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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합천 해인사 홍하문」 등 절 일주문 6건 ‘보물’

전국 절 일주문에 대한 일괄 조사 거쳐 지정, 조선 전~후기 건축양식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합천 해인사 홍하문」 등 절 일주문 6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 일주문(一柱門)은 조선시대 절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나는 절 진입부의 첫 번째 건축물이다. 대부분 다포*계의 화려한 양식을 취하고 있으며, 조선전기에서 후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기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은 절의 주불전(主佛殿) 위주로 지정되어, 2021년까지 일주문 중에는 「부산 범어사 조계문」이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되어 있었다.

* 다포: 공포를 기둥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꾸며 놓은 건축양식

 

이에 문화재청은 2022년부터 전국 절 일주문 50여 건에 대한 일괄 조사한 뒤, 전문가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 값어치가 높은 것을 골라 지난해 12월 「순천 선암사 일주문(順天 仙巖寺 一柱門)」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하였으며, 이번에 6건의 일주문을 보물로 추가 지정하게 되었다.

 

「합천 해인사 홍하문(陜川 海印寺 紅霞門)」(경남 합천군)은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없으나, 1457년(세조 3)에 중수*하여 지금까지 다섯 차례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세조의 지원 아래 해인사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정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며 정면 평방*에 6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를 올린 다포식 구조로 서까래와 부연*이 있는 겹처마 지붕이다. 맞배지붕을 한 일주문은 정면에서 봤을 때 5개 공포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일주문은 6개 공포를 올려 상대적으로 웅장하다.

* 중수 : 건축물 따위의 낡고 헌것을 다시 손을 대어 고침

* 맞배지붕 : 지붕면의 앞뒤로만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으로 옆에는 판재를 이어 붙여서 비바람을 막음

* 평방: 기둥 위에 가로로 놓여 지붕을 받치는 부재

* 부연: 서까래 위에 덧대는 짧은 서까래

 

 

 

「함양 용추사 일주문(咸陽 龍湫寺 一柱門)」(경남 함양군)은 함양 용추계곡 일대에 존재했던 옛 장수사(長水寺)의 일주문으로 1711년(숙종 37)에 건립되었다. 6·25전쟁 당시 화재로 장수사의 모든 전각이 불에 탔을 때 유일하게 화를 피하였다. 현재는 장수사의 암자였던 용추사의 일주문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서까래와 부연으로 구성한 겹처마 구조이며, 정면 평방에 7개 공포, 전체 20개 공포의 다포식 공포이다. 이 일주문도 7개 공포로 구성되어 웅장하다.

* 팔작지붕 : 맞배지붕 옆에 삼각형의 합각을 남기고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

 

「곡성 태안사 일주문(谷城 泰安寺 一柱門)」(전남 곡성군)은 2017년 보수공사에서 확인된 상량문에 따르면 조선 전기인 1521년(중종 16년)에 ‘조계문(曹溪門)’으로 창건되었고, 상량문에는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孝寧大君, 1396~1486)의 수결(手決, 서명)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 후기의 건축 기법을 잘 보여주는 공포의 형식과 짜임을 통해 창건 이후 지속해서 보수되어 온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주기둥 상부 안쪽에는 두 뿔, 큰 눈, 눈썹, 크게 벌린 입과 이빨, 머리 뒷부분의 갈기 등이 화려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된 용두(龍頭)가 설치돼 있다.

 

 

 

「하동 쌍계사 일주문(河東 雙磎寺 一柱門)」(경남 하동군)은 ‘영남하동부쌍계사사사적기문’에 따르면 1641년(인조 19)에 세워졌다. 전면 1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며, 전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의 다포식 구조이고, 측면의 규모가 큰 편이다. 또한 대웅전으로 이르는 일직선상의 축에 따라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등의 전각을 건립한 산지가람배치 형식이 잘 보존되어 있다.

 

「달성 용연사 자운문(達城 龍淵寺 慈雲門)」(대구 달성군)은 1695년(숙종 21년)에 창건된 것으로 상량문(1695년)과 중수기(1938년)가 남아있어 건축연대와 중수연대가 확실하다. 처음 이름은 ‘일주문’으로 건립되었으나, 1920년 사진자료에는 ‘자운문’으로 편액이 되어 있어 그 이전에 이름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정면 1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우진각* 지붕틀을 구성한 뒤 맞배형의 덧지붕을 씌워서 건축했다. 정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의 다포계 구조로 겹처마 지붕이며, 주기둥의 부재 형태가 하부에서 벌어지는 비스듬한 형태로 독특하다.

*우진각 : 건물의 네 면에 모두 지붕면이 있는 형태

 

 

 

「순천 송광사 조계문(順天 松廣寺 曹溪門)」(전남 순천시)은 신라 말에 창건되었으나 건립연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1802년(순조 2) 중창되었으며 1842년(헌종 8) 큰불로 송광사의 대부분 전각이 불에 탔으나 조계문은 살아남았다는 ‘조계산송광사사고(曹溪山松廣寺史庫)’ 등의 기록을 통해 1802년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1886년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순천조계산송광사사적’에 포함된 송광사 배치도에서도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정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겹처마 지붕이며, 공포는 정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2개 공포의 다포식 구조이다. 주기둥 안쪽 상단에 용두를 두었는데 조선 후기에 자주 보이는 장엄*이다.

* 장엄 : 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

* 지난 8월 「순천 송광사 일주문(順天 松廣寺 一柱門)」이라는 이름으로 지정 예고되었으나, 당시의 상량문 등 관련 기록상 ‘조계문’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절 측의 요청으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번에 이름을 바꿔 지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