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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해가림'을 해 놓은 곳이 더 시원하고 좋죠?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해가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하늘에는 구름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걸릴 것이 없는 햇볕이 아침부터 쨍쨍 내리쬐고 있구요.

햇볕이 뜨거워 해가림을 해 놓은 곳에 수레를 세웠습니다.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말이죠. 아무래도 햇볕이 더 뜨거운 여름에 뙤약볕을 바로 받는 곳에 수레를 세워 놓으면 수레 안까지 데워져서 다시 타기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늘이 있으면 그늘에 대고 싶어 하지만 땅밑이 아니면 늘 그늘인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림을 해 놓은 곳이 있으면 다들 그곳에 대고 싶어 하지요. 수레를 몰고 오지 않는 일꾼이 거의 없고 해가림이 된 자리에 다 댈 수 있을 만큼 넉넉하기 않기 때문에 일찍 오는 사람들이 그 곳에 댈 수가 있습니다.

 

지리한 곳이 좋아서 아침무렵에만 햇볕을 받고 마치고 갈 때까지 햇볕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집에 갈 때 뜨거움을 느끼지 않고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더위를 타는 저로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랍니다.   

 

처음 만난 아이에게 "햇볕이 뜨겁지? 얼른 들어가자."라고 했습니다.

제 말을 들은 아이가 얼른 배곳 안으로 얼른 뛰어 들어갔습니다. 살갗에 햇볕의 뜨거움이 바로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땅을 데우면 한낮에는 얼마나 뜨거울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해가림'은 앞서 '땅가림'이라는 말을 알려 드릴 때 뜻은 알려드렸습니다.

여름지이(농부)들은 '해가림'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여느 사람들은 쓸 일이 많지 않은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쓸 일이 많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흔히 차광(遮光)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빛가림'이라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빛가림'이라는 말은 말집(사전)에 올라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쓰는 '선팅(sunting)'을 국립국어원에서 '빛가림'으로 다듬어 놓기도 했지만 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햇빛'만 가린다고 생각하면 '빛가림'이 더 알맞은 말이지만 해가 뜨는 날이면 '햇빛'뿐만 아니라 '햇볕'도 함께 쬐기 때문에 더 뜨겁게 느낍니다. 그래서 '해가림'이라는 말을 뜻을 넓혀 '차광', '썬팅'이라는 말을 갈음해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뜨거운 햇볕과 햇빛을 다 가려 주니 말입니다.

 

'해가림'이라는 말의 뜻을 넓혀 써도 좋고 '빛가림'이라는 새로운 말을 써도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토박이말을 살려 쓰는 일에 함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