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경북 의성군 단촌면에는 등운산(騰雲山)이 있다. 구름으로 오른다는 뜻인데 해발고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허리에 늘 구름을 이고 있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등운산에는 고운사(孤雲寺)라는 절이 있다. 절 주변은 일품으로 평가받는 멋진 송림이 있고 거기서는 송이버섯 또한 많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고운사는 넘북국시대(통일신라) 신문왕 때인 681년에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되었고 원래 이름은 고운사(高雲寺)였는데 나중에 신라말 고운 최치원(857~ 미상)이 스님들과 함께 가운루(駕雲樓)와 우화루(羽化樓)란 두 건물을 지은 후 절 이름도 최치원의 호인 고운(孤雲)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절을 대표하는 건물인 가운루는 절 입구 계곡의 양쪽 기슭을 가로질러 세운 누각이다. 계곡 가장 낮은 곳 암반에 돌기둥을 새우고 그 위에 다시 나무기둥을 올린 다음에 마루를 놓아 하층을 이루고 상층은 공포를 두른 팔작지붕을 올렸다. 이 누각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큰 규모임에도 계곡과 조화를 이루어 앞뒤가 웅장할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도 결구가 지극히 아름다워 멋진 운치를 자랑하였다. 우리나라 절에는 계곡을 가로질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 문화일보에는 “강풍타고 번지는 ‘괴물산불’ … 안동 거쳐 청송까지 덮친다.”란 제목의 기사가 올랐습니다. 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불이 나면 속수무책입니다만 예전에는 건물이 거의 나무로 된 주택이어서 더 그랬습니다. 그래서 화재를 막기 위한 벽사(辟邪)시설을 곳곳에 설치해 두었습니다. 특히 경복궁 근정전 월대 모서리와 창덕궁 대조전, 창경궁 명전전, 덕수궁 중화전, 경희궁 숭정전 등 각 궁궐의 정전(正殿) 앞에 가면 조금씩 모양은 다르지만 대체로 청동 빛깔을 띤 넓적한 독이 놓여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무엇일까요? 이름하여 ‘‘드므입니다. 이를 어떤 이들은 향로나 쓰레기통으로 잘못 알기도 합니다만 사실은 화재를 막기 위한 벽사(辟邪)시설이지요. 옛날엔 ‘불’을 관장하고 불을 일으키는 재앙 화마(火魔)가 있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마는 아주 험상궂게 생겼지만, 정작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었지요. 이 화마가 어느 날 한 집에 불을 내려고 내려왔다가 드므의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너무나 험상궂게 생긴 것에 기겁하여 도망쳤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나무로 된 중요한 건축물들에는 이 드므를 설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