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어제 3.1절, 구파발에서 녹번에 이르는 국도를 지나는 사람들은 국도변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있었을 지 모른다. 실제로 아는 사람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와 '국기 불량'이 아니냐고 흥분해 하는 사람이 있엇을 정도 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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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태극기는 은평구에서 3.1만세운동 당시 쓰던 진관사에 보관된 피묻은 태극기를 상징화 한 것이다. 독립만세를 부르는 관중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던 일제 경찰들에 굴하지 않고 만세 운동에 참여했던 동포들이 흘리던 피가 고스란히 태극기에 묻어 그날의 참상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 있는 태극기는 2009년 진관사 칠성각(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3호) 해체 복원 조사 중 불단과 기둥 사이에서 발견되었다. 발견된 태극기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되었지만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크기는 가로 89㎝, 세로 70㎝, 태극의 직경은 32㎝이다. 이 태극기의 4괘는 현재의 국기와 비교하면 리ㆍ감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이는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 양식과 동일하다. 태극은 청ㆍ적색이고, 현재의 국기를 뒤집어 놓은 모습이다.
‘진관사 태극기’는 1919년 독립운동 현장에 쓰였던 태극기로 보이며 우연히 발견되기 까지 9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벽 속에 숨겨져 있었다. 진관사 독립운동 유물의 발견은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독립의지와 항일투쟁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애국선열의 숨결이 느껴지는 독립운동사 자료로서 매우 귀중한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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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구파발부터 불광, 연신내, 녹번 구간을 직접 가서 도로변에 펄럭이는 피묻은 태극기와 깨끗한 태극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을 보며 97년전 독립운동가들의 함성을 그려보았다. 그들이 지킨 나라, 어떻게 앞으로 지켜 나갈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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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장기 위에 덧그려진 피묻은 진관사 태극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