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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 살 수 있을까?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84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세계 제1의 갑부는 누구일까?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1971년 생)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와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2022년에 세계 1위의 갑부가 되었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그의 재산은 2,600억 달러에 달했다. 머스크는 1971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교육받고 성공한 기업인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멕시코 국제 우주 회의에서 깜짝 놀랄만한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이 목표는 2029년으로 연기되었다) 이어서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화성에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머스크의 이러한 화성 이주 계획은 그저 무모하다고 웃어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꿈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2002년 6월, 머스크는 민간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하였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 세운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이었다.

 

우주 산업 개발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비용이다.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비용이 한 차례에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가 넘기 때문에 아무리 머스크라고 하더라도 수만 개의 위성을 쏠 수는 없다. 그동안 발사체는 한 번 사용하면 공중에서 파괴되는 일회용이었는데 이 발사체 제작에 드는 비용이 우주 비행체를 쏘아 올리는 전체 비용의 약 90%에 이를 만큼 컸다. 머스크는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비행체를 쏘아 올리는 비용을 1/10로 낮추고자 하였다.

 

2015년 12월 스페이스X는 궤도에 진입했던 발사체를 지상의 착륙장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어서 2017년 3월에는 세계 처음 재사용 발사체를 이용하여 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달 탐사선 다누리호는 2022년 12월 27일에 달 궤도에 안착하였는데, 다누리호를 실어서 우주로 보낸 우주선은 스페이스X 제품이다.

 

머스크의 두 번째 목표는 화성을 식민지화하여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우주왕복선을 통해 사람을 화성까지 운송하는 것이다. 머스크가 개발하고 있는 화성 왕복 우주선의 이름은 스타쉽(starship)인데, 100톤 이상의 화물과 승무원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화성 이주 계획 후기 10년 동안 해마다 100개의 스타쉽을 만들어 모두 1,000개가 완성되면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킨다는 것이 머스크의 꿈이다. 머스크는 스타쉽을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비유하였다. 소행성의 충돌 또는 기후위기로 파멸에 처한 인류가 스타쉽을 타고 화성으로 이주하여 문명을 이어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화성은 해에서 4번째로 가까운 행성(지구는 3번째 행성)이며 지름이 지구의 약 절반 정도인 작은 행성이다. 하지만 바다가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지구에 견주면 크기는 작지만, 육지 면적은 지구와 비슷하다. 화성의 영어 이름은 ‘Mars’다. 이 이름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화성의 색깔 때문이다. 화성의 붉은 색은 피와 전쟁을 연상시켰고, 전쟁의 신인 마르스의 이름을 따르게 된 것이다. 한자로는 火星인데, 불처럼 붉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사람들은 예전부터 제2의 지구가 될 만한 곳으로 화성을 지목하였다.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빛을 내는 항성(예를 들면,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위치에 떨어져 있어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한다. 지구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에 생명체가 나타났다고 본다.

 

화성의 평균 온도는 영하 23도(최저 온도는 영하 140도, 최고 온도는 영상 20도)로서 지구의 평균 온도인 15도에 견주어서는 매우 춥지만, 생명체가 살 수는 있는 조건이다. 화성에 물이 있는가? 1998년 7월 4일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착륙해 82일 동안 활동하면서 사진 1만 6,000장과 화성 대기 성분에 관한 자료 등을 전송해 왔다. 자료를 분석해 보니, 과거 화성에 대량의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 2015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종합적인 연구 결과 화성에는 액체 형태로 또는 얼음의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화성에는 생명체가 있었을까?

 

2023년 3월 6일자 MBC 뉴스에서 다음과 같은 보도가 나왔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화성 탐사차 '로버'가 촬영한 사진을 증거로 이런 주장을 했는데요. 사진에 화석이 된 해면과 산호, 곰팡이, 이끼 등 생명체의 흔적이 찍혔다면서 관련 내용을 담은 논문 4편을 과학저널에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는 인간이 직접 탐사에 나서거나 화성 표면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므로 아직은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머스크가 주장하듯이 화성에 사람이 가서 살 수가 있을까?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과학적인 측면에서 가능할까를 살펴보자.

 

 

화성은 자기장이 약해 태양풍에 의해 대기가 쓸려나가 대기의 밀도가 매우 옅다. 화성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이 숨 쉬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의 농도는 0.2%에 불과하다. 지구 대기의 산소 농도는 21%다. 그러므로 인간이 화성에 간다면 달에 간 우주인들처럼 우주복을 입고 산소통과 산소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녀야 할 것이다.

 

또한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1/3에 불과한 것도 문제를 일으킨다. 인간의 몸은 지구의 중력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중력이 작으면 뼈와 근육이 약해져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화성에 쏟아지는 우주 방사선은 지구의 50배에 달하므로 초기에 건설되는 화성 기지는 작고 창문이 없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왜 창문이 없는가? 실내 대기를 인공적으로 지구와 비슷하게 유지해야 하므로 창문을 열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식량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머스크는 구체적으로 태양광을 이용한 수경재배를 제안하였다. 지구에서처럼 흙을 사용하는 농업이 아니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이 담긴 특정한 배양액 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이다.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이 성공한다고 해도 필자에게 묻는다면 이러한 열악한 환경의 화성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최재천 교수는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에 대해 "화성에 가도 흙과 돌이 전부이고 풀과 나무 같은 녹색은 하나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모기에 뜯겨도 여기 지구에 살겠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서 최재천 교수는 머스크에게 “본인도 화성으로 이주한다는 전제 아래 이 사업을 진행하라”라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머스크와 세계 으뜸 부자를 다투는 빌 게이츠는 2023년 2월 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자 “화성 이주 대신 백신 개발에 돈을 써라”라고 머스크를 비판했다.

 

우주선을 타고서 화성 여행을 한다면 가는 데만 7개월 이상이 걸린다. 머스크는 화성까지 가는데 하루 비용이 50만 달러라고 밝힌 적이 있다. 대신 돌아오는 승선권은 무료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처럼 엄청난 돈을 내고 화성에 갔는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곳에서 우주복을 입고 산소통을 메고 돌아다니고 싶은 여행자가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