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설을 앞두고 정부가 사과와 배 같은 명절 먹거리를 여느 때보다 훨씬 많이 풀겠다는 기별이 들립니다. 부쩍 오른 물가 때문에 차례상 차리기가 무섭다는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나라에서 모아두었던 물건들을 엄청 내놓고 값도 깎아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나오는 ‘수급 조절’이나 ‘비축 물량 방출’ 같은 말들, 참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 삶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써온 살가운 토박이말 ‘갈무리’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갈무리’는 물건을 잘 정리해서 보관하거나, 하던 일을 깨끗하게 끝맺는다는 뜻입니다. 가을에 거둔 곡식을 창고에 잘 모셔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농부의 슬기와 삶이 담긴 말이지요. 추운 겨울 동안 잘 갈무리해 두었던 잡곡과 나물을 팔러 장터로 향하던 어머니의 발걸음에는, 피붙이를 먹여 살리려는 깊은 사랑과 책임감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정부가 세운 대책도 알고 보면 이 ‘갈무리’와 참 닮았습니다. 나라 곳간에 정성껏 갈무리해 두었던 물건들을 국민이 힘들 때 알맞게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라가 해야 할 가장 큰 ‘갈무리’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라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살피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우리 마음가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성껏 갈무리해 둔 햇과일을 상에 올리며 피붙이들이 잘 되기를 빌던 마음처럼, 지난 한 해의 묵은 걱정은 잘 털어내어 끝을 맺고 새해의 희망을 깔끔하게 간직해야 합니다. 그저 "준비했다"는 말보다 훨씬 깊은 애씀이 느껴지는 말이 바로 ‘갈무리’입니다.
새해에는 우리 나라 살림도, 우리네 집안 살림살이도 빈틈없이 잘 갈무리되어 넉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숫자보다는 서민들의 팍팍한 가슴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기별들이 골고루 퍼져나가, 모두가 걱정 없이 설 먹거리를 갈무리하는 행복한 모습을 꿈꿔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갈무리 [이름씨(명사)]
1. 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2. 일을 처리하여 마무리함.
(보기: 정성껏 갈무리해 둔 햇과일을 상에 올리며 새해의 안녕을 빌었다.)
[여러분을 위한 덤]
▶ 함께해요 ‘오늘의 갈무리’ 해보기(이어잇기)
"설 명절이 아직 세 주나 남았지만, 갈무리는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설을 앞두고 큰 마음을 먹기 앞서, 오늘 당장 내가 머무는 자리를 가만히 둘러보세요. 책상 위에 어지럽게 놓인 서류 뭉치, 싱크대 한쪽에 쌓인 그릇들, 혹은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얹혀있던 해묵은 생각들까지. 거창한 대청소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 당장 갈무리할 곳은 없는지 내 둘레를 찬찬히 살펴보세요. 미뤄두었던 일을 하나 끝맺고 정돈하는 그 짧은 순간이, 다가올 명절을 더 가볍고 기쁘게 맞이하는 준비가 됩니다. 지금 내 눈앞에서 가장 예쁘게 갈무리된 모습, 혹은 방금 내 손으로 정성껏 갈무리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해 주세요.
참여 방법: 잘 정리된 책상, 차곡차곡 쌓인 반찬통, 깔끔하게 끝낸 업무 일지 등을 찍어 올립니다.
태그: #오늘의갈무리 #내둘레살피기 #미리맞는설날 #토박이말바라기
화려한 성공보다 묵묵히 오늘을 매듭짓는 당신의 '갈무리'가 더 아름답습니다. 그 단단한 하루하루를 응원하며 저희도 함께 '좋아요'를 누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