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냉동 농식품을 빠른 시간에 고르게 해동하여 그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 ‘라디오파(RF) 해동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라디오파 해동기술은 해동할 때는 열을 가해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깨고 겉은 얼리면서 속은 전자파로 가열하여 안팎이 고르게 해동되도록 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돈가스 원료인 원기둥 형태의 돼지고기 등심을 해동하는데 적합한 전극 기술도 개발했다.
라디오파 해동기는 프랑스 등에서 2010년 이전부터 도입되어 사용 중이나 모서리 부분이 먼저 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까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왔다. 이번 연구 결과* 돈가스 원료육을 관행적인 방법으로 해동시켰을 때 하루(24시간)가 걸리던 해동시간이 5분으로 줄었다.
*(관행 해동) 8℃ 냉장실에서 24시간 → (라디오파 해동) 800W로 5분
농산물의 경우 세포 구조가 육류와 달라서 냉ㆍ해동에 매우 취약한데, 동일하게 냉동한 농산물을 상온에서 해동하는 것과 견주어 해동시간은 1/6로 단축하고 품질은 유사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얻었다. 수산물인 냉동 참치는 육즙손실이 1% 정도로 관행적인 해동방법과 비슷했지만, 해동시간이 90% 이상 줄었다.
돼지고기 등심은 약 74%가 수분으로 비타민, 아미노산 등 수용성 영양분이 녹아있는데 냉ㆍ해동 때 이러한 영양분이 포함된 육즙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라디오파 해동기술을 이용해 해동한 돼지고기 등심으로 돈가스를 제조해 관행 제품과 관능 비교한 결과 맛, 다즙성, 부드러운 정도 등 전반적인 평가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식육 가공공장이나 학교급식소와 같은 중규모 식당에서 원료육을 빠르게 해동할 때 쓰면 좋다.
다만 아직 라디오파 해동기는 전자레인지에 견주어 고가인 점이 문제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여 저출력 라디오파 트랜지스터는 값 싸게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값싼 RF 트렌지스터를 활용하여 특화된 회로를 구성한다면 RF해동기의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또 대량생산의 경우도 기대할 만 하다.
농촌진흥청은 라디오파 해동기술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한국농업기계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국제식육과학지(MEAT SCIENCE)’ 등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고, 출원된 특허에 대한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은 라디오파 해동기술 현장 연시회를 11월 8일 제주도 소재 육가공 식품회사에서 열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김진세 농업연구사는 “이번 해동기술의 품질분석과 평가는 가공이용과와 세계김치연구소에서 실시하는 등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이번 기술은 단순히 외국의 라디오파 해동기를 국산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균일 해동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