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그레 [뜻] 눈과 입을 거짓으로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웃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제가 아는 이야기를 들려 줄 때는성그레웃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 속에 들어 가 볼 수도 없고 제 마음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서운하게 여기는 일도 생기고 합니다. 그럴 일이 없는 게 좋지만 또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면 서로가 좋을 것입니다. 잔치를 앞두고 갖출 게 많아 남아서 일을 하는데 같이 일을 했던 부장님이 오셔서 맛있는 밥에 기운 나는 말씀까지 해 주고 가셔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집안 사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한 마을에 살다보니 자주 만나서 도움 말씀도 많이 해 주시니 참 좋습니다. 엿날은 제가 깜짝 놀라기도 했고 제 마음을 울리는 일이 있어 잊지 못할 날이 되었습니다. 조카가 가온배곳(중학교)을 마치는 보람으로 잔치를 한다는 기별을 받고 갔습니다. 여러 아이들이 솜씨 자랑 또는 뽐내기를 하는 줄 알고 갔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혼자서 한 때새가 넘게 펼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열 여섯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직하다 [뜻] 반죽 따위가 조금 진 듯하다[보기월] 얼른 생각이 나 가서 보니 국이지직해져보일 만큼 졸았더군요. 어제 아침 수능 때문에 여느 날보다 늦게 배곳에 오라고 했지만 할 일도 있고 걸어가면 되니 남들보다 일찍 갔습니다. 갔더니 그야말로 조용했습니다. 아이 셋이 마당에서 공을 차고 있었고 배움방 안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포근할 거라는 날씨 기별을 듣고 조금 가볍게 입고 갔는데 문을 열고 앉아 있으니 춥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없고 조용하게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어 할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비롯하기 앞에 바쁘게 봐 달라는 게 있어서 하고 나니 아이들이 들어와 떠들었습니다. 제가 하려던 일은 못했지만 오늘 안에 해야 할 일이라 차례를 바꾼 셈이었습니다. 갈배움 여는 날(공개수업일)이었는데 아이들이 만들어 온 토박이말 몸말 널알림감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저는 옛날 배움책 찍그림(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냥 말로만 하던 것과 받아들이는 게 다름을 느꼈습니다. 옛날 배움책에 밥줄, 밥통, 살갗과 같은 말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을 때와 보여 주었을 때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루더듬다 [뜻] 2)마음 속으로 이것저것 어림하여 헤아리다.[보기월] 해야 할 일을어루더듬기만하면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날씨가 더 차갑다고 느꼈는데 낮에는 옷을 좀 많이 입었나 싶을 만큼 포근했습니다. 해는 쨍 나지 않았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 더 그랬지 싶습니다. 뛰고 달리던 아이들이 윗도리를 벗어 놓는 걸 봐도 얼마나 포근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안팎으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더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어루더듬기만 하면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적어 놓고 한 일은 지워 가야 빠뜨리는 일이 없지요. 챙긴다고 챙겼는데 배곳을 나오고 보니 보내야 할 것을 안 보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 것을 챙기고 남들 일까지 챙기느라 제 것을 놓치고 보니 적잖게 열없었습니다. 오늘은 또 스물 안팎의 젊은이들 삶을 갈라놓는다는 수능을 보는 날입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마음껏 펼치고 좋은 열매를 거두기를 비손합니다. 걸리는 게 많아서 엿도 떡도 하나 챙겨 드리지 못한 둘레 고3 어버이들께 글로 인사 올립니다. 그동안 참 애 많이 쓰셨습니다. 반갑고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섭치 [뜻] 여러 가지 몬 가운데 변변하지 못하고 너절한 것[보기월] 저를 그렇게 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은 토박이말을섭치로여기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비가 온 뒤 나뭇잎이 우수수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이레 저 위에 있는 고장 사람들이 미끄러운 나뭇잎을 살펴서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는데 제가 있는 곳도 그렇습니다. 어제는 배곳 뒤 길가에 있는 벗나무 아래에 나뭇잎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김도 없고 막을 수도 없이 그렇게 철은 바뀌고 있었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갖추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잘 해 나가고 있습니다. 바쁘신데도 토박이말 노래 잔치를 할 곳에 소리와 빛이 알맞은지 챙겨 보러 같이 가 주신 '아기자기' 지기(사장)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서 널알림 보냄(홍보 방송) 일로 알게 된 지은이(작가) 님께서 앞으로 마음을 써 도움을 주시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기뻤고 또 고마웠습니다. 일을 보러 들어 갈 때는 마음이 바빠서 눈에 안 들어 왔는데 나오는 길에 노란 꼬까잎을 한 나무가 참 예뻐 보였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정거리다 [뜻] 곧장 내달아 가지 않고 자꾸 머뭇거리다.=지정지정하다, 지정대다[보기월]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니고 몸 때문에지정거려서는안 되니 꼭 챙겨서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비가 온다던 기별이 딱 맞는구나 생각하며 눈을 떴습니다. 여느날보다 어두운 바깥과 어김없이 들리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일어나 기지개를 쭉 폈습니다. 그제 동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궂은 기별을 듣고 슬픔을 나누러 온 동무들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다들 흰머리와 주름으로 나이를 속일 수 없다면서 몸을 챙기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뫼오르기를 꾸준히 한다는 동무 얼굴이 좀 달리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일이 많고 바쁘다며 움직이는 일을 뒤로 미루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고 적고를 떠나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남들은 뭐라고 해도 이제 토박이말 일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고 일을 나눠서 해 가고 있습니다. 좀 더 부드럽게 좀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일이 기다리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루꾀다 [뜻] 1)얼렁거려서 남을 꾀다[보기월] 이것처럼 하기는 힘들겠지만 저도 사람들을어루꾈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어버이들께 보여드릴까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앞서 보신 분들께서 해 주신 말씀도 그런 걱정에 한 몫을 더했지요. 걱정을 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걱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끝을 말씀드리자면 우리 아이들은 제 걱정과 달리 참 잘했습니다. 갑자기 소리틀이 하나 없어져 어려움이 더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지요.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 마음을 얻기가 더 어렵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갖추면서 뼈져리게 느낀 것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 있지만 제가 내밀었던 손과 견주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들 손잡아 주실 분들이라고 믿기 때문에 서운함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한 곳에 모였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섬벅섬벅 [뜻] 크고 여린 몬(물건)이 잘 드는 칼에 쉽게 베이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하지만 무를섬벅섬벅썰어 넣었더라면 참 시원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바뀌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자라는 것이지만 어른 눈높이에서 보면 좋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찡그린 낯에 곱지 않은 말을 하고는 합니다. 아이들은 그게 싫다고 또 한 마디 보태면 어느새 사이는 더 멀어지지요. 그 사이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잘 이어나가는 어버이, 갈침이가 되어야 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제 탓이니 다른 수와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이를 손보러 다닌지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어긋난 이를 제자리로 돌리는 데 오래 걸리는 것, 나빠진 이를 처음처럼 좋게 만들 수 없는 것이 삶과 참 비슷합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그렇습니다. 얼른 되지 싶어도 안 되고 다 되었다 싶다가도 아직 멀었다는 게 보이면 기운이 빠지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에 도움을 주실 분을 만나 도움 말씀을 듣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비를 보며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오늘 토박이말] 지절거리다[뜻] 1)낮은 목소리로 빠르고 몹시 떠들썩하게 자꾸 이야기하다.=지절대다[보기월] 저도 다른 사람들 배움에 아랑곳하지 않고지절거리는아이들을 말리느라 바쁩니다. 아이들 마음이 들떠 있는 까닭을 훤히 알지만 힘이 드는 것도 참일입니다. 요즘 배곳마다 배움 보람과 솜씨 자랑 잔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배곳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 배움에 아랑곳하지 않고지절거리는아이들을 말리느라 바쁩니다. 기분이 좋게 지내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들떠서 서로에게 아픔을 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꾸려 나가려니 챙겨야 할 게 참 많습니다. 만나야 될 분들도 많고 물어봐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움 말씀과 함께 기운이 나게 해 주셔서 고맙기만 합니다. 이제 널알림감이 다 만들어지고 나면 그날 배곳에서 할 일과 일거리를 나누는 일을 챙겨야겠습니다. 이 말은2)새 따위가 서로 어울려 자꾸 지저귀다는 뜻도 있으며 비슷한 말은 지절대다, 지절지절하다 입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으니 알맞게 써 보시기 바랍지다. ^^ 배곳 둘레 나무들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다가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두커니 [뜻] 새벽녘에 아직 어둑어둑할 때에[보기월] 그렇게 쉬는 날어두커니일어나서 설쳤으니 몸이 놀랐나 봅니다. 얼마나 몸을 쓰지 않았으면 하루 일을 했다고 이렇게 될까 싶어 절로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밤새 비가 내린 뒤 찬바람이 불어서 더 춥기는 했지만 몸이 마뜩잖아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지난 밝날 나무를 옮겨 심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해서 내야 할 게 있었지만 식구들과 함께하는 일이라서 제 일을 뒤로 미루고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서둘러 마치고 일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렀습니다. 날도 새지 않은 때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 깨우고 일거리를 나눠 하자고 했지요. 끝내 제 생각대로 하지 못했지만 다시 잠을 자느니 일을 하자 마음먹고 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침을 먹고는 바로 나무 파서 옮셔 심고, 고구마까지 캐고 왔습니다. 그렇게 쉬는 날어두커니일어나서 설쳤으니 몸이 놀랐나 봅니다. 삽질, 곡갱이질을 해서 그런지 손아귀도 아프고, 허리는 말할 것도 없고, 다리까지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다들 몸을 생각해서 뭐를 한다 뭐를 챙겨 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일을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바람 [뜻] 2)일을 치러 내는 솜씨나 힘[보기월] 하지만 올해 잔치를 잘 마치고 나면손바람이 나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배곳 안에서 열리는 배우고 익힌 솜씨 자랑 잔칫날이 얼마남지 않아서 갖추는 일로 다들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춤, 노래를 하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걸 구경하는 아이들도 따라서 좋아합니다. 어제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꾸림 일꾼 모임이 있었습니다. 다른 모임까지 미루고 와 주신 분도 있고 다른 일을 제쳐 두고 와 주신 모든 분들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나눠 맡기로 하고 하나씩 각단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하는 일이라 아직은 서툴고 모자란 게 많습니다. 하지만 올해 잔치를 잘 마치고 나면손바람이 나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기쁩니다. 이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도록 잔치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밤새 내린 비에 꼬까잎이 더욱 짙어진 느낌입니다. 구름으로 덮힌 흐린 하늘빛이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