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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

김남주, <옛 마을을 지나며>
[겨레문화와 시마을 1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옛 마을을 지나며

 

                                  - 김남주

 

   찬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우리 겨레는 ‘더불어 살기’가 삶의 철학이었다. 아이들이 풍물을 치고 다니면 어른들이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을 부대에 담아주고, 그렇게 걷은 곡식은 노인들만 있거나 환자가 있는 것은 물론 가난하여 명절이 돼도 떡을 해 먹을 수 없는 집을 골라 담 너머로 몰래 던져주었다. 이 ‘담치기’는 이웃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해야 그해 액운이 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풍습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무도 몰래 이웃에게 좋은 일을 해야 그해 액이 끼지 않고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입춘의 ‘적선공덕행’, 밭뙈기 하나도 없는 가난한 집에서 십시일반으로 곡식을 내어 마을 어른들을 위한 잔치를 했던 입동의 ‘치계미’, 겨울철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할 짐승들에게 나눠 주려고 ‘고수레’를 외치며 팥죽을 뿌렸던 것들은 함께 우리 겨레에게 이어져 오던 아름다운 풍속이었다.

 

그에 더하여 시골에 가면 감나무에 감을 다 따지 않고 몇 개 남겨둔다. 그것은 까치 같은 날짐승의 겨울나기를 위해 보시하는 것이다. 여기 김남주 시인은 그의 시 <옛 마을을 지나며>에서 “찬서리 /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것이 ‘조선의 마음이라 했다. 또 김남주 시인의 산문집에는 "할아버지, 따먹을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산중에다 감나무는 뭣 하러 심어요?“라고 묻는 이에게 ”내 입만 입인감? 아무라도 와서 따먹으면 그만이제“라고 했다지 않은가? 이웃과 더불어 살 때 나도 행복해지는 것임을 김남주 시인은 알고 있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