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가을 하늘을 담뿍 담고 한들거리며 손을 흔드는 살사리꽃은 가을의 진수입니다. 살사리꽃은 코스모스의 우리나라식 표현이죠. 어렸을 적에는 코스모스가 지금보다 더 예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땐 내 키가 작아 코스모스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거리고 있었거든요. 코스모스를 왜 코스모스라고 했을까요? Cosmos는 우주인데 말이지요. 그 명명의 이유는 생김새에 있습니다. 코스모스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노란 수술 사이로 암술이 가득 들어 있는데 그 작은 암술 하나하나가 별 모양입니다. 별이 빼곡하게 들어있으니 그 자체가 우주인 셈이지요. 코스모스는 참 특이한 꽃입니다. 씨앗이 사방에 날려 아무데나 싹을 틔울 것 같은데도 꼭 길가에 열병하듯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사랑에 대한 열망이 커서인줄도 모릅니다. 가을입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자라난 코스모스가 지천이지요. 그 가녀린 몸짓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더욱이 색색으로 치장한 하염없는 손짓을 받고 나면 더욱 그러하지요. 가을의 길목에서 만나는 코스모스는 너무나 청조하고 단아해서 벅찬 감동을 줍니다. 마치 우주의 축소판인 듯, 수많은 별을 품고 피어난 꽃잎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속삭이는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불가에서는 ‘묵언수행([默言修行)’이 있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하는 참선을 말하는 것이지요. 말함으로써 짓는 온갖 죄업을 짓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기 위함입니다. 세상은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알림 소리, 자동차 경적, 사람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귀를 괴롭히지요. 이러한 소음공해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소리를 놓치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은 단순한 소리의 부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침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나 고독을 의미하기도 하고, 깊은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침묵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하지요. 침묵의 시간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도록 도와주니까요. 침묵은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제공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은 매우 중요하지요.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활동은 침묵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말이 없다고 해서 소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정보와 소리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뉴스, 누리소통망(SNS), 대화, 광고 등 온갖 종류의 메시지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판단을 혼란스럽게 만들지요.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짜 뉴스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됩니다. 과장된 정보는 진실처럼 포장되어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지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붐을 타고 동영상을 왜곡하기도 하고, 음성을 모방하기도 합니다. 가짜가 더 진짜 같고 진짜가 더 가짜 같은 이상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아동 성매매와 관련되어 있다는 가짜 뉴스가 미국을 몰아친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진실은 밝혀졌지만, 그사이에 선량한 유권자들이 판단에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됩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장된 정보와 치료제에 대한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 도배되었지요.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공황에 빠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헛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우린 때때로 진심을 말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