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림 속, 노을이 낮게 깔린 도시의 한복판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합니다. 차가운 보도 위에 주저앉은 어르신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은 청년의 손길이 참 따뜻하지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어르신을 살피며 물 한 병을 건네는 그 짧은 순간, 분주하게 오가는 버스와 도심의 소음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두 사람 사이의 온기만이 흐르는 듯합니다. 이 청년의 굽힌 무릎은 단순히 몸을 낮춘 것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눈을 맞추려는 가장 고결한 마음의 높이일 것입니다.
곁에서 살피고 보듬어 안는 '거두다'
길에서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달려가 응급처치를 해 생명을 구한 간호학과 학생과 아랑곳한 기별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줍니다. 누군가의 생명이 위태로운 찰나에 그 곁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그 모습에 가장 어울리는 토박이말을 찾아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말은 '거두다'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거두다'를 '곡식이나 열매 따위를 따서 담거나 한데 모으다', '좋은 결과나 성과 따위를 얻다'와 같은 뜻과 함께 '고아나 식구 따위를 보살피다'는 뜻이 있다고 풀이합니다. 이 말 속에는 인연을 맺은 이를 외면하지 않고 그가 평안을 찾을 때까지 정성을 다해 돌보는 묵직한 책임감이 담겨 있지요. 위급한 순간에 어르신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림 속 모습처럼 곁에 머물며 필요한 조치를 이어간 학생의 행동은, 낯선 이를 마치 내 소중한 식구처럼 귀하게 여기고 끝까지 살피려는 거두는 손길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서로를 거두며 살아가요
우리는 모두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때로는 내가 누군가를 거두어 주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나 역시 누군가의 거두어 주는 손길이 간절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그림 속 모습처럼 길 위에서 만난 낯선 이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내 가족의 일처럼 여겨주고, 힘겨운 이웃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 일, 그 모든 정성이 바로 사람을 거두는 일입니다.
그 학생이 보여준 용기는 특별한 기술보다 사람을 내 식구처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주변을 한번 돌아봐 주세요. 나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버텨낼 커다란 울타리가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서로를 기꺼이 거두어 줄 때, 이 세상은 비로소 하나의 커다란 가족처럼 살 만한 곳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식구가 되어준 당신의 수고를 다독입니다.
[마음 나누기]
기별 속 학생처럼 누군가가 나를 내 식구처럼 아껴주고 거두어 주었던 따뜻한 기억이 있나요? 그 손길이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들려주세요.
[한 줄 생각]
"사람을 거두는 손길 하나가 세상의 온기를 이어 갑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거두다
뜻 : 고아, 식구 따위를 보살피다.
보기: 학생은 쓰러진 어르신을 내 식구처럼 귀하게 거두며 끝까지 곁을 지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