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극에 종종 등장하는 춘화(春畵)는 남녀 사이의 성희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말하는데 춘정화(春情畵)·춘의화(春意畵)·운우도(雲雨圖)라고도 합니다.
춘화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크게 나돌았지만 유교를 숭상했던 조선에서는 명나라에
간 사신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간혹 숨겨 오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임진왜란 이후(17~18세기) 인구도 늘고 새롭게 중인 부유층이 생기면서 기방과
색주가가 많이 늘었는데 이때 점차 춘화의 판매가 성행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창작된 민요 ‘한양가’에 보면 광통교 다리 위에 걸어놓고 파는
그림에 춘화가 있으며, ‘춘향전’의 한 이본에도 춘향의 방 안을 묘사하면서 춘화를
얘기합니다. 풍속화 대가였던 김홍도, 신윤복이 춘화를 그렸는데 중국, 일본과
달리 예술적인 격조가 있었던 우리의 춘화는 값싼 일본 춘화가 들어온 19세기 말
사라졌습니다.