 있는 지배인이라는 말은 일본말에서 건너 온 말이다. ▲ 동아일보 1928.8.4 지배인이라는 말이 더 일찍 쓰인 예는 순종 1년(1908년) 8월 28일 기록이다. 이 기록에 보면, 통감부통신사무관(統監府通信事務官) 후카노한조 (深野半藏)를 특별히 훈(勳) 3등에 서훈하고, 태극장(太極章)을 하사하였으며, 독일국(獨逸國) 세창양행(世昌洋行) 지배인(支配人) 가루우오루데루를 특별히 훈 3등에 서훈하고 팔괘장(八卦章)을 하사하였다.고 나와 있다. 1908년이면 1905년 을사늑약 후 3년째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시기이다. 지배인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지배인(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이제 곧 계사년 뱀띠 해는 가고 갑오년 말띠 해가 온다. 저물어가는 길목의 일본 분위기는 어떨까? 아직 12월 초라 연말 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그래도 길거리나 슈퍼에 가보면 슬슬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후쿠오카 도심 빌딩에도 망년회(忘年會)니 망신년회(忘新年會) 같은 펼침막과 선간판이 내걸리는 것을 보니 올 한 해도 다 갔구나 싶다. 뿐만 아니라 저녁 시간이 지나 밤 9시 무렵 상점가 술집 앞에는 망년회를 마친 것인지 십여 명씩 방금 술집에서 나온 홍조 띈 얼굴의 사람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 술집마다 망신년회(忘新年會) 같은 펼침막을 내걸었다. 어디에나 사람 사는 곳에는 비슷한 정경이지만 특히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연말연시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장식문화이다. 지난 주말 후쿠오카에서 2시간 여 거리인 오이타(大分)에 갔을 때 들린 슈퍼에도 일본만의 독특한 연말연시 분위기를 물씬 느끼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먼저 슈퍼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시메카자리(注連飾り)다. 시메카자리는 보통 1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집 대문에 달며 다가올 한해의 액운을 막고 새해 복을 비는 뜻을 담고 있
[그린경제/얼레빗= 후쿠오카 이윤옥 기자] 야구모신사(八雲神社)가 있는 이마주쿠(今宿)는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12월 초 날씨라면 한국은 좀 쌀쌀할 텐데 후쿠오카는 푸근했다. 마치 한국의 늦가을처럼 하늘은 높고 푸른데다가 야구모신사로 가기 위해 내린 이마주쿠 역은 조용한 시골역으로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후쿠오카 시내 텐진지하철 역에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마주쿠 역에서도 택시로 10여분 가야 하는 곳에 야구모신사는 마을 한켠에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일본의 저명한 고고학자인 오쿠노마사오(奧野正男)씨가 밝힌 후쿠오카에 있는 고대 한국 관련 신사 12곳 가운데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이 야구모신사였다. ▲ 낡고 허름한 본전에서 마을 주민이 참배를 하고 있다 사실 드넓은 후쿠오카 땅 이곳저곳에 산재해있는 고대 한국 관련 신사를 짧은 시간 내에 모두 돌아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교통편이 아주 불편하다는 점이다. 야구모신사보다도 먼저 염두에 두었던 신사는 시마쵸 노기타(志摩町 野北)에 있는 스가신사(須賀神社)였으나 이마주쿠 역에서 1시간에 1대씩 버스가 있는데다가 주말에는 그나마도 서너 시간에 1대꼴이라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야
[그린경제/얼레빗=후쿠오카 이윤옥 기자] 일본은 지금 특정비빌보호법 통과에 대해 시끄럽다.일본 마이니찌신문 12월 8일 치 독자투고에 실린 일본 국민의 목소리를 번역해서 올린다. (이윤옥) 왜 지금 특정비빌보호법인가? 간호학생 사이토 아이꼬(斎藤 愛子, 29, 가나가와현 오이소정) 왜 지금 특별보호법인가? 놀라운 것은 국민에게 묻는 자세랑 (이 법에 대한) 목적을 설명 하지 않고 며칠 내로 강행 통과한 점이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었는가? 이 법률로 우리들의 일상이 감시된다. 정부는 문제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라고 하지만 그런 것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에 맞게 해석해서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봉쇄하려는 것은 아닌가? 국민은 그것을 두려워하여 자유로운 표현을 못할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급속한 결정과 사회를 감시하려고 하는 자세에 많은 국민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옛날 기억을 더듬어서 이미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느끼는 사람도 많다. 아베 씨 당신도 공부한 사람이니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잘 알 것이오. 당신의 두뇌랑 수완을 살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 않소. 일본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주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