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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90] 징검다리의 ‘여름’

한양대 출신 혼성 4인조 1회 해변가요제 최우수상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19631월 첫째 주 비틀즈라는 이름의 남성사중창단이 부른 “Please, Please me”가 가 영국차트 1위에 올랐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Innovation(혁명)이라 하였다.

 

이듬 해 그 네 명의 청년들이 미국에 상륙하여 미국 대중음악계를 초토화 하자 그때는 그것을 “British invasion(영국인의 침공)”이라 하였다. 그 후 비틀즈의 노래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비틀즈 열병을 앓게 만들었다.

 

우리에게도 그런 혁명적 사건이 있었다. 소위 386세대들은 서태지를 앙시엥 레짐, 구체제와 단절하고 새로운 지평을 연 혁명가의 기원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고 주장일 따름이다. 그 보다 훨씬 먼저 우리의 젊은 피가 들끓게 한 대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대학가요제의 탄생이었다.

 

MBC 문화방송에서 1977년에 주최한 제1회 대학가요제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일찍이 그렇게 순수하고 진지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은 전율했다. 대학가요제의 대성공은 곧바로 방송가의 경쟁사태를 불러왔다.

 

당시 MBC와 최고의 민영방송 위치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TBC 동양방송도 이에 뒤질세라 해변가요제를 주최하게 된다. 1978722일 연포해수욕장에서 개최된 제1회 해변가요제가 그것으로 구창모, 배철수, 이명훈, 왕영은 등이 1회 대회를 통해서 스타덤에 올랐다.

 

대학가요제와 해변가요제(2회 대회부터 젊은이의 가요제로 바꿈)의 대성공에 한껏 고무된 방송가는 강변가요제, 사랑의 두엣 쇼를 비롯하여 심지어 지방방송사까지 뛰어들어 수많은 대학가요제 성격의 가요제를 양산해냈다. 그 싱그런 바람은 1990년대까지 거세게 불어 우리 가요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 이루 다 셀 수 없으리만큼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또한 우리는 그것을 자양분 삼아 성숙해 갔다. 이를 두고 어찌 혁명이라 아니 하겠는가!

 

오늘은 제1회 해변가요제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징검다리여름을 소개한다.

 

한양대학교 재학생 네 명으로 구성된 징검다리는 두 명의 남학생(이성용, 이교성)과 두 명의 여학생(왕영은, 정금화)으로 화음을 맞춘 혼성4인조로 이 대회에 참가한 팀은 2기 멤버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왕영은은 연예계로 진출하여 지금도 방송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흥에 겨워 여름이 오면

가슴을 활짝 열어요

넝쿨장미 그늘 속에도

젊음이 넘쳐흐르네

산도 좋고 물도 좋아라

떠나는 여행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사랑이 오고 가네요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갈 숲 사이 바람이 불어

한낮의 더위를 씻고

밤이 오면 모닥불가에

우리의 꿈이 익어요

 

노래가사에도 나오듯이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다. 작렬하는 태양도 그렇거니와 푸른 바다, 짙은 녹음 모두 젊음과 잘 맞는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