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2017년 봄특별전 <가야, 백제와 만나다>를 오는 5월 28일(일)까지 열고 있다.
서울시의 한성백제박물관과 고령군의 대가야박물관은 ‘유물 및 프로그램 상호교류’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협약에 따라 고령의 대가야박물관이 2016년 9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한성백제박물관 소장유물을 중심으로 <한성백제> 특별전시회를 열었으며, 이번에는 서울의 한성백제박물관이 <가야, 백제와 만나다>특별전시를 여는 것이다.
고구려ㆍ백제ㆍ신라에 묻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려져간 가야는 변한(弁韓)의 후예로서 기원후 1세기에 국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철기술을 기반으로 백제ㆍ신라는 물론 중국ㆍ일본에까지 철을 수출한 제철강국이었으며 동시에 교역 강국이라고 역사학계는 말한다.
《삼국지 동이전》에 따르면 삼한 가운데 하나인 변한에는 12개의 소국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나라들이 발전하여 함께 한 것이 가야연맹이다. 3~4세기에는 김해의 금관가야가 (전기)연맹체를 이끌었으며, 5~6세기에는 고령의 대가야가 (후기)연맹체를 주도했다. 가야연맹에 속한 국가는 삼국유사에 5가야 또는 6가야로 적혀있지만, 실제는 10여개 나라였던 것으로 역사학계는 추정한다.
그러나 왕성했던 가야연맹은 532년에 금관가야가 신라에게 흡수되었고, 562년에는 대가야가 신라의 공격을 받고 멸망함으로써 그 흔적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가야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가야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와 함께 우리 땅에 번성했던 우리의 선조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가야특별전은 백제의 초기 수도였던 서울시에서 최초로 열리는 소중한 전시회다.
이로써 서울시민들이 고대 서울의 역사뿐 아니라 영남지방의 고대 역사를 이해하고 유적ㆍ유물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 전시회를 위해 대가야박물관을 비롯해 국립김해박물관ㆍ국립대구박물관ㆍ고성박물관ㆍ대성동고분박물관ㆍ경상대학교박물관ㆍ의병박물관 등의 유물을 빌렸다.
전시구성은 제1장 ‘가야의 여명- 변한에서 가야로’, 제2장 ‘가야 여러 나라의 성장과 쇠퇴’, 제3장 ‘가야의 대외교류’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제1장에서는 변한12국에서 초기가야연맹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제2장에서는 가야 제국을 대표하는 금관가야ㆍ아라가야ㆍ소가야ㆍ대가야 4국의 역사를 유물과 유적자료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제3장에서는 철·토기 등을 중심으로 백제ㆍ신라·ㆍ중국ㆍ일본과 중계무역을 하던 가야의 대외교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성동구 구의동에서 왔다는 심상훈(58) 씨는 “그동안 ‘가야’라는 나라가 있었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제철과 교역의 강국’이었음을 알지 못했었다. 따라서 역사를 다시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전시장에서 뭔가 강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유물이 다양하지 못한 데다 충분한 설명이 부족해서인지 전시회는 내게 ‘제철과 교역의 강국’이라기보다는 그저 제철과 교역의 흔적이 상당한 나라 정도로 여겨질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특별전에서 가야의 금동관과 목걸이와 모자꾸미개 등 지배층의 꾸미개를 보았고, ‘구멍 있는 작은 항아리’, ‘무늬 있는 뚜껑’, ‘불꽃무늬 굽다리 접시’ 등 다양한 토기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교역의 흔적인 ‘야광국자’ 따위를 본 것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