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에는 다음의 대목이 보입니다. ‘집안에서 한바탕 난리를 친 김첨지는 풀대님으로
사립짝을 나선다.” 여기서 ’대님’은 한복 바지의 끝 부분 즉, 바짓부리를 동여매는
끈을 말하는데 ’풀대님’은 바지를 입고 대님을 매지 않은 차림을 뜻합니다. 대님을
매지 않으면 바짓부리가 바닥에 질질 끌리게 되고, 맵시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편함이나 맵시보다는 풀대님 차림은 예의와 격식에 어긋나는, 조금 이상한 짓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풀대님 차림‘은 어지간히 경황이 없는 상태나 예의 없는 차림새를
빗대는 말입니다.
옷에 관한 말로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은 ‘진솔’,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은 ‘오지랖’, 여자가 장식으로 어깨에 걸치는 목도리, 즉 숄은 ‘어깨걸이’, 주로
형제끼리 옷을 물려가며 입는 일은 ‘옷물림’, 여러 옷감 조각을 붙여 기워서 지은 옷은
‘쥐대기옷’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