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김천웅 안무가는 바체바 무용단에서 활동하며 현대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왔으며, 이번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그가 쌓아온 철학적 사유와 안무적 실험이 결합하여 선보였다. 그의 안무는 단순한 미적 표현에 그치지 않으며,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도전적인 시도로, 무용수들의 신체를 통해 철학적 사유를 시각화하였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전적이면서도 여전히 동시대적인 의미를 지닌 철학적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질문은 단순히 이론적인 사유에 머물지 않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몸의 움직임을 통해 탐구하려는 시도다. 공연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바탕으로, 무용수들의 신체 언어가 하나의 질문으로 기능하게 하며, 관객에게 그 해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은 스스로 사유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으로 초대된다. 이 작품은 단순히 미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 사유를 몸으로 던지는 대담한 시도이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라는 제목이 주는 직관적인 철학적 깊이는 작품의 핵심을 관통하며, 관객을 소크라테스의 사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나라 밖 여행에서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도시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입니다. 도시가 참으로 아름다웠거든요. 특히 네카강 북쪽 언덕에 나 있는 철학자의 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를테오도어 다리를 건너서 좁고 구불거리는 골목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길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헤겔, 야스퍼스,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와 독일의 대문호 괴테, 쉴러, 노발리스 등이 이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 위대한 인물의 발자취도 멋스럽지만 철학자의 길 끝, 네카강 북쪽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은 환상적입니다. 초록 숲과 나지막한 건물들, 웅장한 하이델베르크 고성, 멋진 다리와 그 끝을 장식한 쌍둥이 탑문. 네카강의 잔잔한 물결…. 이 길을 걷다 보면, 철학자가 아닌 사람도 철학자 못지않게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습니다. 약간의 오르막이어서 사색하면서 걷기에는 참 좋은 곳이지요. 요즘 사회를 철학의 실종 시대라 규정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도 철학이라는 과목을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진학이나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일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이 철학을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