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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유지숙 명창, 황해도굿으로 기원과 덕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2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마고 선녀에 천일주 늙지나 말자고 불로주요

     죽지나 말자고 불사주 달이나 밝다고 월광주요 날이나 맑다고 일광주

     이백의 기경 포도주요 뚝 떨어졌다고 낙화주

     삼월 하루 두견주요 이 아니 두나 좋을 소냐

     이 술 한 잔을 잡수시면 없는 자손은 생겨를 주고

     있는 자손은 수명 장수 재수나 소망도 생겨를 주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네.

 

 

위는 서도에서 황해도굿을 할 때 부르는 노래 가운데 ‘술타령’ 일부입니다. 황해도굿은 황해도 무당들이 때를 맞아 신령께 만물 생성과 가을걷이에 감사드리고 마을 평안은 물론 각 가정 구성원의 무사태평, 무병장수, 부귀공명, 소원성취를 비손하는 무속적 의례로 이 가운데 「술타령」은 술을 신령에게 올리면서 장수와 재수를 비는 내용이지요. 위 노랫말에서도 “이 술 한 잔을 잡수시면 없는 자손은 생겨를 주고 있는 자손은 수명 장수 재수나 소망도 생겨를 주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네.”라고 합니다.

 

지난 10월 23일 저녁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는 유지숙의 소리인생 60 <기원ㆍ덕담>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날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서도소리 전승교육사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인 유지숙 명창의 60년 소리인생을 되돌아보는 공연이었지요. 서도소리의 고전이라는 ‘관산융마’로 시작하여 마지막은 황해도굿의 칠성제석거리, 영부정, 명타령, 술타령, 쑹거타령, 자진쑹거타령 등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멋진 기원과 덕담을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