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한국의 나폴리라 말하는 통영에는 독특한 음주 문화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속칭 '다찌집'이라 하는 재미난 술집이 있습니다. '다찌'라는 말은 왜색 문화가 강한 이곳인지라 친구를 뜻하는 일본어 (도모다찌-友達)에서 온 듯합니다. 이곳 다찌집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찾는 곳으로 해질녘 퇴근시간부터 영업을 하는데 손님이 많은 집은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다음- 어느 누리꾼이 자신의 동네 통영에만 있는 다찌집에 대한 자랑 겸 소개해놓은 글을 읽었다. 다찌를 일본말 친구를 뜻하는 도모다찌(友達、ともだち,tomodachi)의 다찌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통영에 살면서도 다찌의 유래를 잘 모르고 있다니 안타깝다. ▲ 일본 나라현 오오미야 역 앞의 다찌집 간판 다찌집이란 다찌+집으로 이뤄진 말로 다찌는 다찌노미를 줄인 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大辞泉》에 보면 たち‐のみ【立飲み】 立ったままで飲むこと。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이를 번역하면, 다찌노미 : 선 채로 마시는 일이다. 간이역의 우동집도 아니고 선
[그린경제=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아침이 돌아오니 마음이 기쁘구나 (朝來有心喜) / 눈이 한자나 쌓였으니 풍년이 들 징조다(尺雪驗豊徵) 이는 영조임금이 지은 시다. 효자로 소문난 영조임금은 파주 소령원에 모신 어머니 숙빈 최씨 무덤 가는 길에 그만 눈이 한자나 쌓여 이곳 흥국사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그때 지은 시이다. ▲ 흥국사 약사전 앞 부처님오신날 행사 준비 중 영조임금은 이곳 흥국사의 편액도 손수 써주었다. ‘나라를 흥하게 하는 절’이란 뜻의 흥국사(興國寺)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인 서기 661년 (신라문무왕 원년)에 당대 최고 고승인 원효스님이 창건한 고찰이다. 흥국사는 일반 절에 있는 대웅전이 없는 대신 약사전이 대웅전 구실을 한다. 그만큼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치유력이 높은 절로 알려져 창건 이래 수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피로 건강을 회복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천년 약사여래 도량이다. ▲ 정면이 나한전이고 오른쪽 '약사전'이 대웅전이다. 편액은 영조임금이 손수 쓴 것임 천년고찰 흥국사의 대웅전인 약사전은 경기문화재자료(제57호)로 지정된 문화재이며 편액은 영조임금의 글씨이다. 또한 아미타여래좌상(경기문화재자료 제104호)를 비롯하여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요즘 김해를 비롯한 보궐선거 과정에서 유시민과 참여당에 대한 집단 다구리가 장난 아니네요. 민주당과 참여당의 김해 야권단일화 협상을 보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협상입니다. -한류열풍사랑, 다음- ▲ 몰매질(다구리)하는 모습 (하로기무비툰 블로그 제공) 다구리 예문을 찾으니 정치판과 관련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보면 다구리:「1」(부랑배의 은어로) 누군가에게 들키는 것을 이르는 말. 「2」(부랑배의 은어로) 몰매를 이르는 말. 「3」(부랑배의 은어로) 패싸움을 이르는 말. 이라고 풀어 놓았다. 풀이만 보면 우리말 속어 같지만 이 말은 일본말이다. 말밑(어원)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을 보니 국립국어원 사람들도 말밑을 모르는 모양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노가다는 노가다(일dokata[土方]) :「1」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2」막일. 「3」막일꾼 이라고 해서 일본말임을 밝혀 놓은데 견주어 다구리는 한국말이라도 되는 양 슬쩍 비켜가고 있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なぐる【殴る/擲る/撲る】:1 (こぶしや棒などで)相手を乱暴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경기도 안양에서 15년째 안세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안재숙 약사는 최근 `제약회사 사장님들께 올리는 글'을 작성했으나 어느 곳에 발송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많은 제약회사들이 덕용포장을 고집하고 있어 틈틈이 막막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편지만 애꿎게 읽어보곤 한다고 말했다. -약사공론- 덕용포장, 동네약국의 무거운 짐, 안재숙 약사 본지에 `눈물의 호소' 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기사를 보자니 우리가 모르는 말 못하는 고민이 약사들에게 있는 모양이다. 덕용포장이란 말을 글쓴이가 처음 들은 것은 두루마리 화장지가 등장 했던 때로 기억한다. 요즘 화장실용으로 쓰고 있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처음 나왔을 때 낱개로도 팔았지만 대부분 열 개를 한 봉지에 담아 팔았다. 그때 어른들은 그것을 덕용화장지라 불렀고 줄여서 덕용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무렵이던 글쓴이는 그래서 그것이 상표인 줄 알았다. ▲ 일본의 덕용포장, 요즘은 득용(得用)이란 한자를 많이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덕용이 나와 있는데 덕용(德用):「1」덕이 있고 응용의 재주가 있음「2」쓰기 편하고 이로움으로 되어 있을 뿐 일본말이라는 말은 없다. 일본어대국어사전 《大$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5월 12일은 일본의 어머니날(母の日)이었다. 그리고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일요일로 올해는 6월 16일이다. 먼저 어머니날에 일본인들은 무엇을 선물했는지 살짝 엿보자. 아래 내용은 어머니날을 맞아 일본 포털 사이트(www.social-hahanohi.com/share/)에 올라온 일본인들의 희망사항 가운데 몇 개를 소개 한 것이다. 천천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호텔을 예약해드리겠다. 어머니를 위해 딸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드릴 예정이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므로 가족 모두가 모이도록 할 것이다.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고 화초를 잘 가꾸시므로 어머니날에는 식물원으로 모시고 싶다. 화분에 물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위해 조화를 사갈 계획이다. 다만 어머니와 늘 곁에 있는 고양이를 위해 예쁜 고양이 옷을 선물하고 싶다. 그러면 어머니도 기뻐 할 것이다. 올해 시어머니는 70살로 고희를 맞이하신다. 가족모두가 모여 가족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기모노를 입을 기회가 적었는데 모처럼 기모노를 입고 사진관으로 모시면 즐거워하실 것이다. ▲ 긴테츠나라역 앞의 꽃집(외쪽), 5월 12일 어머니날 광
[그린경제=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네 손으로 개어 깨끗한 곳에 두어라. (중략) 빗통을 정리하고 세수한 물건은 늘 제자리에 두어라 이는 조선시대 선비인 이광사(李匡師, 17051777) 선생이 유배지에서 어린 딸에게 쓴 편지다. 이렇듯 편지는 말로 다 하지 못하는 것을 살갑게 적어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랑의 묘약이며 사람과 사람사이에 신뢰와 따스한 인정을 느끼게 해주는 상큼한 비타민이다. 이러한 마음의 정을 나누는 2013년 대한민국편지쓰기 대회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가족간에, 사제지간에,친구간에 못나눈 이야기를 편지로 전해보면 어떨까? 거기에 상까지 탄다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주최 :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보낼 곳: 서울중앙우체국 사서함 8666호 편지쓰기 담당자 앞 또는 인터넷(www.epost.go.kr) *접수기간: 5월1일~ 5월 31일 *자세한 문의는 우체국 물류지원단 (http://www.pola.or.kr) * 문의전화: 우체국물류지원단 편지쓰기대회 담당 070-7202-1043~5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얼마 전 강동지역에 볼일이 있어 한강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다가 희한한 선간판을 발견했다. 8차선 도로인데 약간 굽은 길인데다가 갓길이 없어 차를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먼 길을 돌아 다시 그 자리로 달려왔다. 희한한 간판이란 다름 아닌 길어깨 없음이란 커다란 글자의 간판을 말한다. 옆에 공사중이란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근처 도로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세워 두었나 보다. 이 간판을 찍기 위해 깜빡이를 켜고 위험천만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 서울 미사리 방면의 올림픽대로변에 지금도 서있는 '길어깨없음' 지금은 갓길이라는 말로 쓰는 이 말을 예전에는 노견 또는 길어깨라고 쓴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완료형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으로 온 나라 곳곳에 지금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 충청도 어느 지방도로에서 만난 '노견없음' '노견'이란 낱말에 대한 추억으로는 초등학생인 조카딸의 질문이 떠오른다. 숙모, 노견은 늙은개죠? 벌써 이십여 년 전이지만 그때는 아직 갓길이란 말을 쓰기 전이었다. 조카딸은 당시 학교에서 한자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갓길을 뜻하는 노견(路肩)을 노견(老犬)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그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고려시대 왜구 퇴치의 최고 장수를 들라하면 누구든 최영장군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최영장군은 고려 충숙왕(1294-1339)이 집권하던 1316년에 사헌부간관을 지낸 최원직의 아들로 태어나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새기며 성장했다. 최영장군은 훗날 이성계에게 살해된 우왕(1365-1389)의 장인으로 우왕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오르면 무덤 안내 팻말이 있다 우왕 4년(1378)에 왜구가 착량(窄梁, 지금의 강화)에 모여 승천부(昇天府)를 침입하니 최영장군은 이성계와 함께 적을 무찔렀는데 그 공적을 인정받아 안사공신(安社功臣)에 서훈되었으며 우왕 6년에는 해도도통사를 겸하여 왜구방비에 힘썼다. 그러나 우왕은 가끔 엉뚱한 데가 있었다. 온나라에 왜구가 날뛰어 백성들의 삶이 곤궁한 가운데서도 놀러 다닐 생각을 했다. ▲ 무덤 입구 계단 오르기 전에 안내글 그러자 최영이 간하기를 요즘 기근이 자주 들어 백성이 살 수 없는 형편이며 또 곧 농사철인데 분별없이 왕께서 유람을 즐겨 백성을 괴롭히는 것은 옳지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우왕이 말하기를 우리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 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냐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 고향- 가곡으로도 널리 불리는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라는 시에는 오늘도 뫼 끝에라는 말이 나온다. 만일 이 부분을 정지용 시인이 산 정상에 올라라고 했으면 말의 맛은 떨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말에는 말의 맛이 있다. 뫼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지만 요즘 사람들은 거의 이 말을 잊고 산이란 말을 쓴다. 그것도 산정상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 요즘 정상 대신 마루라는 표기가 늘고 있다(왼쪽) 그러나 아직도 정상이라고 써둔 곳도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북악산에 오르면서 보니 백악정상이란 말 대신에 백악마루(북악마루)라는 말을 발견하고 무척 기뻐 사진까지 찍어 온 적이 있다. 정상이란 말은 일본말로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ちょう‐じょう【頂上】1 山などのいちばん高いところ。いただ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용인의 딸 열네 살 독립군 “오희옥” 이윤옥 류후공원 낡은 로프웨어에 매달려 산마루를 올랐다 저만치 발아래 류쩌우 시내가 육십 년대 사진첩 속 그림처럼 어리고 그 어딘가 열네 살 소녀의 씩씩한 군가가 들려올 듯하다 용인 느리재의 명포수 할아버지 의병장으로 나선 길 뒤이어 만주벌을 쩌렁쩌렁 호령하던 장군 아버지 그 아버지와 나란히 한 열혈 여자 광복군 어머니 그 어머니의 꽃다운 두 딸 희영 희옥 자매 광복진선 청년공작대원되어 항일연극 포스터 붙이러 어봉산 도락암 공원에도 자매는 다녀갔을까? 열네 살 해맑던 독립소녀 팔순 되어 사는 집 수원 대추골 열세 평 복지 아파트 찾아가던 날 웃자란 아파트 정원 은행나무 그늘에 앉아 낯선 나그네 반겨 맞이하던 팔순 애국지사 흑백 사진첩 속 서간도 황량한 땅 개척하며 독립의지 불사르던 오씨 집안 3대 만주벌 무용담 자랑도 하련만은 손사래 절레절레 치는 수줍은 여든여섯 광복군 소녀 그 누구 있어 치열한 3대의 독립운동사를 책으로 쓸까 욕심 없이 아버지 유품을 내보이며 들꽃처럼 미소 짓던 해맑은 영혼 그 눈동자에 비치던 우수 어린 한 점 이슬 아직도 광복의 영광 새기지 않는 조국 전설 같은 독립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