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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여성독립운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역사서 나와

[새책]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이윤옥, 도서출판 얼레빗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73]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윤옥 교수가 이번에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책을 냈습니다. 그동안 이 교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남성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이 여기고, 10년 이상을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밝혀내는데 온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리하여 <서간도에 들꽃 피다>라는 제목으로 한 권에 20명씩 총 10권으로 20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지요. 그리고 2018년에는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로 선정한 여성독립운동가 298명에다가 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더하여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도 냈습니다.

 

이 책을 낼 때만 하더라도 국가유공자로 선정된 여성 독립운동가가 298명에 불과하였군요. 그런데 2021. 3. 31. 현재에는 도합 526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광복 후 2018년까지 298명에 불과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그 후 3년 만에 526명으로 늘었다면 상당히 늘어난 것이겠네요. 그렇지만 이 교수는 이 숫자도 얼마 안 된다며 아쉬워합니다. 그나마 근래에 들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서훈이 늘어나게 된 데에는 이 교수의 공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교수가 이번에 낸 책은 그동안 그렇게 발굴해낸 여성독립운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역사서라고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교수는 먼저 여성독립운동사를 제1장에서는 시대별로 정리하고, 제2장에서 신분별로 본 여성독립운동가를, 제3장에서는 해외에서 활약한 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제1장 시대별 여성독립운동사에서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성들의 3.1 만세운동에서의 활약, 임시정부에서의 활약, 여성들의 사회주의 독립운동, 여자 광복군 등입니다. 그리고 제2장에서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신분별로 기생, 의사 및 간호사, 해녀, 교사 및 기자, 노동자, 의병으로 정리하였고, 제3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지역 그리고 미주 지역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10권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와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을 보면서 이 교수 덕분에 저도 미처 몰랐던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그동안 이 교수가 쓴 여성독립운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에, 이제는 제가 아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도 많이 눈에 띄네요. 그렇지만, 아직도 제 머리에 입력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태반입니다. 이번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를 보면서 제 눈에 띄는 부분 몇가지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선 1898. 9. 1.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선언서라고 할 수 있는 <여권통문>이라고 있었네요. 일부 내용만 발췌해보면 이렇습니다.

 

"이목구비와 사지오관(四肢五官)의 육체에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처럼 사나이가 벌어 주는 것만 앉아서 먹고 평생을 깊은 집에 있으면서 남의 제어만 받으리오. 이왕에 우리보다 먼저 문명 개화한 나라들을 보면 남녀 평등권이 있는지라. 어려서부터 각각 학교에 다니며, 각종 학문을 다 배워 이목을 넓히고, 장성한 후에 사나이와 부부의 의를 맺어 평생을 살더라도 그 사나이에게 조금도 압제를 받지 아니한다. 이처럼 후대를 받는 것은 다름 아니라 그 학문과 지식이 사나이 못지않은 까닭에 그 권리도 일반과 같으니 이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오."

 

통문에서 조선시대 내내 억눌려 살아오던 여성들의 분노가 읽혀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1898. 9. 12.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운동단체인 찬양회(贊襄會)가 조직되었고, 1913년 평양에서 조직된 송죽회는 여성 비밀결사단체 제1호랍니다. 그리고 1924. 5. 창립된 조선여성동우회는 한국 최초의 사회주의 여성단체랍니다. 단체는 아니지만 강주룡 지사는 1931. 5.에 평양고무공업조합이 일방적으로 임금 17%를 삭감하자, 평원 고무공장 파업을 주도하면서 평양 을밀대 지붕에 올라가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 시위를 벌입니다. 강지사는 이 때문에 체포되어 혹심한 고문을 받고 보석으로 출감되었지만 애석하게도 고문 후유증으로 출옥 2달 만에 31살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책에 나오는 여성독립운동가 한 분만 말씀드린다면, 박치은 지사입니다. 박치은(1897 ~ 1954) 지사는 대한부인청년단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1922. 4. 징역 2년을 선고받는데, 책을 읽으면서 졸렬한 일제에 분노가 치솟습니다. 왜 그리 핏대를 올리냐면, 박 지사는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핏덩이를 두고 잡혀갔는데, 아기를 데리고 면회온 친척이 잠시 젖을 먹이게 해달라고 애원해도 일경이 허락하지 않았답니다. 결국 핏덩이 아기는 어미젖도 먹지 못하고 죽습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남편 곽치문 지사도 고문으로 옥중에서 순국하고, 이렇게 부모가 감옥에 있는 동안 집에 남은 어린 4 형제자매 중 두 자매는 병으로 죽고말았답니다. 이런 개XX들!

 

그리고 책에는 여성이기에 당해야만 하였던 성폭행 고문 증언도 나옵니다. 몇가지만 예를 들면, ① 경찰서에 잡혀 온 여학생에게는 일본 순사가 먼저 강간을 하고나서 ‘네가 처녀냐? 정녀(貞女)냐?’라고 묻고, 대답이 없으면 갑자기 주먹으로 여자의 배를 때렸다. ② 여성을 알몸으로 두세 시간 거울 앞에 세워놓고 조금이라도 몸을 굽히면 심하게 때렸다. ③ 여성의 옷을 다 벗겨 반듯이 눕히고 겨드랑이털과 음모를 뽑기도 하고, 고약을 녹여 여자 음부에 붙였다가 식어 굳어지면 이를 갑자기 떼어 그 음모가 모두 빠지도록 하였다 등입니다. 이는 박은식의 <한국독입운동지혈사>에 나오는 증언이라는데, 읽으면서 정말 열이 뻗치네요.

 

하여튼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를 읽으면 여성 독립운동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윤옥 교수님! 그동안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에 의분을 느껴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님에도 여성 독립운동사에 파고든 이윤옥 교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10년 넘게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 이 교수님, 그대를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