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속절없다 [뜻] 1)아무리 하여도 어쩔 길이나 수가 없다.[보기월] 수레가 움직인 뒤라서속절없이앉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이레 바쁜 이틀을 보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일을 한 보람은 그리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방이 갈무리가 안 되어 있으니 그렇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바쁘니 보챌 수도 없었습니다. 말없이 기다렸다가 짐을 챙겨 간 뒤에 하나씩 치우다 보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버릴 것들을 버리러 갔다가 안 봤으면 좋을 것을 봐서 많이 슬프기도 했습니다. 품과 돈을 들여 만들어 드렸던 이름판과 딱지가 쓰레기와 함께 나와 있었습니다. 열어 보지도 않았는지 깨끗한 채로 말입니다. 제가 좀 더 꼼꼼하게 챙기고 쓰임새며 놀 수를 알려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 식구들 마음도 얻지 못하고 있는 제가 부끄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었구요. 올해는 식구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우리말로학문하기모임 말나눔잔치가 있어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챙겼는데도 수레를 타기로 한 때를 맞추느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짐짓 [뜻]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보기월] 짐짓걱정을 하지 않는 척하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었던 것이지요. 틀림이 없이 딱딱 들어맞는 날씨를 보면서 새삼 놀랐습니다. 그제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기별을 들었지만 저녁밥을 먹고 나오는데 비가 오는 걸 보니 더 그랬습니다. 옷이 젖을 만큼 내리는 비를 막아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비를 맞고 집까지 갔습니다. 멀지 않아서 그나마 나았지요.^^ 아침까지 오나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아침 눈을 떴을 때 환한 밖을 보고 바로 알았지요. 새내기 아이들이 배곳에 들어오는 날이었습니다. 다른 배곳도 마찬가지였지요. 아버지, 어머니에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니 딸아이가 생각났습니다. 나이를 먹긴 했지만 새로운 배곳에 처음 가는 아이를 혼자 가라고 하고 왔거든요. 타고 갔는지 걸어 갔는지도 모르겠고 때에 맞춰 갔는지도 궁금했습니다.짐짓걱정을 하지 않는 척 했지만 걱정이 되었던 것이지요. 문득 생각이 나서 기별을 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홀로서기를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아 우르다 [뜻] 1)여럿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판이 되게 하다.[보기월] 여러 사람이 힘과 슬기를아우르면못 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두날(화요일)은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습니다. 배곳에 가서 할 일이 많았지요. 들어 있는 짐이 있어서 제가 가져간 짐을 그냥 구석에 쌓아 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책상도 빼고 옮겨야 해서 걱정이었는데 마침 다른 일로 온 가시아우 도움을 받아 바로 할 수 있었습니다. 설에도 서로 바빠서 못 만났는데 배곳에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슬기틀을 돌봐 주시는 분과 잘 알아서 도와 주러 왔다고 하더군요. 슬기틀을 새로 옮기고 자리를 잡는 데도 도움을 주어서 일 한 가지는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이기도 했고 그렇게 만난 김에 낮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 뒤낮에 하기로 되어 있던 방송에 마음이 쓰였습니다. 무엇을 물을지는 알고 있었지만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 뵙는 분과 마주이야기를 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었지요. 그래도 잘 이끌어 주셔서 오래 걸리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와 토박이말 놀배움을 널리 알리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서경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속속들이 [뜻] 깊은 속까지 샅샅이[보기월] 길에서속속들이말씀을 드릴 수 없어 그렇게 말씀드리고 헤어졌습니다. "봄방학인데 학교 가세요?" 아침에 배곳 가는 길에 만난 이웃 분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아이들은 안 오지만 가서 해야 할 게 많습니다." 길에서속속들이말씀을 드릴 수 없어 그렇게 말씀드리고 헤어졌습니다. 참일(사실) 할 일이 많았습니다. ^^ 배곳에 가자마자 보내 드릴 것이 있어서 슬기틀을 켰는데 누리그물(인터넷)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일차례를 바꿨습니다. 제가 쓰던 방에서 짐을 빼기는 했지만 가심을 못 하고 있었는데 그걸 하기로 했습니다. 가심틀(청소기)을 돌리고 책꽂이 갈무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상 줄까지 맞추고 나니 한결 깨끗해 보였습니다. 나름대로 치운다고 치웠는데 쓰실 분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와 이를 손보러 갔습니다. 어떻게 손을 보면 좋을지 이야기를 해 본다고 갔는데 이를 갈아 내고 씌운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려서 다음 해야 할 일 때문에 마음이 바빴습니다. 이를 오래 벌리고 있었더니 턱도 아프고 뒤에는 머리도 아프더군요. 성할 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짐병 [뜻] 모질고 나쁜 짓을 함이나 억지 또는 떼[보기월] 앞으로는 토박이말을 배우고 싶다고짐병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권만옥 교육장님이 물러나시는 자리에 가서 고마움을 가득 담아 큰 손뼉을 쳐 드리고 왔습니다. 두 해 동안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이끌어 주시고 또 밀어 주셨습니다. 새로운 삶을 즐겁고 보람 있게 사시기를 빌어 드렸습니다. 엿날(토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배움 나들이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모두가 다 못 가서 많이 아쉬웠지만 먼 길을 달려간 보람이 많았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고 좋은 이야기와 함께 많은 것을 알려 주신 충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님께서 참 좋은 분을 만나게 해 주셨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강아지똥' 그림을 그리신 '정승각' 님을 만났답니다. 맛있는 낮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 뒤 사시는 집까지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만남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져 새로운 일을 함께할 바탕을 마련하게 되니 얼마나 기쁘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가기로 했던 것보다 많이 늦게 닿은 늘푸른 자연학교에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안 [뜻] 어이없어 말을 못하고 있는 혀 안[보기월] 그가 하고 있는 꼴을 보면 누구나어안이 벙벙해질 것입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그 말이 절로 나오는 일을 제가 겪고 있습니다. 슬기틀에 더 갈무리할 곳이 모자라 아는 사람한테 손을 좀 봐 달라고 맡겼습니다. 맡기는 날 바로 살펴보고 기별을 준다고 했었는데 그 뒤에 아무 기별이 없었지요. 많이 바쁜가 보다 생각하며 기별이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게 한 달이 넘었습니다. 제가 기별을 넣어도 받지를 않고 글을 남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멀리 나라 밖에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 보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까닭을 모르니 답답한 것을 넘어 성이 나기도 했습니다. 안 되면 안 된다고 하고 못 했으면 못 했다고 하면 될 텐데 왜 그러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가 하고 있는 꼴을 보면 누구나 어안이 벙벙해질 것입니다. 집에 슬기틀이 없으니 일을 제대로 안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내와 아이들한테 눈치를 받는 게 많이 힘듭니다. 이 말은 '어안이 막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속살거리다 [뜻]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질구레하게 자꾸 이야기하다=속살대다[보기월]속살거리며말해야 할 것과 그렇게 말해야 할 때를 잘 가렸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새배해(새학년) 새 일거리를 받았습니다.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다들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도 안 해 본 일을 맡게 되어 짐스럽기는 하지만 해 본 분께 도움을 받아 하나씩 배우는 마음으로 해 나가야겠습니다. 제가 쓰던 방을 비워 드려야 하는데 짐도 다 안 싸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짐 싸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일을 챙겨서 하는데 짐을 들고 오셨습니다. 오시는 분이 같이 한 해를 보냈던 분이라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짐부터 빼 드려야 했는데 말이지요. 뒤낮 일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맡았던 아이들이 놀러 왔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희들끼리 뭔가를 속살거리더니 막 웃더라구요. 무슨 이야긴지 물어도 알려 주지도 않고 말이지요.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 줄 알지만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속살거리며 말해야 할 것과 그렇게 말해야 할 때를 잘 가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짊다 [뜻] 짐을 가뜬하게 꾸려서 지게나 수레 따위에 올려 얹다.[보기월] 그 많은 일들을 혼자짊어지고 왔으면 벌써 지쳤을 것입니다. 배곳에 가도 아이들은 없지만 할 일은 많습니다. 벌써 했어야 하는 했는데 겨를이 나지 않아 못 하고 있던 일들을 몇 가지 했습니다. 꾸림빛(운영위원)을 모시는 일, 다른 모임과 울력다짐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알려 드리는 일을 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남들은 낮밥을 먹으러 갈 무렵 서울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다른 분이 낮밥을 드시고 올 때까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낮밥을 사 드리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다보니 때를 훌쩍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해 온 일들을 돌이켜 말씀 드리면서 함께해 주신 분들께 새삼 고마운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을 혼자짊어지고 왔으면 벌써 지쳤을 것입니다. 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과 같은 만남도 있다 싶어서 말입니다. 밥집에 가서 보니 돌아갈 때가 얼마남지 않아 밥도 제대로 못 드시고 바삐 가시게 해서 마음이 쓰였지요. 그래도 늦지 않게 닿아 가셨다는 기별을 받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멀리 있는 이곳까지 저를 만나러 와 주신 것도 고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쌔고비쌔다 [뜻] 해 달라거나 하라는 것을 이런저런 까닭으로 마다하다.[보기월] 일을 처음 맡을 때는 많이 바빴는데어쌔고비쌜수가 없어서 한 일이긴 했습니다. 어제는 바람이 참 많이 불었습니다. 사람들은 봄을 데리고 오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추위 속에서도 벌써 핀 꽃들이 바람에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집을 나가면서 앞뜰에 핀 꽃을 보기는 했지만 걱정할 만큼 많이 피지는 않았더라구요.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생각해 보니 이 바람은 꽃이 피는 걸 시샘하는 '꽃샘바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으로 들어가는 들봄달 막바지 꽃들이 피고 있는 요즘 불어닥치는 이런 추위를 '꽃샘추위'라고 한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여러 달 동안 여러 사람이 힘과 슬기를 모은 열매를 거두어 알리는 자리가 있어 제 마음은 참 포근했습니다. 참고을 진주 아이들이 고장 진주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책을 만들어 그것을 쓰실 갈침이들께 풀이를 해 드리는 자리였지요. 일을 처음 맡을 때는 많이 바빴는데어쌔고비쌜수가 없어서 한 일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그 열매를 받고 보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속말 [뜻] 속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보기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끝을 내고 보니속말을 다 못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방송국'이라는 곳에 가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끝을 내고 보니속말을 다 못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고장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풀그림을 만들어 주는 곳에서 그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사)토박이말바라기가 하고 있는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남다른 마음을 써 주시는 서경방송 김호진 님을 비롯한 여러분들께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서로 도움이 될 일을 찾아 보기로 했고 될 수 있으면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풀그림을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도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작지만 또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일을 생각할 때마다 함께할 손이 모자라서 아쉬움이 큽니다.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늘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 짐을 지워 드리는 것 같아 망설이게 됩니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