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회목 [뜻]1) 손목이나 발목의 잘록한 곳[보기월] 회목을 잡아 보니 제 것보다 더 굵어서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았습니다. 어제 아침에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는 얼른 그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바람까지 불어서 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어서 안은 좀 갑갑했습니다. 아이들은 바람틀을 돌리자고 했지만 문을 조금 열어 두니 견딜만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버이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드리는 편지도 쓰고 꽃도 접어 붙이려고 하니 좀 바빴습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앞낮이 빠르게 지났구요.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비손을 한 보람이 있었는지 훌뿌리던 비가 낮밥을 먹기 앞에 그쳤습니다. 비가 그치고 바로 해가 나와서 마당이 좀 얼른 마르면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만큼 얼른 마르지 않았습니다. 식구들이 다 나가서 물을 뺄 수 있는 곳은 빼고 고인 곳에는 흙을 덮었습니다. 그럴 수 없는 곳에는 쓰레받기로 물을 퍼 내기도 했지요. 여럿이 울력을 하고 아이들까지 도와서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한테는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아이들한테는 놀이였습니다. 쓰레받기를 달라고 하더니 어느새 신을 벗고 물에 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조붓하다 [뜻] 조금 좁은 듯하다.[보기월] 모든 배움이가 함께 서서 몸을 풀기에는조붓한마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부는 바람은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 때 해가 나오더니 배곳에 가니 다시 구름에 가려져 오래지 않아서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익히는 날로 잡아 둔 날 비가 온다니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인 게 참일(사실)입니다.저보다 더 마음이 쓰인 분들이 아침부터 서둘러 익히기를 했습니다. 구름이 가려 줬으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제 바람과 달리 마당에 있는 동안 해가 나왔습니다. 아이들도 머리가 뜨거워 힘들다며 엄살을 부리는가 하면 온갖 장난으로 앞에서 이끄는 사람 속을 태웠습니다. 모든 배움이가 함께 서서 몸을 풀기에는조붓한마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당기고 뒤로 물러서니 다 설 수는 있었지만 넉넉하지는 않았습니다.이어달리기, 배해(학년)마다 하기로 된 놀이를 차례대로 다 하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잔치를 하는 날에는 비가 안 온다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앙당그리다 [뜻]1) 춥거나 겁이 나서 몸을 움츠리다[보기월] 그 조그만 손에 바늘을 찌를 때 얼마나 앙당그렸을까 싶어 제 마음이 다 아팠습니다. 닷날(금요일) 토박이말 갈배움을 맡은 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새로 일을 맡아서 그런지 바라시는 것, 알고 싶으 신 것을 묻고 나누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지난해 했던 분도 있어서 올해 더 잘하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달이 바뀌면 바로 갈닦음(연수) 자리를 마련해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빌리러 갔습니다. 새로운 책이 많이 들어와 있었지만 우리말과 아랑곳한 책은 새로운 게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요즘 많은 갈침이(교사)들께서 듣고 있는 물음과 마주이야기 갈배움(질문과 대답 교수법) 책을 봤습니다. 그런 움직임과 열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가르치고 배우는 알맹이(내용)가 아닌 수(방법) 찾기라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덧낫집(병원)에 있는 조카를 보러 갔습니다. 고뿔이 깊어져 갔다고 하는데 가서 보니 좀 나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손에 바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물[뜻] 2)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보기월] 저도새물을 입고 나와 비가 깨끗하게 가셔 준 숨씨(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봄비가 오래 내렸습니다. 어제 앞낮까지 내렸으니 거의 이틀 동안 비가 온 셈입니다. 차분하게 내리는 빗속을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풀도 나무도 한결 더 시원해 보였습니다. 저도새물을 입고 나와 비가 깨끗하게 가셔 준 숨씨(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비가 내리는데도 비를 맞고 씩씩하게 오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밖에서 달리고, 차며 땀을 흘리던 아이들은 몸이 근질근질했을 것입니다. 골마루에서 달리는 아이들을 여럿 보고 못 하게 말려야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기가 있어서 미끄러운 곳에서 제가 미끄러질 뻔한 뒤에는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끝내 낮밥을 먹고는 물이 채 빠지지 않아 고인 마당에서 공을 차다가 신이며 옷을 버려 들어 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아무리 타이르고 구슬려 봐도 보람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말 몇 마디로 또는 몇 차례 추어올리는 것으로 아이들을 바꿀 수 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훌뿌리다 [뜻] 1)눈, 비 따위가 마구 날리면서 내리다.[보기월] 낮동안 쉬지 않고훌뿌리는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밤새 얼마나 내렸는지 모르지만 아침에 잠을 깼을 때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집을 나서 배곳으로 가는 길, 빗물이 고인 곳곳에 노오란 솔꽃가루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솔꽃가루가 얼마나 많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지요. 제 바람처럼 어제 비에 솔꽃가루와 흙비는 깨끗이 가셔졌을 것입니다. 하늘이 낮아지면 사람 기분도 날씨처럼 됩니다. 그건 어른과 아이를 가릴 게 없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소리는 여느 날보다 더 크게 들리고, 밖으로 못 나가는 아이들이 안에서 놀다보니 안은 더 북적거리지요. 낮동안 쉬지 않고훌뿌리는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제가 하고 있던 일을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런 일까지 배곳에서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잰 것을 손으로 적은 뒤 또 슬기틀로 옮기고 또 다른 곳에 적어 넣으면서 더 좋은 수가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날마다, 달마다 또는 해마다 하는 일을 그저 하던 일로만 여기면 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조릿조릿 [뜻] 조바심이 나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마감 때가 가까워져서조릿조릿마음을 졸이며 풀거리를 풀어야 했습니다. 문을 열어 두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좋은데 솔꽃가루가 같이 들어와 온 데 앉아서 마음이 쓰입니다. 아이들도 잘 보이지 않는 먼지와 달리 눈에 보이니까 걱정스런 얼굴로 코를 막는 시늉을 하고 그럽니다. 어떤 아이는 꽃가루 때문에 눈이 가렵다고 자꾸 비비는 바람에 빨갛게 핏발이 서기도 합니다. 토박이말을 살려 쓰겠다는 마음을 길러 주고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배해옷(학년옷)을 만드느라 몸과 머리가 같이 바빴습니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하니 좋은 생각이 나와서 예쁜 옷이 나오지 싶습니다. 앞장서서 챙기는 분이 있어 믿음직스럽고 그런 것에 고마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어 마음 따뜻한 뒷낮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일을 마칠 때가 되었고, 어제 밤에 끝이 나는 갈닦음(연수)이 있어서 날이 저물어 가는 만큼 제 마음은 더 바빠졌습니다. 챙겨 오지 못한 것을 챙겨 준 고마운 분이 있어서 한 가지 걱정은 덜 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앙금쌀쌀 [뜻] 처음에는 굼뜨게 기다가 차차 빠르게 기는 모양[보기월] 앙금쌀쌀움직이는 벌레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들어왔습니다. 솔꽃가루와 흙비가 더해져서 숨을 쉬기 힘들 거라고 밖에 나가 놀지 않도록 해 달라는 말이 부끄럽게 아이들은 나가 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마당에 나가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붙들어 놓는 일도 쉽지는 않았지요. 왜 그래야 하는지 묻는 아이도 있었고, 네 하면서 따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뒷낮에는 생각지 않았던 일로 바빴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지난 모임 때 알려 주지 못 한 것들을 듣고 싶어 하는 분, 그 이야기를 해 주느라 해야 할 일을 놓친 사람이 있었거든요. 지나고 나서 생각해도 밝은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저녁에는 토박이말바라기 꾸림빛모임(운영위원회)을 했습니다. 지난 두 달 사이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앞으로 토박이말을 더욱 널리 알리고 빛낼 수를 찾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도움을 주실 분들을 모셔서모람(회원)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자주 만나면 여러 사람 슬기를 모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야기는 뒷풀이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서로 일을 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우잠 [뜻] 모로 등을 구부리고새우처럼자는 잠[보기월] 저도 모르게 팔을 베고새우잠을 잤던가 봅니다. 이래서 늘 바쁘신가 봅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갈모임(학회)에 가서 만난 일동무가 제게 한 말입니다. 쉼 없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저는 그리 바쁜 사람이 아닌데 말입니다. 어쨓든 같은 배곳에서 날마다 만나다가 거의 두 달만에 만나니 참 반가웠습니다. 어느 갈모임을 가든지 늘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남달리 마음 쓴 것을 들려 주기 때문에 몰랐던 것도 새로 알게 되고 그걸 바탕으로 또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저는 다른 분이 쓰신 글을 읽고 궁금한 것을 묻고, 제 생각을 보태서 말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제 생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씨앗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여느때보다 이른 저녁을 먹고 돌아와 누리그물 갈닦음(인터넷 연수)을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갈모임이 일찍 끝나서 덤으로 얻은 때새였기 때문에 더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좀 늦게까지 해서 끝나는 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후줄근하다 [뜻] 1)종이나 옷이 조금 젖거나 풀기가 빠져 축 늘어져 추레하다[보기월] 그렇게 바삐 왔다갔다 하고 나니 옷도 비가 아닌 땀에 젖어후줄근해졌습니다. 어제는 한 해 두 세 차례 나갈 수 있는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미리 온다는 기별이 있었기 때문에 챙기기는 했지만 눈을 뜨자마자 내다 본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토닥토닥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 밖으로 나가도 되나 싶을 만큼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가 반갑지 않았습니다. 챙길 게 있어서 여느 때보다 좀 일찍 나갔습니다. 토박이말도 맛보여 드려야 했고 뽑아야 할 것도 있었습니다. 저보다 일찍 온 아이들이 있을 만큼 아이들도 여느 때보다 일찍 와 있었습니다. 할 일을 다 하고 나니 때를 맞춰 나간다고 갔지만 여러 가지가 다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빠뜨린 것도 있고 말을 잘못 알아 들어서 어렵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못 챙겨 온 것을 가지러 갔다오기도 했고 몇 분과 손말틀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생각했던 때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그렇게 바삐 왔다갔다 하고 나니 옷도 비가 아닌 땀에 젖어후줄근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조금치 [뜻] 매우 작은 만큼[보기월] 어른들은 스스로 하는 일들 가운데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조금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제 더워서 땀이 났었던 게 생각이 나서 어제는 목댕기를 하지 않고 나갔습니다. 해가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아침에는 옷이 얇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낮밥을 먹고 나니 달라졌지요. 해가 쨍쨍 나오지는 않았지만 윗도리를 다 입고 있기는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가는 것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붕 떠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 두 사람이 흐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일이 쉽지 않을 만큼 다들 그랬습니다. 저마다 집에서 아이를 마주하는 수(방법)가 다르다보니 집에서 보고 느끼던 것을 넘지 않는 수로 아이들을 막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제 아이 하나 아니면 둘을 다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껴 본 분들은 배곳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사람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배곳 어머니 책읽기 동아리 모람 여러분을 뵙고 왔습니다. 왜 우리가 토박이말을 챙겨야 하는지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게 받아 주셨습니다. 토박이말 살리는 모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