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밀레의 ‘만종’이나 ‘이삭줍기’ 같은 그림을 보면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밀레가 살았던 당시의 화풍과는 어울리지 않았고
밀레는 가난한 화가로서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부인과 자식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어야 했으니, 그의 삶은 참으로 팍팍했을 겁니다.
어느 날 절친 루소가 밀레를 찾아옵니다.
밀레의 화실은 온기 하나 없이 추웠습니다. 성공한 루소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지요.
그때 루소는 이야기합니다.
"좋은 소식이 있네. 자네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어, 그리고 미리 돈까지 보냈다네."
그리고 루소는 '접목하는 농부'라는 그림을 갖고 돌아갔습니다.

그 돈으로 밀레는 물감과 음식을 살 수 있었지요.
훗날 그는 루소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거실에 걸려있는 자신의 그림 '접목하는 농부'를 발견하지요.
친구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하여
루소는 자기 돈으로 그림을 사고는 거짓말을 했던 것입니다.
'접목하는 농부'라는 그림은 밀레와 루소의 우정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치 한 그루 나무에 다른 종의 가지를 접목하여 새로운 열매를 맺듯이,
두 사람의 우정은 서로에게 새로운 영감과 힘을 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그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예술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예술은 때로 힘들고 고독합니다.
아무리 작품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명성을 얻지 못하거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헤어날 수 없죠. 중간에 그만두지 아니하고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도 노래를 잘하면서 무명 시절을 아프게 겪고 있는 사람이나
그림을 아주 잘 그리면서도 캔버스를 살 돈이 없는 사람들
훌륭한 시를 쓰고도 책을 낼 돈이 없는 서러운 무명 생활을 겪는 사람들에게
큰 손뼉을 보냅니다.
내일은 위대한 내일의 해가 뜨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