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이윤옥기자] 홍천에 갔을 때 들른 화장실이다. 최근에 지었는지아주 예쁘고 깔끔했다. 그런데 화장실 입구에 걸린 말이 예쁘지 않다. 요즈음 사람들은 공공 시설도 깨끗이 쓸줄 안다.그 정도 국민의식은 벌써 오래된 일이다. 문제는 화장실을 만들어 놓고 이용자들을 아주 형편 없는 사람으로 취급, 협박하는 공공기관이다. 화장실 앞에 경고문으로 이용자들을 겁주고, 불쾌하기 보다는 예쁜 우리말로 써두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이렇게 말이다. 깨끗이, 아름답게, 내 집처럼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여러분이라면 아래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공사연혁을 애쓰신분들이라고 알기 쉬운 한글로 예쁘게 쓴 안내판 ▲ 동대입구역 홈 벽면에 붙어 있는 공사연혁 안내판(공사구간은 충무로에서 장충동) ▲ 구파발역 홈 벽면에 붙어 있는 공사연혁 안내판(공사구간은 지축리에서 구파발) 안내판을 붙일 때는 이것을 볼 사람들이 누군가를생각하고 써 붙이는 배려의 마음이 아쉽다. 건설공사를 한 사람들의 기념물이라면 별도의 장소에 기념물을 세우거나 공사의 전말을적은 '보고서'로 족하지 않을까 ? 구태여 공사를 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주고 싶다면 알기쉬운 우리말로 써도 될터인데... 공사연혁(工事沿革, こうじえんかく) 을 비롯해 마치 일본 철도공사현장 표기를 보는 듯하다. 올해는 세종임금이한글을 만든지 567돌이다. 제나라 글자를 놔두고 아직도 한자를 공공시설 표기에 앞세우는 것은왜일까?
[그린경제=이윤옥문화전문기자] “몸뻬를 이 년 전에 시누이가 하나 사주면서 배추농사할 때 입고 같이 하자는 걸 쳐박아 두었다. 며칠 전에 꺼내서 입기 시작했다. 몸뻬란 일본말이지 싶다.막입는 바지, 허드렛바지를 가리키는 말 같지만 나는 왠지 몸뻬라는 말이 정겹다.” -다음- 몸뻬라는 말의 향수에 젖어있는 어느 누리꾼의 글이다. 정겹고 편한 말이라 그냥 쓰겠다면 말릴 사람은 없다. 사실 몸뻬처럼 편한 바지도 없다. 외할머니는 역시 몸뻬가 편하다며 딸들이 사다 준 좋은 치마를 마다하고 시장에서 알록달록한 몸뻬를 즐겨 입곤 하셨다. ▲ 일상복이 된 시골 아주머니들의 몸뻬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몸뻬(←<일>monpe) : 여자들이 일할 때 입는 바지의 하나. 일본에서 들어온 옷으로 통이 넓고 발목을 묶게 되어 있다. ‘왜 바지’, ‘일 바지’로 순화”라고 되어 있다. 허드레 바지로 즐겨 입는 몸뻬는 겨울철이면 누비로 된 것도 있는데 따숩고 싼 것이 장점이다. 우리네 고쟁이와 빼닮은 몸뻬는 펑퍼짐하다가 밑에 내려가면 조붓해지는 것이 영락없는 고쟁이다. 그런데 일본여자들은 그걸 겉옷으로 입고 조선여자들은 안에다 입었다. 그러던 것이 일본 몸뻬가 들어오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얼굴 생김새로 보면 일본인과 한국인 그리고 중국인은 그 차이를 알 수 없다는 서양인들이 있습니다. 한국인인 저 역시 이 세 나라 사람들의 얼굴 구분이 안 되는 때가 있는데 서양인들이 이 세 나라 사람을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이 두 나라 사람을 얼굴만으로 국적을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 할 것입니다. 외모에서 오는 친근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본인 가운데는 유달리 형제자매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에노미야코(上野都) 시인도 그 가운데 한분입니다. 요즈음 저는 그분을 미야코 언니라고 부릅니다. 친언니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인 저보다 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피붙이처럼 느끼게 된 것은 미야코 언니가 쓴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를 읽고 부터입니다. 미야코 언니는 2002년에 나온 《바다를 잇는 소금물, 海をつなぐ潮》이라는 시집에서 황애시덕, 황신덕, 김마리아, 유관순 등의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시를 써서 일본 언론에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 미야코 시인의 새 시집 《땅을 도는 것、地を巡るもの》표지, 미야코 씨 모습 한국일보 2013년 3월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더덕은 몸에 좋은 먹거리이다. 도라지도 그렇다. 요즈음은 베껴서 파는 게 많지만 누래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약을 뿌린다는 소문이 있다. 아니길 바란다. 가장 좋은 것은 껍질채 사다 베껴서 요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덕이나 도라지는 까는 데 시간이 걸린다. 바쁜 주부들이 해먹기 어렵다. 그래서 안깐 상태로 파는 더덕을 파는데 이를 피더덕이라 써놓았다.그렇다고 피(皮)를 피(血)로 생각할 사람은 없겠지만깐 더덕은 깐더덕이라하고껍질채 있는 더덕은 그냥 더덕이라 하는 게 정서상 예쁠듯 하다. 땅콩도 피땅콩이라고 적어서 팔던데 이것도 차라리 깐땅콩과 땅콩으로 구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사실 눈이 있는 사람들은 깐땅콩인지 껍질채 붙어 있는 땅콩인지 알기에 피땅콩이니 피더덕이라고 써둘 필요는 없다. 사족일뿐이다.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안녕하세요. 저희 곤충농장에 새로 아래와 같은 생물이 입하되었습니다. 1.그린보틀블루 유체 2. 베네쥬엘라 선타이거 유체 3. 차이니즈 엘로우렉 센티패드 4. 셀먼핑크버드이터 유체(소) 일단 새로 들어온 파충류 종류를 안내해드렸습니다. 이외에 새로운 생물들이 조만간 더 입하될 예정이니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위의 종들은 이틀에 걸쳐서 쇼핑몰에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다음- 이름도 생소한 이런 생물들을 입하해서 무엇에 쓰려나 모르겠다. 듣도 보도 못한 곤충이름을 보자니 예전에 일본의 한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개그맨 등 대여섯 명의 출연진이 리포터가 찍어온 희한한 생물을 키우는 집을 소개하는 화면을 보면서 키득거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원숭이, 이구아나, 장수하늘소.. 같은 것은 그래도 양반이다. 리포터는 호들갑을 떨며 그 집을 샅샅이 비춰주는데 그날은 30대 독신녀 자취집이 화면 가득히 나오고 있었다. 이 여자는 혼자 살면서 방 가득히 뱀통을 들여다 놓고 희귀한 뱀을 키우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월급을 받으면 뱀을 사들인다고 했다. 그러하듯이 위 예문의 수입생물들 역시 국내의 희귀생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팔려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중국 대륙 여자 광복군 맏언니 오광심 이윤옥 대륙의 찬바람 속 광복이 무엇이드냐 변절자의 방화로 심한 화상입고 바위굴 숨어들 때 놀란 박쥐들 퍼덕이며 날아갔었지 어제는 유화현 삼원포 민족교육 겨레 혼 심고 오늘은 눈보라 속 독립군 행진에 앞장선 이여 북녕 철로 산해관 넘어 북만주 땅 찾아가는 길 철통같은 일본군 수비대 따돌리고자 중국인 아낙으로 변장이야 했다지만 품속의 비밀문서 들킬까 통째로 외워버린 지략 만주에서 불호령 치던 유격대 출신 높은 기개 안휘성 부양에서 지하공작 선봉장 되어 열대여섯살 어린 독립군 보듬으며 광복군 후예 길러 낸 자상한 맏언니 해방된 조국에서 금의환향 바란 바 없지만 대륙을 호령하던 열혈 독립투사 빛 찾은 고국에서 갈 곳 없어 떠돌다 차디찬 골방에서 숨져갈 줄이야. ▲ 부부 독립운동가 오광심, 김학규 애국지사 오광심(吳光心, 1910.3.15~1976.4.7)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남편 김학규와 함께 부부 독립운동가이다. 특히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막강해진 군사력을 피해 만주벌에서 악전고투하던 한국 독립군들은 활동 근거지를 점차 중국 관내로 이동해야만 했는데이때 김학규와 오광심 애국지사는 독립군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가) 참! 처량도 하지 민주당. 잠시 수꼴들 트윗 보니까 거기서도 까이고, 진보적 시각이 다수인 내 탐라인에서도 줄창 까이네. 대선에서 석패한 야당의 길이란게 서럽고 거친 길일거라는건 예상했지만 사후 의원들의 행태는 선거에 진 사람들 같지 않아.완전 귀족들. -다음- (나) 이영표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센추리링크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애틀 선더스와 원정 경기서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소속팀은 아쉽게 2-3으로 석패했다 -다음- 위 예문 (가)(나)에서 보듯이 석패란 말은 거의 선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약속 하듯이 쓰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하고 스포츠 경기에서 패배하는 사람들의 심정이야 분함 그 자체겠지만이러한 분함을 표현하는 석패라는 말은 예전에 쓰지 않던 말이다. ▲ 석패라는 말을 많이 쓰는 스포츠 경기 그도 그럴 것이 왕조시대에는 선거가 있을 리 없었고 오늘날 열광하는 각종 스포츠도 한국에 들어 온지 1세기도 채 안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석패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이겨서 안타깝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 말을 쓰는 사람이 누구 편에 서서 하는 말인지 바로 알 수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에-에- 에헤이야 에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반넘어 늙었으니 다시 젊기는 꽃집이 앵도라젔다 엣다 좋구나 오초동남 너른물에 오고가는 상고선은 순풍에 돛을달고 북을 두리둥실 울리면서 어기여차 닻 감는 소리 원포귀범이 에헤라 이 아니란 말까 에-에 - 에헤이야 에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널과 날과 닻이나 감어라 줄을 당기어라 물 때가 막 늦어간다 엣타 좋구나 ▲ 청풍명월의 연자매 설명에 곡식을 도정하는 도구라고 써 놓았다. 신나는 방아타령 한 곡을 듣고 나면 신명이 절로난다. 힘든 방아를 찧으면서도 결코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노래로 이겨낸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 방아타령에서 느껴진다. 봄에 모를 심고 여름에 김매고 피를 뽑아 가을에 걷어 들이면 이번에는 방아를 찧어야 밥상에 비로소 한 그릇의 밥으로 올라온다. 여간한 정성이 아니다. 청풍명월의 고장 충주에 가면 댐 수몰로 사라질 뻔 한 기와집들을 복원해둔 곳이 있다. 옛 한옥과 먼발치의 댐 경치가 어우러져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한곳에 한옥과 초가집 그리고 예전에 쓰던 연자방아 등을 전시하고 있어 구경하다가 연자방아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 글자가 있으니 바
▲ ≪ 안동 부포마을≫ 책 표지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어이할고 어이할고 / 우리 엄마 가여워서 / 이 일을 어이할고 / 오매불망 자식 걱정 / 일생을 보냈으니 / 불효한 이 여식도 / 그 중에 하날 진대 / 여식이라 핑계대고 자식도리 못했어요.... 이는 모란댁 딸 재숙이가 어머니 소상 때 지능 제문 이라는 글입니다. 모란댁 재숙 씨를 만난 것은 지난 6월 9일 서울 성수동의 한 음식점에서였습니다. 이날 모임에 저를 불러 준 분은 부라보(浮羅報) 2호를 만든 발행인 이원정 선생님이었습니다. 부라보의 부라(浮羅)는 지금 안동댐으로 수몰된 안동 부포(浮浦)마을의 옛 이름입니다. 부포마을을 포함한 예안지방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곳으로 고려시대 때 번성하였으며 조선 중기 퇴계 선생의 활동으로 더욱 문화적 발전을 보여준 곳입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안동댐 건설로 부포마을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유서 깊은 마을은 옛 모습을 잃고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난 속에서도 부포마을 사람들은 마을이 간직해온 아름다운 전통과 정신문화를 정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뜻을 모아 2012년 《안동 부포마을 : 물 위로 되살려낸 천년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