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기록원은 574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한글학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첫 근대 국어 음운서인 《말의 소리》 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말의 소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한글연구와 보급을 통해 민족의식을 드높인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1876~1914)의 마지막 저서로 1914년 펴낸 우리나라 첫 근대 국어 음운*서(音韻書)다. * 음운 :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단위 《말의 소리》의 가장 큰 특징은 본문이 모두 순한글로 작성되어 있는 것이다. 책은 표지를 포함하여 모두 72매로 본문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을 뺀 전체 내용이 순한글로 되어 있다. 본문은 음의 성질, 자음ㆍ모음의 분류와 배열, 자음접변, 자음ㆍ모음의 결합, 음절 등으로 구성되어 항목마다 풀이와 보기, 참고사항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부록에는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 서문 등과 우리글의 가로쓰기 예문 등이 담겨있다. 또한, 책 표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파란색 비단으로 감싼 포각(包角)*의 흔적이 발견되어 네 개의 침안(針眼; 제책 과정에서 실을 꿰매는 자리)으로 책을 제본하는 기법인 사침안정법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 포각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컨테이너 시큐리티는 데브옵스 파이프라인에서 안전한 컨테이너 이미지를 배포해 런타임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멀웨어, 취약점과 컴플라이언스 위배를 탐지하며 빌드 파이프 라인과 레지스트리의 자동화된 이미지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어느 기사에 실린 내용이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일상에서도 이런 어려운 정보통신 용어는 쉽게 접할 수 있다. 해커톤, 일코노미, 제로웨이스트, 게이트키퍼 등이 흔히 쓰인다. 이 같은 외래어를 대신할 말이 없을까? 한글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흔히 사용하던 정보통신 용어들을 우리말로 순화시켜 보자. 내일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한 한글날이 그닥 즐겁지 않은 까닭은 무분별한 정보통신 외래어 때문이다. 컴퓨터 자체가 외국에서 들어온 물건이고 정보기술 관련 기술들 역시 외국에서 쓰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글날만큼은 우리말로 순화해보자는 뜻에서 우리말 정보통신 용어를 소개한다. 코로나19가 유행시킨 외래어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급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2020년 10월 14일(수) 낮 2시부터 <인공지능 시대를 향한 우리말 빅데이터의 활용>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연다. 이번 토론회는 인공지능 기술 현장에서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 세 사람의 발표로 시작한다. 먼저 네이버에서 자연어 처리 분야를 맡고 있는 강인호 책임 리더가 ‘우리말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동향’을 소개한다. 다음으로 엔씨소프트에서 언어 인공지능 연구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이연수 실장이 ‘우리말 빅데이터 활용 사례 및 서비스 응용’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가 ‘우리말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최근 국가적인 우리말 빅데이터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들려준다. 발표 뒤에는 온라인 참석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자리가 이어지는데, 참석자들이 댓글로 질문하면 발표자들이 실시간으로 답변하면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토론회는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열리며 10월 8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구글폼(https://forms.gle/XQtZBgXgTbfmDjxH
[우리문화신문=김영환 한글철학연구소장] 구한 말 ‘한자-한문 폐지론’이 힘을 얻어갈 때, 그에 대한 중요한 반발의 큰 줄기 하나는 글이 도(유교)를 담고 있다는 사상이었다. 따라서 유교 교양을 가진 선비들은 한자-한문 폐지를 곧 유교윤리 철폐로 인식하였다. 대동학회의 여규형이 바로 이런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한자라는 기표와 유교라는 기의가 단단하게 맺어져 떼어서 생각할 수 없었다. 한자-한문 폐지와 신식 교육의 도입, 유교적 인재를 선발하던 과거제도 폐지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연관이 있었다. 그렇지만 서양 사람이 세운 배재학당에서도 한문은 주요 교과목이었다. 어쨌든 한문만 배우던 서당 교육에서 보면 큰 변화였다. ‘한자 폐지-한글로만 쓰기’ 운동의 주역이었던 외솔 최현배는 유학을 어떻게 보았을까? 1922년에 <동아일보>에 연재한 “우리말과 글에 대하야”에 유교와 한자에 대한 비판적 생각이 드러나 있다. “(땅이름 등을 모두 중국식으로 바꾸고, ‘아버지’를 ‘부친, 춘부장’ 식으로 바꾸어) 무슨 말이든지 한어로 하면 점잖게 보이고 우리말로 하면 상되게 보인다 합니다. 여러분 이것이 무엇입니까. 저는 나쁘고 남은 훌륭하다 하여 될 수 있는 대로 저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자장면’이 맞을까요, ‘짜장면’이 맞을까요? 요즘 방송에서는 아나운서나 출연자들이 굳이 ‘자장면’을 고집합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정답은 둘 다 다 ‘맞다’ 입니다. 예전 학생들은 입학식이나 졸업식이 끝나면 으레 중국집으로 향했을 만큼 인기가 있던 음식이지요. 그런데 한동안 ‘자장면’이 표준말이 되었던 까닭은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서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된소리를 피하여야 한다는 학자들의 쓸데없는 고집도 한몫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표준어규정에 보면 ‘표준말’이란 “교양이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사람들의 91.8%가 짜장면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다수가 쓰는 ‘짜장면’이 표준말이 되어야 했는데 이건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결국, 국립국어원이 이에 손을 들었고 결국 ‘자장면’과 ‘짜장면’을 ‘개발새발-괴발개발’, ‘나래-날개’, ‘뜨락-뜰’ 등과 함께 복수표준말로 지정하기에 이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지적할 것은 표준말 정책입니다. 영남지방에는 “꽹말타기(호미씻이)”라는 민속놀이가 있었습니다. 이 꽹말타기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회 법제실(사무총장 김영춘), 법제처(처장 이강섭) 및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제21대 국회에서 맞는 첫 한글날을 맞이하여 서로 힘을 합하여 “알기 쉬운 법률 만들기”를 위한 법률용어 정비를 추진한다. 지난해 10월 <알기 쉬운 법률 만들기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세 기관은 일본식 용어, 전문용어, 외국어 등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속 용어나 표현을 알기 쉽게 바꾸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시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번에 세 기관은 힘을 모아 법률 속 어려운 용어와 표현, 일본식 용어 등을 발굴하고 정비안을 마련하였으며, 이렇게 선정된 416개의 법률용어를 대상으로 해당 용어가 규정되어 있는 663개 법률을 국회 16개 상임위원회별로 일괄 개정하는 방식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비안에는 ① 어려운 한자어나 전문용어를 고유어로 순화하거나, 적절한 고유어가 없는 경우 더욱 쉬운 우리말로 정비하고, ② 국립국어원에서 2005년, 2012년에 발간한 일본식 어휘 자료를 바탕으로 부자연스러운 일본식 용어 또는 일본어 투 표현을 우리말 어법에 맞게 정비하며, ③ 권위적 용어나 문법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공란’, ‘두개골’과 같은 일본식 용어를 우리 고유어인 ‘빈칸’, ‘머리뼈’로 다듬고, ‘개호’는 이해하기 쉬운 한자어인 ‘간병’으로 바뀐다. 법제처(처장 이강섭)는 일본식 용어가 포함된 모두 570개 법령(법률 124개, 대통령령 170개, 부령 276개)을 개정하기로 각 부처와 협의를 끝내고, 6일 국무회의에서 ‘일본식 용어 정비 사업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보고했다. 법제처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우리 법령에서 일본식 용어가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지난해부터 법령 속 일본식 용어 361개를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국어, 일본어 및 법률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공란ㆍ잔고ㆍ절취선 등 일괄 정비가 필요한 용어 50개를 뽑았다. 법제처는 이날 보고한 정비계획에 따라 570개 법령에 대한 입법예고ㆍ법령심사 등의 입법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강섭 법제처장은 “법제처는 국민의 법 활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일본식 용어 정비 사업을 포함하여 현행 법령 속 어려운 용어를 쉽게 바꾸는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법령 속에 남아 있는 일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소책자 형태의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안내서’(총 29쪽, 표지 제외/이하 안내서)를 펴냈다. 지난 7월 15일, 문체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문화체육관광부훈령 제427호, 이하 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다양한 번역·표기 방식으로 인한 혼란*과 오역**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만든 이 지침은 지명, 문화재명, 도로명 및 행정구역 명칭, 정거장명, 음식명 등 공공 분야에서 쓰이는 말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하여 표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 (예) 한강을 Hangang, Han River, Hangang River로 다양하게 표기(올바른 표기법: Hangang River) ** (예) 대패삼겹살의 순우리말인 ‘대패’를 ‘대패(大敗)로 표기’(올바른 표기법: 薄切五花肉) 이번 안내서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표지판 제작이나 해외에 한국을 알리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 분야 종사자들과 외국인 고객에 대응하는 업무나 국제 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료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친구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5월 15일 제623돌 세종대왕탄신일 맞이하여 ‘순우리말 한글 이름 찾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글날 행사장에서도 "예쁜 한글 이름 써주기" 마당이 등장했습니다. 또 한글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펴낸 책들도 책 이름에 《한글이름사전》, 《한글 성명학》, 《한글이름과 사주팔자》, 《고운이름 한글이름》, 《한글이름 샘이나는 한글이름》, 《한글이름짓기사전》, 《뜻 깊은 큰 소리 한글이름》 등 ‘한글이름’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럼 ‘한글이름’이란 말을 써도 괜찮은 것일까요? 국어학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말과 글을 구분할 줄 모르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합니다. 여기서 ‘한글이름’이란 ‘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말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면 한자말로 된 문재인 대통령을 한글로 ‘문재인’이라고 쓰거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한글로 ‘트럼프’라고 쓰고 이를 ‘한글이름’이라고 하면 안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말 자체가 우리 겨레만 쓰는 토박이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글이름’이라고 쓰지 말고 ‘한말글이름’ 또는 ‘우리말이름’ 등으로 써야만 하는 것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며칠 뒤면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기 위한 제574돌 한글날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뜻을 지닌 한글날은 1990년에 바다의 날, 조세의 날과 같은 일반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이에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2005년 12월 8일 드디어 '국경일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이 통과되어 국경일이 되었고, 2013년 한글날부터는 공휴일로 기리게 되었습니다. 그 뒤 해마다 한글날만 되면 큰잔치를 한다고 요란을 떨지만, 여전히 한글은 물론 우리말은 푸대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푸대접의 바탕에는 “우리말 속에 한자말이 70~80%를 차지한다.”라는 한자를 숭배하는 학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이 말이 사실일까요? 지난 90년대 국립국어원에서는 당시 소설에 쓰인 낱말들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가장 많이 쓰인 낱말 가운데 한자말은 33위에 ‘여자’가 들어 있었고 100위 안에 겨우 8 낱말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은 실제 쓰이는 말에는 한자말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지요. 그런데도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조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