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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의 아침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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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벗어나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29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화창한 봄날, 배고픈 호랑이가 살았습니다. 산에 토끼도 없고, 짐승들이 많이 사라져 인가를 털기로 합니다. 마침, 허름한 마굿간이 있어 몰래 들어갔습니다. 한편, 먹고 살기 힘들었던 말 도둑도 그 마굿간에 숨어들었지요. 말 도둑은 그중 잘빠지고 매끈한 동물에 올라탑니다. 몰래 말을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는 등에 주인이 달라붙어 들켰다고 오해합니다. 다리야 날 살리라고 도망가기 시작했지요. 도둑은 떨어질세라 호랑이의 털을 움켜쥐었고 호랑이는 등에 탄 주인을 떼어내고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날이 훤하게 밝아 자기가 타고 있는 것이 호랑이인 것을 알아차린 도둑은 아연실색합니다. 계속 갈 수도 없고 내릴 수도 없는 형국에 빠져버린 것이지요. 그런데 아침에 일하러 나왔던 농부가 그 모습을 봅니다. 농부는 부러움에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저놈을 팔자도 좋네, 아침부터 동물을 타고 꽃놀이를 하는구나." 원래 사람은 대부분의 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판단의 밑바닥에는 늘 주관이 들어있지요. 지나친 주관은 심각한 오류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린 그럼 사람을 꼰대라고 부릅니다. 다양한 관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이 열린 마음으로 연결

저의 유년 시절은 시골에 묻혀있습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9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유년 시절은 시골에 묻혀있습니다. 한겨울 고요한 침묵 속에 눈이 참으로 많이도 내렸습니다. 요란하게 내리는 비와는 달리 경건한 침묵 속에 소담스럽게 내린 눈….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이 닿지 않는 이곳에는,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든 것을 덮어 고요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마을 전체가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지붕 위에도, 들판 위에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눈꽃이 피어났습니다. 새벽의 햇살이 눈밭에 닿으면, 눈가루가 보석처럼 반짝이며 눈부신 은세계가 펼쳐집니다. 길게 늘어진 산그림자가 하얀 들판 위에 푸른 빛을 드리우며 명암을 더합니다. 언뜻 보기에 모든 것이 잠든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삶의 작은 흔적들이 고요 속에 숨어 있습니다. 지붕 처마 밑에 길게 매달린 투명한 고드름은 겨울이 새겨 놓은 정교한 조각품이고 이따금 낯선 이를 보고 짓는 견공들의 소리만이 마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립니다. 시골집 굴뚝에는 새벽부터 장작 타는 냄새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하늘로 곧게 솟아오릅니다. 그 연기는 이 추운 계절에도 집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가족의 삶을 이야기해 주는 듯합니다. 언 땅을 녹이고 언 몸을 녹

값어치는 사용 속에서 피어난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8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는 흔히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옷, 더 화려한 장신구 등. 마치 물건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소유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입니다. 물건의 값어치는 그것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비싼 악기는 연주하지 않으면 그저 무용한 물체에 불과할 뿐입니다. 좋은 책도 읽지 않으면 종이 뭉치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값어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얼굴보다 중요한 것은 표정입니다.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지요. 아름다운 얼굴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지만,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감동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의 표정입니다. 따뜻한 미소, 진심 어린 눈빛, 그리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얼굴은 단순한 외모를 뛰어넘어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우리는 흔히 타인의 외모에 집착하며, 그들의 값어치를 외모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적인 조건에서 비롯되는 것이

따뜻함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미성숙한 단계에서 출산은 사회화 과정이 필수 [정운복의 아침시평 28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렸을 때 암소의 출산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추운 겨울 소가 출산의 기미를 보이면 밤새 외양간을 지키곤 했습니다. 송아지가 얼어 죽으면 안 되니까요. 갓 태어난 송아지는 비칠비칠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위태로운 걸음을 보이다가 20분 정도 지나면 중심을 잡고 잘 걸었습니다. 물론 야생에서 어린 개체는 천적의 사냥감이 되므로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지만 어찌 되었든 송아지는 거의 완전한 상태에서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의 태아는 모체에서 세상으로 나올 모든 발달적 준비를 마치고 나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갓 태어난 인간은 머리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니까요. 인간이 미성숙한 단계로 태어나는 것을 직립보행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므로 골반이 좁아졌고, 이는 태아의 머리가 커지는 것을 제한하여 조산을 유발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태아의 눈동자는 미처 완성되기도 전에 출산을 겪습니다. 이에 따라 신생아기에는 부모님의 얼굴조차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지요. 그러니 모빌을 달아 초점 발달에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의 최대

연필심과 마음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8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일본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지워지는 볼펜’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답안을 수정할 수 있도록 연필 사용을 권장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지요. 연필은 틀린 부분을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의 유연함과 닮아있습니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라는 노랫말처럼, 잘못된 것은 언제든 고칠 수 있다는 연필의 장점은 매력적입니다. 삶이 연필처럼 수정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연필을 고를 때면 예쁜 외피에 눈길이 갑니다. 사각 연필, 삼각 연필 등 독특한 디자인은 소유욕을 자극하지요. 하지만 연필의 진정한 값어치는 외피가 아닌 심에 있습니다. 아무리 예쁜 외피를 가진 연필이라도 심이 뭉개지거나 끊어진다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니까요. 연필과 같이, 우리도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합니다. 화려한 옷이나 값비싼 물건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따뜻하고, 정직하게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우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지요. 삶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하고, 후회하며,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합니다. 연필이 지우개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듯, 우리의 삶도 언제든지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집착하기보

초대받지 않은 손님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 [정운복의 아침시평 28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는 모두 초대권 없이 지구에 온 방문객일 뿐입니다.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지만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볼 때 지구의 원주민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이지요. 인간은 마치 지구라는 거대한 호텔에 잠시 머무르는 손님과 같습니다. 모든 생명이 유한성을 벗어날 수 없듯이 우린 언젠가는 지구를 떠나야 합니다. 잠시 빌려 쓰는 지구를 소중히 다루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지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고 지구를 정복한 것 같지만 실은 지구는 우리 것이 아닙니다.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듯이, 우리는 지구라는 책을 빌려 삶이라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빌려 왔다면 언젠가는 반납해야 하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후세에 지구를 반납해야 합니다. 모든 생명은 유한합니다. 꽃이 피고 지듯이, 우리의 삶도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소중한 시간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구에 머무는 동안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후대에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는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지구는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입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인간은 패배했을 때가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난다

에디슨, 1,000번이 넘는 실패 끝에 전구 발명 [정운복의 아침시평 28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간은 패배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납니다. 이 말은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에게 한 줄기 빛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이,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실어줍니다. 100대 명산을 완등하던 날 저는 지리산 천왕봉에 서 있었습니다. 봄꽃이 만발하고 온화한 계절에서 쉽게 허락한 산도 있지만 때로는 비바람 속에서 힘든 과정을 요구하기도 했고 강추위와 살을 에는 바람 속의 인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때론 산 아래까지 먼 길을 찾아갔다가 입산 통제로 돌아오기도 했고 때론 중턱에서 발목의 인대가 늘어 어렵게 하산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패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마치 사계절이 돌고 도는 것처럼, 인생 역시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가 반복됩니다. 중요한 것은 패배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습(習)이란 말은 새의 날갯짓을 의미합니다. 새는 처음부터 잘 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수한 반복적인 연습 덕에 창공을 비상할 수 있지요. 그러니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