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연극 <헌치백>을 6월 12일(목)부터 15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2023년 일본 최고권위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이치카와 사오의 소설 《헌치백》을 세계 처음 무대화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한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 등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제작된다. 원작 소설 《헌치백》은 희귀 근육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앓아온 작가 이치카와 사오의 작품으로, 같은 장애를 지닌 40대 중년 여성 이자와 ‘샤카(釋華)’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인공호흡기와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 샤카가 온라인 필명 ‘샤카(紗花)’로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담은 소설을 연재하며, 비장애인 여성처럼 임신과 중절이 가능한 몸을 열망한다는 파격적인 설정과 도발적인 문제의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비장애인 작가가 외부 시선에서 기술해 오던 장애 서사의 틀을 벗어나, 중증장애인 작가 이치카와 사오가 직접 본인의 장애 경험을 서술한 ‘당사자 문학’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장애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춘천문화재단(이사장 박종훈)은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아 오는 5월 29일(목)과 30일(금), ‘2025 신나는 오케스트라 『<꿈의 향연> 찾아가는 음악회 도시의 하모니』를 연다.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춘천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운영해 온 아동ㆍ청소년 대상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통해 사회적 성장을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 보기를 기반으로 한다. 음악 실력 향상은 물론, 협력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전인적인 성장을 목표로 한다. 현재 춘천 지역 아동ㆍ청소년 53명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이번 ‘찾아가는 음악회’는 시간적 여유나 거리상의 제약으로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기획됐다. 동시에 단원들에게는 공연장을 벗어나 낯선 공간과 다양한 관객 앞에서 연주하며 무대 경험을 확장하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1회차 공연은 5월 29일 (목) 낮 11시, 신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리며, Disney Favorites, Hornpipe 등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오케스트라 합주곡 4곡을 선보인다. 또래 관객 앞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어둠을 불평하기보다는 차라리 한 자루의 촛불을 켜라 -펄 벅(Pearl S. Buck, 1892∼ 1973)- 지금은 자신의 조국이 사라지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지만, 언젠가 민족정기가 어둠에서 깨어나면 잠은 비록 죽음의 가상(假像)이기는 하나 죽음 그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게 될 한국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 《PASSING OF KOREA(대한제국멸망사)》- 포식자의 느닷없는 기습공격을 찌르레기떼가 현란하고 아름다운 군무(群舞)로 물리치는 모습은 경이롭다. 우리는 그 숨 막히는 광경을 하늘이 아닌 지상에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한민국의 거리와 광장에서 펼쳐지는 빛의 무혈 혁명이다. 73살을 넘긴 나도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광장에 나가곤 한다. 이 순간도 포식자들은 발톱을 숨긴 채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조류학자들은 찌르레기떼가 포식자의 공격을 받으면 절묘한 공중 곡예(aerial acrobatics)를 연출함으로써 적을 혼란에 빠뜨려 안전을 도모한다고 한다. 흉맹한 포식자가 쪼그마한 찌르레기를 표적 삼아 거듭 기습공격을 시도하지만, 그때마다 찌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단군배향’이나 ‘남향봉사’는 ‘사자성어’라기보다 ‘사자용어’일 수 있으나 세종의 정치에서 ‘자주’ 정신을 살피는 뜻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세종은 나라를 운영하며 조선의 특이한 점을 찾고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그 가운데는 가) 집현전 설치와 학문 진흥 조선 고유의 학문과 문화, 과학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을 찾고 연구하기 위해 집현전을 확충해 나갔다. 그 대표적인 연구물은 《훈민정음》의 창제(세종 25년, 1443년; 반포 1446년)다. 비록 세종대왕이 창제하였다고 공식적으로 실록에 되어 있지만 그 전후의 언어체계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은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나) 공법제정 조선 고유의 공법(貢法) 제정이 있다. 조세 제도를 백성의 토지 생산력에 맞춰 합리적으로 조선 고유의 제도로 개편했다. 다) 조선 고유의 음악정리와 정간보(井間譜) 창안과 측우기 등 그 밖에도 측우기, 고유의 활자 그리고 자주성을 내세운 국방 외교정책으로서 외세(여진ㆍ명)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4군 6진을 개척’했다. 특히 이때 외교에서 사대와 교린의 균형을 취해 명나라에는 예를 갖추되(형식적 존중), 일본·여진 등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만 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우고 위는 나희덕 시인의 <소만>이라는 시 일부인데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여덟째로 ‘소만(小滿)’입니다. 소만이라고 한 것은 이 무렵에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차기[滿] 때문이지요. 또 이때는 이른 모내기를 하며, 여러 가지 밭작물을 심습니다. 소만에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해 먹고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입하와 소만 무렵에 행했던 풍속으로는 “봉숭아 물들이기”가 있습니다. 봉숭아(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입니다. 이 풍속은 붉은색[赤]이 악귀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동지팥죽, 산수유열매, 혼인하는 신부가 찍는 연지곤지도 같은 풍속이지요.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이 무렵엔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보릿고개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6월 18일 전통예술의 확장성과 동시대성을 조명하는 공동기획 공연 ‘넥스트국악(NEXT GUGAK) : Far, Wide, Many’를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서울돈화문국악당과 김이끼 PD가 이끄는 프로덕션이끼가 함께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전통예술이 세계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선보임공연(쇼케이스)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번 무대에는 사운드 퍼포먼스와 실험적 판소리를 통해 ‘목소리 예술’의 개념을 확장해 온 노은실, 가야금과 거문고로 구성된 여성 듀오로서 SXSW, WOMEX, Songlines Music Awards 등 나라 밖 두드러지는 무대에서 주목받은 달음(Dal:um)이 참여한다. 예술가별 30분 동안의 선보임공연과 함께 진행자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나라 밖 진출 과정에서의 고민과 예술적 방향성을 공유한다. ‘넥스트국악(NEXT GUGAK) : Far, Wide, Many’는 나라 밖 진출을 준비 중인 국악 전공자, 예술 기획자들에게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동시에 관객에게는 국악이 번역되고 재해석되는 현재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전석 1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제46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박정의)의 나라 밖 교류작품 <S고원에서>가 6월 6일(금)부터 6월 8일(일)까지 사흘 동안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S고원에서>는 1991년에 초연된 히라타 오리자의 초기 대표작이자 30년 넘게 재공연을 이어오며 사랑받아 온 극단 세이넨단의 문제작이다. <S고원에서>는 토마스 만의 장편소설 《마의 산》에 담겨있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성과 일본 소설가 호리 타츠오의 중편소설 《바람이 분다》에 깃든 고요한 공간성을 함께 구현하고자 한 착상에서 출발했다.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고원 지대의 요양소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요양하는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면회를 온 사람들이 나누는 담담한 대화 속에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죽음’을 섬세한 촉수로 그려낸다. 1991년 초연 이후, 현대 사회가 직면한 ‘죽음’의 문제를 깊이 있게 조명하기 위해 2004년에 한 차례 대폭 수정을 거친 이 연극은 2003년에는 프랑스 연출가 로랑 구트만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에서 프랑스 버전을 연출하여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히라타 오리자 본인 연출로도 200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과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이 ‘2025 오사카ㆍ간사이 엑스포’ 한국주간(5.13.~17.) 동안 전 세계 2만여 명의 관람객에게 우리 국가유산의 값어치와 매력을 알렸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문화의 원형과 국가유산을 소개하는 「국가유산 방문 운동」의 하나로 이번 엑스포에 참가했다. 한국주간에 전통예술공연, 체험부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콘텐츠로 대한민국을 알렸다. 무형유산 보유자 3인이 함께한 감동의 무대, ‘KOREA ON STAGE’ 5월 14일 엑스포장 안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는 무형유산 명인들의 무대 ‘Korea On Stage Ye-In(코리아 온 스테이지 예인) : Soul of Life’ 공연이 두 차례 펼쳐졌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신영희 보유자, 승무 채상묵 보유자, 거문고산조 이재화 보유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형유산 보유자 3인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무대였다.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신영희 보유자는 <춘향가>의 한 대목 ‘사랑가’를 절절한 목소리로 들려주었고, 채상묵 보유자는 정제된 동작과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의 시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오는 5월 23일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국제학술대회 「우호와 평화의 사절, 통신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일 국교정상화 60돌을 기리며, 조선통신사의 외교와 문화적 유산을 조명하는 자리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4.25.~6.29.)과 연계해 전시와 학술이 맞닿는 통합의 장으로 마련됐으며, 서울ㆍ오사카ㆍ부산 등 한ㆍ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통신사의 기록과 실천을 여러모로 해석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조선통신사는 부산항에서의 출항과 일본 내 행렬 중심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련 행사는 지금도 부산ㆍ쓰시마ㆍ시모노세키 등 항로 거점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통신사의 공식 출발지는 언제나 한양 궁궐이었다. 사행단은 국서를 받은 뒤 궁에서 하례를 올리고, 종로를 지나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서울에 남아 있는 통신사 관련 공간과 기억은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역사적 공백을 메우고, 조선 외교의 시작점으로서 서울의 의미를 되짚는 한편, 서울시가 주도하는 동아시아 외교문화 유산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5월 22일(목) 오후 1시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소북동일회(회장 박형원)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소북동일회 문중에서 기증한 자료들의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소북동일회(小北同一會)는 조선 후기 붕당 정치의 주요 당파였던 소북(小北)의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426년의 역사를 가진 소북동일회의 회원 6명은 2019년부터 12차례에 걸쳐 귀중본인 ‘북보(北譜)’를 비롯하여 문중에서 소중하게 간직해 온 고문헌 172종 407책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였다. ‘북보’는 소북에 속한 28성 69가문의 계보를 정리해 편찬한 족보로, 소북 당파가 오랫동안 결속력을 유지해 온 결과물이다. 학술대회는 이광종 명예회장의 기조 강연으로 시작되며, 강연에서는 소북 당파의 형성과 변화, 그리고 ‘북보’의 편찬 역사에 대해 다룬다. 1부에서는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김영진 교수가 조선 후기 특수 족보인 당파보 연구의 일환으로서 북보의 탄생 과정과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서 소북동일회 성세진 부회장이 직접 기증한 ‘북보’ 5종의 발간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