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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실천으로 퇴계학을 연 월천 조목의 학문ㆍ사상

한국국학진흥원, 월천 조목 탄신 500돌 기념 학술대회 열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올해는 퇴계 이황과 함께, 제자 가운데 도산서원에 유일하게 종묘에 모신 월천(月川) 조목(趙穆, 1524~1606)의 탄신 500돌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9월 23일(월) 14시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조목 탄신 500돌을 맞아 “월천 조목의 학문과 활동”이라는 주제로 그의 학문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조목은 퇴계학을 연 이황의 대표적인 제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황의 학문적 조력자이자 동반자였다. 특히 퇴계학에서 강조하는 실천 정신을 구체적인 삶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그야말로 ‘실천으로 퇴계학을 열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조목에 관한 연구는 이황과의 관계 속에서만 연구되었다. 조목의 철학적 입장과 그를 통해 이어지는 퇴계학의 특징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기획되었다.

 

이황과 조목, 그리고 함께 열어 간 퇴계학

 

이황은 중국에서 받아들인 주자학을 조선의 상황에 맞추어, 특히 도덕적 이치를 강조하고 마음공부를 통해 도덕적 앎을 실천하도록 하는 이론을 열었다. 이른바 ‘퇴계학’이다. 조목은 바로 이러한 이황의 첫 번째 제자이면서 가장 뛰어난 제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조목은 15살에 이황의 문하에 나아가 본격적인 학업을 연마하였다. 이황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년 이상 스승과 제자로, 나아가 학문과 인생의 동반자로 평생을 함께했다. 이황의 병시중을 들고 장례를 주선하였으며, 도산서원을 건립하고 문집 간행을 끝냈다.

 

특히 조목은 이황의 공부론인 경(敬) 철학의 핵심 의미를 담고 있는 《심경부주》에 대해 스승과 지속해서 논의를 진행하면서, 이황이 실천 철학의 핵심 이론을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이바지를 했다. 그는 관직에 나아가는 삶보다는, 퇴계학의 실천적 면모를 중시하여 스스로 수양하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하려 했던 대표적인 학자였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이황의 학문이 전승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조목을 든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와 같은 월천 조목의 학문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월천 조목의 학문과 활동

 

조목은 이황 생전에는 근거리에서 모시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유지하고, 스승의 사후에는 《퇴계문집》 펴냄을 주도함과 동시에 퇴계학단을 일군 이황의 수제자로 평가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 같은 이황의 제자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시인이면서 교육자로서의 모습도 함께 조망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운동에 참여하면서, 일본과의 강화(講和) 소식에 “강화가 나라를 망친다”라는 강화오국(講和誤國)을 주장하며 선조에게 소를 올린 원칙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가관계에 있어서 원칙을 중시했던 그의 외교관(外交觀) 역시 이번 학술대회에서 함께 다루는 까닭이다.

장윤수 교수(대구교대)는 기조강연을 통해 조목의 학문연원과 스승인 이황 그리고 주세붕과의 관계, 일본에 대한 외교인식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이어 주제발표에서는 조목의 시세계(박동일, 경상대)와 교육활동(이아름, 경북대), 《퇴계선생언행총록》의 특징과 의의(황만기, 안동대), 도산서원 종향과 의미(박소희, 영남대) 등 조목에 대해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해마다 두 차례 안동시의 지원으로 옛 선현들의 발자취와 학문, 사상, 문학 활동 등에 관해 연구하고, 그들의 삶과 정신을 선양하기 위한 학술대회를 연다.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발굴 및 소개하고 심도 있는 학술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는 지성사적 외연의 확장을 통해 지역의 특화된 정체성을 제고하고 문화관광산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