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은 늦춰 잡아도 고려 고종 때인 12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연주되었다고 하니 1500년~1600년 이전부터 연주되었던 가야금이나 거문고에 견주어 연주 나이가 짧지만 800년 이상 우리나라에서 연주되면서 토착화 되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원래 외래 악기였던 해금은 이제 웬만한 우리 음악에는 거의 빠짐없이 편성ㆍ연주되어 악기계의 감초라 할 만큼 우리 악기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12줄의 가야금, 요즘 개량악기인 25현 가야금 악기에 견주면 단 두 줄로만 연주하여 초라할 듯 하지만 실은 그 표현 영역이 거의 무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대단한 악기지요. 어느 때는 흐느끼듯 애절한 소리를 내다가 문득 능청스러우면서도 해학적인 소리를 내 양극단을 오가는 그런 악기입니다. 특히 해금은 서양악기와 잘 어울리며 서양음악도 아름다운 소리로 연주할 수 있는 정말 대단한 악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