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옥은 내구성이 약한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데다가 기와, 기둥, 서까래, 마루, 창호 등 내‧외부 구조도 복잡해 꾸준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목재를 많이 사용하는 특성상 흰개미·곰팡이 발생, 기둥 갈라짐, 마루널 사이 틈새 발생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한옥 수선 및 유지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전문가가 아니면 집을 수리‧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가 한옥 거주자 누구나 집을 스스로 점검하고 직접 수선까지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을 전국 최초로 발간했다. 서울시 한옥 소유자는 서울한옥포털(http://hanok.seoul.go.kr)에서 신청 접수(2.28까지)하면 책자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서울한옥포털 자료실에서도 온라인 무료 열람‧다운로드 할 수 있다. ‘한옥지원센터’ 방문 상담자나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등에게도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을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옥포털 내 공지사항이나 서울시 한옥지원센터(☎02-766-4117~9)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이 매뉴얼은 한옥의 현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부터 다양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제주에는 생각보다 책방이 꽤 많다. 물론 번화한 육지와 견줄 바는 아니지만, 책방만 찾아다니는 ‘책방올레’가 있을 만큼 섬 곳곳에 책방이 많은 편이다. 책방마다 개성도 뚜렷해 어디를 가든 그 책방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의 지은이 장지은은 이런 제주 책방의 매력을 해녀의 물질 못지않은 ‘글질’로 건져 올린다. 스스로 소개하는 문장 역시 담백한 울림이 있다. ‘제주살이 3년 차. 걷는 것, 듣는 것, 읽는 일, 쓰는 일. 네 가지 정도면 나쁘지 않다며 오늘 사는 사람’. 간결하면서도 삶의 운치를 잘 표현해냈다. 이 책은 그녀가 혼인을 계기로 제주에 내려간 뒤, 책방 수십 곳을 직접 살피고 그 가운데 서른 곳을 엄선한 기록이다. 그녀는 새로운 책방을 들른 소식을 대학 선배인 편집자 박주연에게 보냈고, 편집자는 그녀가 보내온 기록을 책방 여행에 목마른 여행자의 마음으로 아껴 읽고 다시 읽다 마침내 책으로 펴냈다. (p.6-7) 현재 제주의 책방은 마흔 곳쯤 된다. 내가 좋아하던 몇 곳이 문을 닫았지만, 또 새로운 몇 곳이 생겨났다. 어떤 책방은 하루에 몇 사람이 찾아오고 어떤 책방은 하루종일 발 디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미얀마 군부의 폭정을 폭로하고 민주화 투쟁에 앞장선 현지 작가의 저서 《봄의 혁명》이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서 뒤쳐 펴냈다. 도서출판 모래알은 쿠데타 1주기를 맞아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한국에 관련 내용을 알리고자 펴냈다고 밝혔다. 저자인 판셀로는 1991년생으로 젊은 나이지만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측근이며 3~4권의 책을 펴낸 현지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녀는 군부의 수배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현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작가는 도서출판 모래알의 제의로 쿠데타 이후 군부로부터 겪은 폭력의 경험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제언을 책에 담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펴냈고 앞으로 미국에서도 펴낼 계획이다. 한편 출판사는 이달 8일 낮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대강당에서 나라 안팎 저명인사를 초청하여 출판기념회를 열고 책을 널리 홍보할 예정이다. 도서출판 모래알 출판사 관계자는 “이번 저서를 통해 미얀마 민주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라며 “미얀마가 민주화되는 것에 작은 벽돌 한 장 놓는 심정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하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인도의 빈민가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라진 아이들은 납치된 걸까? 아니면 정령이 데려간 걸까? 보라선 열차의 종착지, 쓰레기장과 신도시 사이의 스모그 가득한 인도의 빈민가. 텔레비전 수사 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아홉 살 소년 자이가 살고 있는 곳이다. 부패한 경찰들이 마을을 통째로 밀어버린다고 협박하는 탓에 늘 이삿짐을 꾸려놓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이에게 이곳은 친숙한 삶의 터전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어느 날 갑자기 같은 반 친구를 시작으로 동네 아이들이 연달아 실종되기 시작한다. 방관하는 경찰들과 힘없는 어른들 대신 자이는 자신이 직접 탐정이 되어 찾아내기로 한다. 오랜 수사극 시청으로 다져진 추리력으로 단짝 친구들과 함께 탐정단 ‘보라선 정령 순찰대’를 만든다. 자이는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빈부격차와 성차별, 부정부패, 종교문제 등 인도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아홉 살 소년 자이의 당당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복잡하고 미묘한 사건을 해결하는 거창한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힘든 현실 속에서도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사람은 숨을 쉬고 있다. 숨을 쉬며 내뱉은 공기 분자는 대기 중의 분자들 속으로 흘러 들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내가 내뱉은 숨을 이웃들이, 이웃들이 내뱉은 숨은 내가 들이마시기도 한다. 작가는 여기에 시간적, 공간적 상상력을 확대하여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생성한다. 다음번에 우리가 들이마시는 숨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내뱉은 공기 중 일부가 함께 딸려 온다면 어떨까’라는 기발한 생각을 하며 숨을 통해 과거의 역사와 우리를 연결한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아 그 존재와 필요를 대부분 잊고 사는 공기. 작가의 유머와 풍부한 과학 지식은 우리를 그러한 무심함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공기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마취제로 쓰인 일산화이질소, 인류를 기아에서 구원한 질소로 만든 화학 비료, 산소의 역할에 대한 논란을 낳은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 등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공기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까지도 배울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은 삶의 선물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이 예민함을 삶의 선물로 느끼고 활용하려면 감정을 잘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배우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인 캐린 홀은 30년간 민감한 사람의 마음을 돌본 임상심리사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예민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예민한 기질을 다스리는 좋은 생활 습관, 감정과 마주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마지막에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현명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술까지 제시하고 있다. 예민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내재 된 자신의 정서적 민감성을 인정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은 사람, 주변에 있는 예민한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26년 동안 한 가지 일만 해왔던 사람이 은퇴를 하게 되면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굴착기 기사로 일해 온 허남훈은 67세에 은퇴를 결심하며 자신이 몰았던 굴착기를 거래한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7가지 일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 명품 정장 사 입기, 스페인어와 플라멩코 배우기 같은 것에서부터 가족 문제 해결까지, 하나하나 해나가는 과정에서 허남훈은 굴착기를 임대한 청년과 스페인어 강사, 플라멩코 강사의 도움으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헤어진 딸을 만나게 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과연 주인공은 과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스페인 여행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헤어진 딸과 새로운 관계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허남훈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일 수도, 은퇴 후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노년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한국예술종합대학 직전 총장이었던 김봉렬 교수가 《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김 교수가 서울신문에 ‘김봉렬과 함께 하는 건축 시간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입니다. 연재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김 교수가 시간을 거슬러 석기 시대까지 우리를 데리고 가, 고인돌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시간을 따라가며 각 시대의 주요한 건축물을 소개하고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글이나 강단에서만 건축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답사팀을 이끌고 건축물이 있는 현장도 찾아가, 현장에서 생생한 건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순히 건축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 건축의 시대적 배경, 그 건축이 나오기까지의 역사, 다른 건축과의 비교 등등을 구수한 이야기로 풀어나가지요. 게다가 유머도 곁들이니, 열심히 듣고 있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저는 김 교수의 답사를 여러 번 따라다녔습니다. 처음 김 교수의 답사를 따라갔던 때가 생각납니다. 고교동기인 김 교수의 답사여행 소문을 듣고 2006년 9월에 나도 따라가기로 하였었지요. 당시 여기저기서 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수덕여관! 예산 덕숭산 자락에 있는 이 여관의 이름은 어딘가 친근한 데가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이름난 수덕사 대웅전, 그 대웅전을 품은 수덕사에서 운영하는 공간인 까닭이다. 우리나라 근대 예술가 세 명이 지치고 힘들 때 말없이 품을 내어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여관》 지은이 임수진은 우리나라 근대 예술가들에게 각별한 공간이었던 이 수덕여관을 미래의 예술가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내게 재능이 있기는 한 건지, 꿈을 이룰 수나 있을지 시시각각 불안한 마음이 들 때, 100년 전의 선배 예술가처럼 수덕여관에 머물며 용기를 얻어보라고 말이다. 작가의 목소리에 힘을 얻은 수덕여관이 그들을 한 명 한 명, 차례로 부른다. 나는 초가집이었습니다. 색색이 고운 덕숭산 자락이 내 터전입니다. 본래 비구니 스님들이 쓰시던 절간이었는데 수덕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손님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중략) 그래서일까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면 그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오늘 잊을 수 없는 3명의 손님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머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은퇴 후 미국의 숲속 마을에서 유기농 농장을 만들고 도시인과 직거래하여 돈을 벌 생각이었지만, 무엇을 심어도 재빠르게 초토화시키는 동물들에 대한 증오심은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피로감과는 비할 바가 못 되는 무시무시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대신 야생 채집을 공부하며,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누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다. 조기은퇴, 파이어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퇴 이후의 삶을 7년째 이어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가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다. 도시에서 매일을 촘촘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이라는 도피처를 제공하는 달콤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과는 다른 환경이 나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환상을 좌절시킨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삶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저자의 말을 자꾸만 곱씹어보게 된다. 경직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과 나에 대한 적극적인 탐구, 이해가 있다면 도시의 자연주의자도 마음 속의 꿈만은 아닐 수 있다는 즐거운 생각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