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어의로서 내의원에서 일했습니다. 내의원(內醫院)은 조선 시대에 왕실에서 쓰이던 약을 조제하던 관청이지요. 고려시대에는 이 내의원과 같은 일을 하던 곳으로 상약국(尙藥局)이 있었습니다. 충북 음성 <한독의약박물관>에 가면 이 상약국에서 쓰던 보물 제646호 “청자상감 ‘상약국’ 글씨 음각운룡무늬 뚜껑그릇”이 있지요.
▲ 보물 제646호 “청자상감 ‘상약국’ 글씨 음각운룡무늬 뚜껑그릇” (한독의약박물관 제공)
“청자상감 ‘상약국’ 글씨 음각운룡무늬 뚜껑그릇”[靑磁 象嵌‘尙藥局’銘 陰刻雲龍文 盒]은 한 자 이름으로 보통 “합(盒)”이라 부르며 뚜껑 달린 원통형의 그릇으로, 높이 9.6㎝, 아가리 지름 7.5㎝, 밑지름 6.0㎝의 크기입니다. 고려청자에는 이런 뚜껑그릇이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키가 작고 납작한 형태와 키가 크고 원통형을 이루고 있는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뚜껑그릇은 키가 크고 원통형으로 단순한 모양입니다. 그릇 아래쪽과 뚜껑 위쪽 모서리를 비스듬히 깍아내 매우 부드럽고 듬직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요. 뚜껑 위의 둥근 평면에는 정교한 솜씨로 구름과 학 모양을 새겨 넣었습니다.
이 뚜껑그릇에서 주목되는 것은 몸체 윗부분과 뚜껑 아랫부분에 흰색으로 상감 처리한 “상약국(尙藥局)”이라는 글자인데, 이런 종류의 뚜껑그릇은 매우 드뭅니다. “상약국”이 고려시대에 의약을 담당하던 관청이기에 이 뚜껑그릇은 약을 담는 쓰임새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지요. “상약국”은 고려 목종 때(재위 997∼1009)부터 충선왕 때(재위 1308∼1313)까지 있었기에 이 뚜껑그릇은 그 기간에 만들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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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646호 “청자상감 ‘상약국’ 글씨 음각운룡무늬 뚜껑그릇” (한독의약박물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