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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풍경

'히타치나무', 하와이 나무에 붙은 일본 기업이름

하와이 호놀롤루에서 본 일본인들의 유아적 사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하와이 호놀롤루 시내 한복판에 히타치나무(日立)’라는 것이 있어 지난주에 보고 왔다. 겉에서 언뜻 보기에는 거대한 왕릉 같아 보이는 이 나무를 현지인들은 몽키트리(원숭이나무)라고 부른다. 더 정확한 이름은 몽키포드(MONKEY POD)로 역시 원숭이와 관련이 있다. 거대한 나무 밑에 가서 줄기를 올려다보면 원숭이들이 뛰어 놀기 안성맞춤인 듯 보였다.

 

이 원숭이나무는 현재 일본 회사 히타치그룹의 이름을 따서 히타치나무(日立樹, 히타치노키)’로 부르고 있고 일본인들의 하와이 관광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필자가 이곳을 방문했던 414일에도 주차장에는 일본 단체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줄지어 들어서고 있었다.


 




히타치나무는 하와이 호눌롤루 시내에 모아날루아 가든(2850 A Moanalua Road, Honolulu, HI 96819)에 있는 나무다. 이곳에는 이와 같은 나무가 여럿 있는데  이 가운데 수령이 130년 된 가장 우람한 나무 하나를 골라 일본 히타치회사에서 자기네 회사 나무로 삼고 있다. 아예 모아날루아 가든은 히타치나무공원으로 현지에서 통할 정도다.

  

히타치그룹은 1970년대 초 이 몽키포드(MONKEY POD)를 애니메이션으로 CM송으로 활용한 이래 1975년부터는 하와이 현지에 있는 실물을 CM송에 등장시켰다. 물론 이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광고비가 들어갔을 것은 뻔한 이치지만 그 금액에 대한 것은 알려지지 않고있다.

 

 

이 나무가 일본 전역에 알려지자 이 나무를 보러 하와이로 건너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침 이 나무가 있는 곳은 공원인지라 이곳은 일본 신혼부부들의 야외촬영지로도 인기다. 필자가 갔던 14일에도 한 쌍의 일본인 신혼부부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필자가 다가서니 매니저인듯한 여성이 이곳은 비용을 지불하고 촬영을 하고 있으니 줄(LINE) 친 곳 밖으로 나가달라는 주문을 했다.


 

나무나이 130, 높이 25미터, 40미터, 나무둘레 7미터인 이 나무가 서 있는 모아날루아 가든 자리는 원래 하와이의 카메하메하 5(1850년대)의 별장지였다. 히타치나무는 사회의 인프라 구축, 가전제품, 금융 서비스 등 글로벌화하고 있는 히타치 그룹이 회사의 이미지 제고와 사회공헌을 알리고자 이 나무를 광고용으로 쓰고 있다. 히타치 그룹은 이 히타치나무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나무로 키워 갈 것이다.” 이는 현지의 공원 안 기념품점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전단지(일본어, 영어 두 종류)에 적혀 있는 글이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몽키포드(MONKEY POD)’ 나무 한 그루가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현장을 보고 일본 기업가들의 마인드를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다. 히타치그룹이 이 공원에 후원하는 돈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와이 땅에 있는 나무 이름을 자신의 기업이름을 붙여서 홍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와이 관광에도 일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권력 실세의 어린 딸을 위해 수십억 원짜리 말을 사줄 돈이 있다면 나라밖에 눈을 돌려 히타치나무같은 명소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인지 히타치나무(몽키트리, 원이름 몽키포드)’를 배경으로 신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바라다 보자니 만감이 스친다. 그렇다고해서 '히타치나무'라고 이름을 붙인 일본 기업의 행태가 부러울 수는 없다.


이곳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관광객 서인영(47) 씨는 "아무리 자본을 투자하고 있지만 현지의 나무이름에 기업이름을 붙인 것은 썩 유쾌하지 않다. '히타치나무'를 보면서 뭐든지 자기것으로 하지 않으면 성미가 풀리지 않는 일본인의 유아적 사고의 현장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세계 어느 곳에 '히타치나무' 같은 것이  또 있단 말인가! "라고 말했다. 


*모아날루아 가든의 '히타치나무' 있는 곳: 하와이 호놀루루 공항에서 승용차로 20여분 거리

 (2850 A Moanalua Road, Honolulu, HI 96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