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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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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태자가 지나간 곳 이야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설악산으로 향하는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다물교차로(인제군 남면 어론리)에서 우회전하면 446번 지방도로 들어선다. 상남면을 관통하여 홍천군 내면으로 가는 도로다. 전에 차를 몰고 이 길을 통하여 상남면으로 간 적이 있다. 가다 보니 도로 안내판에 ‘김부대왕로’라고 되어있었다. 김부대왕? 이 산골짜기에 김부대왕이라니? 호기심이 부쩍 당겨 자료를 찾아보았다. 김부대왕은 마의태자를 말함이었다. 마의태자가 이곳에 머물렀다면서 동네 이름도 아예 ‘김부리’다. 별명으로만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고, 정식 행정지명이다. 그리고 김부리를 중심으로 남면과 상남면에는 곳곳에 마의태자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래서 상남면에서는 상남리의 용소마을을 비롯한 근처 4개 마을을 마의태자권역마을로 지정하고, 해마다 마의태자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부리의 마을을 마의태자권역마을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김부리의 대부분이 1996년부터 육군과학화 훈련장으로 수용되면서, 마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정사(正史)에는 나오지 않는 마의태자 이야기가 이곳에 널려있을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사에는 이렇게 나온다. 신라가 더 이상 버틸 수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안의 소년 돌아볼 것

《눈물꽃 소년》, 박노해, 느린걸음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0]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노해 시인이 수필집 《눈물꽃 소년》을 펴냈습니다. 한동안 시집과 빛으로 쓴 시, 곧 사진에 짤막한 감상을 단 사진에세이집만 내던 박 시인이 정말 오래간만에 수필집을 냈네요. 책의 부제는 ‘내 어린 날의 이야기’입니다. 부제 그대로 책에는 박 시인이 어린 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쓴 주옥같은 수필이 모두 33편 실려있습니다. 책에는 간간이 삽화도 들어가 있는데, 박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입니다. 책 표지에도 그림이 있는데, 그림에서는 한 여인이 멀리 떠나가는 남정네를 바라보고 있고, 그 옆에 작은 아이도 떠나가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도 박 시인이 그린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그림에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짐작하겠습니다. 박 시인의 아버님은 박 시인이 7살 때 돌아가셨는데, 박 시인은 어머니와 함께 떠나가는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이번에도 책이 나오자마자 나눔문화에서 책을 보내왔는데, 책갈피에 끼인 임소희 이사장의 드리는 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남도의 작은 마을에서 ‘평이’라고 불리던 박노해 시인의 가슴 시린 소년 시절 이야기. 한 인간을 나아가게 하는 근원의 힘이 무

담론, 이 풍진(風塵) 세상을 살아갈 이유

《담론》, 신영복, 돌베개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9]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지난 1월 15일은 신영복 선생 8주기였습니다. 세월 참 빠르네요. 장례식에 참석한 것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8주기라니... 8주기에 참석하였을 때 선생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신영복 선생의 책은 거의 다 읽어보았는데, 참석자들이 선생님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오래간만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읽을까 생각하다가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강의를 담은 《담론》을 다시 읽기로 하였습니다. 예전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이 책에 줄을 쳐가며 읽었지요. 그러나 한 번만 읽고 그칠 수 없어 다시 한번 읽고, 그리고 특히 마음에 들어오는 부분은 일일이 타자를 쳐서 따로 저장해 두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오래간만에 다시 읽었는데, 《담론》은 여전히 나에게는 울림이 있는 책이네요. 마지막 강의라고 하였는데, 선생은 2006년 성공회대를 정년퇴임한 뒤에도 석좌교수로 <인문학 특강> 한 강좌는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아 그해 겨울학기에 마지막 강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강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한 《담론》이란 책이

살인자 인조

우리를 구할 제2의 서희가 절실해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8]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경민 작가의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를 보면서, 무능하고 비겁한 고종에 화가 많이 났었는데, 그러다 보니 또 하나의 무능한 임금 인조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조를 다시 생각하다 보니 인조는 단순한 무능한 임금이 아니라, 살인자로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너무 과격하다고요? 왜 제가 그런 과한 생각까지 하는지, 잠깐 얘기해 보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인조는 쿠데타로 집권한 임금입니다. 인조는 집권하면서 광해군의 외교정책을 전면 바꿨습니다. 광해군이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잘 펼쳤음에 반하여 인조는 청나라는 오랑캐 나라라고 오로지 명나라에만 충성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광해군이 청나라가 좋아서 균형외교를 펼쳤겠습니까? 당시 명나라는 지는 해이고 청나라는 뜨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광해군은 조선을 위하여 멀리 내다보고 균형외교를 펼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균형외교를 펼치더라도 그동안의 명나라와의 관계나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준 은혜를 생각하여 표 안 나게 조심조심 균형외교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인조는 조선은 소중화(小中華)라는 몽상에 빠져 어찌 오랑캐와 상종할 수

귤나무에 구멍을 뚫고 후추를 집어넣어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서 나오는 백성의 눈물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해마다 가을이 되면 관에서 대장을 가지고 나와 그 과일 개수를 세고 나무둥치에 표시해 두고 갔다가 그것이 누렇게 익으면 비로소 와서 따 가는데, 혹 바람에 몇 개 떨어진 것이 있으면 곧 추궁하여 보충하게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값을 징수한다. 광주리째 가지고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또 그들을 대접하느라 닭을 삶고 돼지를 잡는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이 펴낸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서 인용하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무슨 과일이기에 관리가 이렇게 백성을 닦달하는 것일까요? 바로 제주도 귤과 유자입니다. 지금이야 흔한 귤이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귤은 정말 귀한 과일이지요. 그렇기에 제주도에서 귤이 진상되면 임금은 ‘황감제(黃柑製)’라는 임시과거까지 열었다는군요. 그런데 이런 귀한 귤을 가져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군요. 귤을 거저 가져가는 것은 세금의 일종인 공납이라고 하더라도, 공납 징수하러 와서는 백성이 대접하느라 내놓는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날름날름 거저먹어요? 에라이! 그리고 귤이 바람에 떨어지면 그건 징수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하는데 오

요즘 정치도 ‘당동벌이’가 그대로 들어맞아

《서애연구》 8권, 서애를 본받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애연구》 8권이 나왔습니다. 《서애연구》는 서애학회에서 1년에 두 번 내는 학술지인데, 창간호를 받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째가 나왔네요. 저는 처음에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해 연구하는 서애학회가 창립되면서 학술지도 낸다기에, 주로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여기에 약간의 정치학자도 참여하는 학술지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애연구》를 8권까지 보면서 뜻밖에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서애 선생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애 선생이라면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지도자임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리더십 연구자들도 서애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더군요. 8권까지에는 철학자 논문도 많습니다. 서애가 관직에 나가 있고 또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를 했기에 유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쓴 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퇴계의 제자로 기본적으로는 유학자였기에 철학자들도 서애를 연구합니다. 이번 호에는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양명학 이해에서 보이는 중층성 해명>이란 논문이 실렸습니다. 서애가 양명학에 양면성을 보이기에 그 중층성(重層性)을

고종 때 일제의 치밀한 조선침략 과정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 박경민, 밥북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2022년에 《한일 근대인물 기행》 책을 냈던 고교동기 박경민이 이번에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한일 근대인물 기행》이 근대를 살다 간 한일의 대표적인 인물 39인의 삶을 통하여 한일 근대사를 들여다본 것이라면, 이번에 낸 책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는 고종 시대의 두 사건을 통하여 그 당시 일제의 치밀한 조선 침략을 들여다본 책입니다. 경술국치 때까지 일제의 조선 침략 사건이 많겠지만, 경민이는 그 가운데에서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하게 된 당시의 경위를 1편으로 다루었고, 청일전쟁 직전에 일제가 벌인 교활한 침략을 2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그림을 보니 높은 파도 아래에 고종이 천진난만하게 앉아있는 것이 파도가 금방이라도 고종을 집어삼킬 듯합니다. 이는 고교동기 신일용이 그려준 것으로, 일용이는 일본의 풍속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 ~ 1849)의 대표작품 후가쿠 36경 가운데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토대로 그렸습니다. 후가쿠 36경은 다양한 지점에서 후지산을 놓고 그린 그림입니다. 일용이는 일제에 의해

신영복 선생님 가시는 길에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4]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신영복 선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금요일(1월 15일) 밤에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고 순간 멈칫하였습니다. 그 일주일 전에 선생님의 건강이 위중하셔서 예정된 동계특강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만 하여도, 그래도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끝내 머나먼 길을 가셨네요. 아직은 저희 후학들이 선생님께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수의 삶을 살다가 1988년 광복절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신 분, 감옥에 있는 동안 엽서나 휴지에 깨알같이 쓴 글을 모아 출간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던 분. - 신영복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를 먼저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제가 먼저 선생님의 세계를 접한 것은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책부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가 구속되어 20년을 감옥에서 살고 나온 사람이, 각종 동양고전을 이렇게 깊이 있게 강의하다니! 그런데 그런 사람의 머리에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