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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나는 그대로 하여 빛나느니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8]

 

                    석 양

 

                                   - 한 임 동

 

       오늘 하루의 일을 마치고

       떠나는 뒷모습 아름답다.

 

       언덕 위 굽은 소나무도

       고운 빛으로 따라 물든다.

 

       만나고 헤어지는 아쉬움은

       다 하지 못한 사랑이더라

 

       그대 눈에는 내가 빛나고

       나는 그대로 하여 빛나느니

 

 

 

 

이태준(李泰俊, 1904~1970)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라 평가받는데 그가 쓴 단편소설 가운데 삼인칭 전지적 시점의 <석양(夕陽)>이란 작품도 있다. <석양>은 주인공 매헌이 경주 유적지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 타옥이 떠나므로 맞게 되는 황혼을 암시하며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가버리었구나!’

종일 마음이 자리잡히지 않았다. 술도 마셔보았다. 담배를 계속해 피워도 보았다. 저녁녘이 되자 바람은 어제보다 더 날카로운 것 같으나 매헌은 해변으로 나와보았다. 파도 소리는 어제와 다름없었다. 타옥의 말대로 파도 소리는 유구스러웠다. 석양은 해변에서도 아름다웠다. 그러나 각각으로 변하였다. 그러나 속히 황혼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이태준은 <석양>에서 파도 소리는 어제와 다름이 없었고, 석양은 해변에서도 아름답다고 애써 강변한다. 그럼에도 그 아름다운 석양은 각각으로 변하고 마침내는 황혼이 되어버렸다면서 작품을 끝낸다. 그렇게 우리의 인생에서 석양은 속히 황혼이 되어버리기에 아름답지만 허무한 것일까?

 

하지만, 여기 한임동 시인은 그의 시 <석양>에서 “오늘 하루의 일을 마치고 떠나는 뒷모습 아름답다.”라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그대 눈에는 내가 빛나고 / 나는 그대로 하여 빛나느니”로 끝내 이태준의 <석양>과는 자못 다름 느낌을 속삭인다. 내가 그대로 하여 빛나고 있기에 ‘석양’에서 황혼이 아니라 ‘그대의 아름다움’을 가슴속으로 안을 수 있는 것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