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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가는 거북이의 삶

[정운복의 아침시평 29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느 날 장자가 강가에서 낚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초나라 임금이 신하를 보내 장자에게 관직을 제안하지요.

초왕은 장자의 지혜와 명성을 듣고 그를 벼슬에 임명하여

자신의 치세에 도움을 받고자 했습니다.

 

장자는 신하의 제안을 듣고도 낚싯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돌아보지 않은 채 묻지요.

"제가 듣기로 초나라에는 신령스러운 거북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죽은 지 이미 3천 년이 되었지만, 왕께서 그 거북을 신성시해 헝겊에 싸서 묘당 위에 모셔 두었다고 하는데 그 거북이 처지에서 보면 죽어서 귀하게 대접받기를 원했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까요?"

 

신하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그거야 당연히 살아서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서 돌아가시오. 나도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다니고 싶으니까요."

 

 

세상은 참으로 시끄럽고 위험합니다.

임금이 되려면 화려한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고

권력자가 되려면 찬란한 비단의 속박을 견뎌야 합니다.

어쩌면 진흙 속에 꼬리를 끌며 사는 삶은 세인이 덧없이 흘겨볼지라도,

이것이야말로 가장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자의 이야기는 찬란한 명예의 사슬에 묶여 숨 막히는 웅대함 속에 갇히느니,

차라리 작은 진흙탕에서 삶의 주인이 되어 뒹구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지요.

바람이 불어와 풀잎을 흔들고, 잔잔한 물결이 발목을 간지럽힐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은 가장 낮은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 사회는 성공을 부와 명예로 측정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물질적 성공보다 자신의 기준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삶도 중요하지요.

거북이가 흙 속에서 꼬리를 끌듯, 우리도 자유를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