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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호랑나비의 꿈을 담은 집 호접몽가(蝴蝶夢家)

윤경식 건축가ㆍ최진석 철학자의 철학이 담긴 좋은 건축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60]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에 사무실로 여성잡지 《노블레스(Noblesse)》가 배달됐습니다. “어? 잘못 배달된 것 아닌가?” 제가 평소에 여성잡지를 보는 일이 없거든요. 미용실에서 머리 깎으며 가끔 여성잡지를 뒤적이는 일 외에는... 그래서 발신인란을 보니 ‘윤경식’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윤경식 씨는 저와 같은 이비엠(EBM) 포럼회원인 건축가입니다. 포럼의 등산셀인 <이산저산>의 등산대장을 맡고 있어, 평소 ‘윤 대장’이라고 부르지요. 그래서 앞으로 윤 대장이라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윤 대장이 왠 여성잡지를 나에게?” 갸우뚱하면서 포스트잇 인덱스로 표시해놓은 쪽을 펼치니 금방 의문이 풀렸습니다.

 

바로 윤 대장이 전남 함평에 철학자 최진석 교수를 위해 지은 호접몽가(蝴蝶夢家)에 관한 기사가 실렸더군요. 함평이 고향인 최 교수가 고향집 마당에 ‘새말 새몸짓 기본학교’ 강의동을 지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누구에게 건축을 의뢰할까 하다가, 평소 건축에 철학적 사유를 덧입히던 윤 대장이 생각나서 윤 대장에게 부탁을 한 것이지요.

 

 

최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이젠 뭔가 새로운 철학,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라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혼돈스러운 것은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에 유용했던 철학과 패러다임이 이젠 그 효용가치가 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주입식 교육 위주였던 우리 교육도 호기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요. 그리하여 새로운 철학, 새로운 교육에 대해 절실함을 느꼈던 최 교수는 서강대 교수를 하면서도 건명원 원장으로 21세기 창의적 미래형 인재 양성에 힘썼고, 아예 교수직을 내던지고 고향에 ‘새말 새몸짓 기본학교’를 설립한 것입니다.

 

윤 대장은 건축을 의뢰받고 함평 최 교수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평소에도 윤 대장은 건축을 의뢰받으면 그 건축을 할 땅을 둘러보며 땅이 그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땅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면 아예 프로젝트를 맡지 않는데, 이번에는 땅을 보자마자 느낌이 왔다는군요. 이렇게 하여 함평에 멋진 호접몽가가 탄생하였습니다.

 

호접몽가는 우리말로 ‘호랑나비의 꿈 집’인데, 장자가 나비꿈을 꿨다는 것에서 나온 것이니 동양철학자와 딱 들어맞는 이름이네요. 그리고 나비가 고치에서 나오면 완전히 환골탈태하여 힘찬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니 ‘새말 새몸짓 기본학교’와도 딱 들어맞는 이름 같고요. 또 마침 함평이 나비축제로 유명한 곳이니까, 집이 들어서는 공간하고도 어울리겠습니다. 호접몽가니 윤 대장은 호접몽가의 지붕을 나비의 한쪽 날개처럼 디자인하였습니다.

 

윤 대장은 호접몽가로 작년 10월에 제35회 세계건축상도 받았습니다. 이거~ 호접몽가도 앞으로 함평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관광명소가 될 것 같은데요. 저도 함평에 가면 꼭 한 번 들러봐야겠습니다. 아래에 호접몽가 기사가 실린 노블레스 누리집 주소도 올리오니, 한 번 들어가셔서 좀 더 자세한 기사를 읽어보시지요. 들어가 보면 아름다운 호접몽가 사진뿐만 아니라, 윤 대장이 기존에 건축한 해슬리 나인브릿지 클럽하우스와 북한산 도선사의 위패 석탑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윤 대장님! 세계건축상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노블레스(Noblesse)》 "좋은 건축, 호접몽가"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