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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조선 왕실 청화백자, 정읍에서 만난다

정읍시립박물관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개막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정읍시립박물관(시장 이학수)과 공동주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하는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푸른 빛에 담긴 품위와 권위, 왕실 청화백자>’를 연다. 전시는 오는 9월 2일부터 12월 7일까지 정읍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국보순회전은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유물들을 전국 곳곳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순회전은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읍시립박물관 전시에서는 조선 왕실이 사용한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18~19세기 청화백자를 통해 왕실의 위엄과 미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 지역에서 보물급 청화백자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전시에서는 조선 왕실의 격조 높은 예술성과 뛰어난 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왕실 청화백자 5점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청화백자는 1,300도의 고온에서 구운 단단한 백자를 코발트 물감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도자기로,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며 조선백자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와 모란, 석류, 연꽃 등 사대부와 왕실이 즐겨 그린 문양은 조선 후기 사회의 풍류와 예술적 감각을 잘 드러낸다.

 

대표 전시품은 보물로 지정된 <백자 투각 모란무늬 항아리>다. 큰 항아리 안에 작은 항아리가 겹쳐 있는데, 바깥 항아리에 투각 기법으로 모란꽃 줄기와 잎이 표현되어 있다. ‘투각’은 도자기를 만들고 흙이 마르기 전에 날카로운 도구로 무늬를 그려 구멍을 뚫는 고난도의 기술로, 현존 사례가 드물다. 이 전시품은 왕실과 문인들이 사랑한 모란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걸작이다.

 

 

전시와 함께 시청각 자료도 감상할 수 있는데, 조선시대 도자기의 종류와 변천 과정, 생산과 관련된 역사를 소개한다. 또한 퍼즐과 촉각 체험물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어 청화백자의 제작 과정과 예술적 값어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사전 신청 시 학교와 단체 관람객에게는 전시 해설도 제공된다.

 

이번 순회전은 지역의 가까운 박물관에서 국보급 문화재를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국립전주박물관 박경도 관장은 “이번 국보순회전을 정읍시립박물관과 함께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정읍시립박물관이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서 수행해 온 역할이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국립전주박물관도 계속해서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청화백자의 푸른 빛은 화려한 장식미를 넘어, 제작 장인의 정성과 시대적 가치를 담고 있으며, 관람객에게도 우리 문화유산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품격을 되새기게 한다. 이번 전시가 일상 속 작은 휴식이자, 세대를 잇는 문화적 울림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