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에서는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작곡가들의 명곡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곽재영(가야금), 성시영(피리), 이의영(악보) 등 단원들이 직접 창작활동에 참여한 곡을 선보여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해설을 맡은 현경채 평론가는 “평소 관현악에서는 느끼기 힘든 연주자 개개인의 섬세한 재능이 돋보이는 실내악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총출동하여 실내악 전용홀인 세종체임버홀에서 기계음향을 사용하지 않은 국악의 정수를 선사한다. 이 공연의 입장권은 전석 2만원이며, 문의는 세종문화티켓 02)399-1000로 하면 된다.
실내악의 묘미, 연주자들의 열 손가락에 집중하라!
한국전통음악은 본래 사랑방, 궁궐과 같이 실내 앙상블 음악인 방중악(房中樂)에서 시작되었다. 1960년대부터 국악관현악 체계가 생기고 합주형태가 대세를 이루며 관현악형태의 연주가 많아졌지만 이에 견주어 연주자들의 면면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국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올해로 창단 51돌을 맞이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이번 공연을 통하여 실력파 단원들이 그들의 연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악장이자 가야금 연주자인 류지연, 대금의 이나래, 소금과 단소의 권용미, 아쟁의 김상훈 등 각 분야별 최고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이 한 작품 이상 참여하여 다양한 앙상블을 만들었다.
창작 국악 실내악의 흐름과 미래를 이야기 하다.
이번 <실내악 축제>에서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엄선하여 창작 국악실내악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해식, 이건용 등 작곡계의 거장 뿐 아니라 한광수, 임준희, 조원행 등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작곡가들의 작품, 그리고 유민희, 최덕렬, 박경훈, 이의영 등 주목받는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까지 아우른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이 공연을 위해 위촉한 3곡의 신곡이 초연된다. 2007년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작곡 부문 금상 수상과 2013년 아르코 창작음악제 수상 등 대세 작곡가 유민희가 ‘프리다 칼로를 위한 발라드’를 선보인다.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이 기대된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불세출의 리더 최덕렬은 한국음악의 장단에서 홀(홀수)이 지니는 의미에 대하여 표현한 ‘홀’을 선보이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피리 연주자인 성시영은 현대사회의 박탈감을 표현한 ‘불안의 시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3일 동안 하루에 6곡씩 18명의 작곡가와 명곡을 만나보는 시간
이번 공연은 수룡음을 바탕으로 편곡한 가야금과 단소 3중주 ‘석별’(곽재영 편곡)을 시작으로 매일 6곡씩 모두 18개의 작품이 공연되는 3일간의 축제로 진행된다.
토속음악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작곡풍을 구축한 거장 이해식의 ‘바람의 말2’, 불교의 범패를 재해석한 이의영의 ‘신영산’, 단가를 바탕으로 소리꾼 안이호의 노래와 함께하는 ‘사철가’(김보현), 민요를 활용한 ‘베틀가’(이태원) 따위 전통에 바탕한 작품들과 ‘대금 3중주를 위한 대화’(조원행), 대금과 생황 2중주로 진행되는 ‘향Ⅱ’(최영신)등 악기의 특성을 극대화시켜 현대적 어법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공연된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도 매일 한 편씩 연주된다. 시인 김수영의 대표작 ‘풀’ 에서 제목을 따온 ‘풀’(이건용 작곡)은 이나래의 대금 독주가 돋보이며, ‘접동새’(계성원 작곡)은 김소월의 동명의 서정시를 바탕으로 작곡된 해금과 아쟁 4중주이다. ‘거문고’(박경훈 작곡)은 김영랑의 시를 바탕으로 이유경의 여창가곡과 한나리, 김선효, 박유림 세 명의 거문고 연주로 공연된다.
그 밖에도 황호준, 임준희, 신동일, 류형선 등 창극,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들의 ‘비밀의 언덕’, ‘묵향’, ‘서울에서 꿈꾸다’, ‘용서하고픈 기억’이 연주된다.
국악평론가 현경채의 해설과 함께 하는 실내악 축제
해설을 맡은 평론가 현경채는 “현재 국악계에 중주곡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퓨전국악 위주일 뿐 인문학적 상상이 충분하고 예술성이 담긴 실내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 이러한 시점에 평소 관현악에서는 느끼기 힘든 연주자 개개인의 섬세한 재능이 돋보이는 실내악 공연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낭 속에 담아온 음악>을 발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경채와 함께 국악실내악의 역사와 의미,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의 숨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국악 실내악 축제_백화난만>에 흠뻑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