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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3428. 왕세자지만 제자의 예를 다하는 “왕세자입학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2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왕세자입학도>는 효명세자의 입학식 모습을 담은 그림입니다. 효명세자는 1817311, 아홉 살의 나이로 성균관에서 입학식을 치렀습니다. 이날 행사의 생생한 모습이 여섯 장의 그림으로 남아있는 것이지요. 첫 번째 장면은 효명세자가 창덕궁을 나와 성균관으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맨 앞 의장 행렬부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였는데 여기에 앉아 있어야할 가마에 왕세자는 없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과 관련된 행사를 그릴 때 임금의 모습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관례에 따라 왕세자의 모습도 그리지 않은 것이지요.


 

이날 효명세자는 성균관 대성전에 모셔진 공자와 여러 성인들의 신위에 술잔을 올리며 예를 갖춘 다음 수업 장소인 명륜당 문 앞에서 스승에게 수업을 청합니다. 허락을 받은 효명세자는 명륜당 안으로 들어가 감사의 뜻으로 스승에게 예물을 드립니다. 아무리 왕세자라도 가르침을 구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스승에게 정중히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더구나 다섯째 그림을 보면 세자가 스승으로부터 수업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스승은 서안 위에 한 권의 책을 놓고 있지만 제자인 세자는 서안 없이 바닥에 책을 놓고 공부합니다.

 

왕세자 입학식은 아주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신하들과 성균관 유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며 축하하는 자리였지요. 그러나 이러한 특별한 사람이라도 스승에게만은 깍듯한 예우를 보여줍니다. 나중에 임금이 될 왕세자라도 스승 앞에서 제자의 예를 다하는데 이 자리서 스승에게 한 첫 질문은 성인이 되는 길입니다. 이 왕세자 입학식은 한 사람을 위한 입학식이 아니라 온 나라 그리고, 백성 모두를 위한 입학식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