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우리 가장 큰 명절인 설을 맞아 연휴기간 궁궐과 왕릉을 무료로 개방하고, 경복궁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세화* 나눔 행사를 운영한다. * 세화(歲畫): 질병이나 재난 등 불행을 예방하고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그림으로, 조선시대에 새해를 맞이하여 임금이 신하들에게 그림을 내려줬던 것이 유래되어 점차 민간 풍습으로 자리 잡음 먼저, 설 연휴기간(2.14.~2.18./5일간) 동안 4대궁, 종묘, 조선왕릉을 휴무일 없이 무료개방(22개소/창덕궁 후원 뺌)한다. 아울러 평소 시간제 관람(정해진 시간에 안내해설사와 함께 관람)으로 운영되는 종묘도 설 연휴 중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단, 설 연휴 무료개방 이후 2월 19일(목)은 4대궁, 종묘, 조선왕릉 전체가 휴관한다. 또한, 이번 설 연휴 기간 중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2026년 병오년 설맞이 세화 나눔’ 행사를 연다. 올해 세화는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민화장 정귀자 보유자와 협업하여, ‘십이지신 붉은 말 수문장’이라는 주제로 제작되었다. 세화 나눔 행사는 궁궐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들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설을 앞두고 정부가 사과와 배 같은 명절 먹거리를 여느 때보다 훨씬 많이 풀겠다는 기별이 들립니다. 부쩍 오른 물가 때문에 차례상 차리기가 무섭다는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나라에서 모아두었던 물건들을 엄청 내놓고 값도 깎아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나오는 ‘수급 조절’이나 ‘비축 물량 방출’ 같은 말들, 참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 삶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써온 살가운 토박이말 ‘갈무리’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갈무리’는 물건을 잘 정리해서 보관하거나, 하던 일을 깨끗하게 끝맺는다는 뜻입니다. 가을에 거둔 곡식을 창고에 잘 모셔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농부의 슬기와 삶이 담긴 말이지요. 추운 겨울 동안 잘 갈무리해 두었던 잡곡과 나물을 팔러 장터로 향하던 어머니의 발걸음에는, 피붙이를 먹여 살리려는 깊은 사랑과 책임감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정부가 세운 대책도 알고 보면 이 ‘갈무리’와 참 닮았습니다. 나라 곳간에 정성껏 갈무리해 두었던 물건들을 국민이 힘들 때 알맞게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라가 해야 할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며칠 뒤면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올해는 한가위 연휴가 길일뿐더러 중간 10일(금요일)에 연차를 내면 열흘을 쉴 수 있다고 좋아들 한다. 이렇게 연휴가 길다 보니 호기를 놓칠세라 모두 가방을 둘러메고 여행을 떠난다. 때를 맞이한 듯 여행업계는 호황을 맞이했고, 나라 밖 항공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국내 주요 관광지의 숙소 또한 방 잡기 어렵다. 사람들은 긴 연휴를 맞아 맛집 찾아 즐기고 여행할 꿈에 젖어 있다. 그런데 문득 질문이 생긴다. “한가위라는 명분 아래 나라가 국민에게 긴 휴일을 허락한 참뜻은 무엇일까?”, “단순한 휴식과 유흥에 있는 것일까?“ 그 물음에 답하기 전에, 올 초 필자가 부탄의 전통 명절을 취재하던 중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과 한가위가 부탄과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이번 한가위 명절을 기해 한국과 부탄 명절을 비교하면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부탄은 전통문화를 삶의 중심에 두고 오랜 세월 동안 소중히 지켜온 나라다. 특히 두메 마을에 가보면 수백 년 전의 환경과 정서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유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이 근대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전통이 빠르게 약화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영국의 수필가 찰스 램은 사람마다 모두 생일이 둘이라고 말한다. 한 번은 각별한 생각으로 축하를 주고받는 자기의 생일이라는 날이고 다른 하나는 새해의 탄생이란다. 이날을 기점으로 누구나 자기의 시간을 셈해보고 남은 날을 헤아리기에 이날이 우리 인류 공동의 생일이란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설이 두 번이 있다. 양력으로 1월 1일 새해가 그것이요, 음력으로 1월 1일 설날이 그것이다. 양력의 설은 (요즘엔 그냥 새해 첫날이라고만 부르고 설은 음력에만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글자 그대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 365일 만에 맞는 새날이요, 음력으로 맞는 설은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해서 마음으로 맞는 새해다. 우리는 이미 한 달 전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했지만, 다시 음력의 설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나눈다. 어릴 때는 뭐 새해를 두 번이나 맞고 인사를 두 번이나 올리냐고 쑥스러워했지만, 양력 1월 1일을 하루만 쉬게 하고 음력설을 앞뒤 사흘쯤 쉬게 하니 음력으로 맞는 1월 1일이 진정으로 새해의 기쁨을 가정과 이웃 친지들과 함께 나는 명절이자 잔치 날이 되고, 그러다 보니 새해 덕담을 두 번 하면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조선 첫 서양의사 알렌(Horace N. Allen )은 자신의 일기에 1885년의 설 명절에 대해 적었다. 2월 10일(화) 오늘 음력 섣달 스무엿새날(12월 26일)인데 사실상 오늘부터 조선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 시작된다. 조선인은 설날 명절을 5일 동안 쉰다. 이 5일 동안 서울거리는 온통 잔치로 꾸며진다. 썩은 짚으로 된 거름더미 같은 것은 말끔하게 치워진다. 5일 동안에는 거리에 좌판을 벌여놓고 각종 물건을 물물교환한다. 모든 사람은 제각기 무슨 물건이라도 팔고 산다. 그래서 서울거리는 시장 바닥이 되고 만다. 각종 물품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각종 놋그릇(유기-鍮器)더미를 산처럼 쌓아놓은 것인데, 햇빛을 받아 번쩍번쩍 눈부시게 빛난다. 놋그릇 종류에는 촛대, 숟가락, 젓가락, 사발, 대야, 타구(唾具, 침 뱉는 그릇) 등이 있다. 타구는 달걀을 두 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양끝이 연결되어 있다. 이들 유기는 정교하게 가공되어 있고 그 값도 대단히 비싸다. 나는 조그마한 타구 하나의 값이 현금으로 500냥(약 50센트)이라는 말을 들었다. 조선사람은 어떻게 그같이 비싼 값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참으로 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우리 민족의 5개 대표 명절 ‘설과 대보름’, ‘한식’, ‘단오’, ‘한가위’, ‘동지’를 새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다. 무형유산 정책이 전문 기ㆍ예능을 보유한 전승자 중심에서 온 국민이 함께 전승해 온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한복생활, 윷놀이에 이어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향유ㆍ전승되어온 명절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이번에 지정되는 우리 명절은 ▲ 음력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로 한 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설과 대보름’, ▲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이자 성묘, 벌초, 제사 등의 조상 추모 의례를 중심으로 전해 내려온 ‘한식’, ▲ 음력 5월 5일로 다양한 놀이와 풍속이 전승되어 온 ‘단오’, ▲ 음력 팔월 보름인 날로 강강술래부터 송편까지 다양한 세시풍속을 보유한 ‘한가위’, ▲ 24절기의 22번째 절기로 1년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까지 모두 5개다. 현지조사와 문헌조사, 관계전문가의 자문 등으로 진행된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 결과, 우리 명절은 ▲ 삼국시대에 명절문화가 성립하여 고려시대에 제도화된 이후로 지금까지 고유성과 다양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